데이트도 하고 사진 찍기 좋은 곳, 대구 여기 가봤니?

멋진 배경이 있으면 이제는 누구나 스마트폰을 꺼내들고 사진을 찍는다. 작정하고 사진기를 들고 나가지 않아도 동행자와 즐거운 시간, 행복한 추억을 남기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대구 참 갈 데 없다.” 싶지만 주머니사정이 여의치않아도 몇 걸음 내딛으면 소소한 행복을 즐길 장소는 생각보다 많았다. “대구, 참 갈 데 많~~다.” 이번 주말 가벼운 마음으로 가까운 대구 안에서 추억 만들기를 하고 싶다면 김광석의 노랫말처럼 대문을 나서보자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곳으로 가 네~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덜컹이는 기차에 기대어 너에게 편지를 쓴다 꿈에 보았던 길 그 길에 서 있네”


마비정 벽화마을

얼마 전 SBS런닝맨 방송 촬영지로 소개되면서 전국 관광객들에게 더욱 각광받고 있는 곳이다. 비슬산 자락에 위치한 마비정 마을은 35가구가 모여 사는 작은 마을로 이곳 출신 이재도 화백이 직접 그린 그림들이 저마다의 스토리를 담고 있다. 마을 전체가 60~70년대의 정겨운 농촌의 풍경을 토담과 벽담을 활용하여 벽화로 꾸며져 있으며, 국내 유일의 연리목+연리지 사랑나무와 국내 최고령 옻나무, 대나무 터널, 이팝나무 터널 등이 있어 자연과 호흡하며 벽화를 감상할 수 있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란 추억이 있다면 동네 곳곳에서 옛 기억이 문득문득 떠오르게 될 것이다. 말 그대로 이곳은 시골마을이다. 마을의 담벼락을 이용해 농촌 풍경을 우화처럼 꾸며놓아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재미난 사진을 연출할 수 있다.  난로 위 도시락 데워먹기, 지게 지어보기, 소에게 먹이주기 등 재미난 장면을 만들며 추억의 사진 한 장 남긴다면 두고두고 이날의 기억이 되살아 날 것이다.  

주차 후 마을을 들어가기 위해서는 산길을 좀 걸어야하지만 가파른 길이 아니라 큰 무리는 없다, 도시에 사는 어르신들에게는 시골마을 정취를 회상하게 하는 또 다른 기억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우리 농촌의 모습을 소개하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맑은 농촌 공기를 마시고 멋진 추억의 사진을 찍었다면 내려오기 전 1년 후 도착할 느림보 우체통에 나에게 쓰는 편지를 써 보는 건 어떨까.

주소: 대구시 화원읍 마비정길 259 (본리리 1358번지)

농촌체험 전시장: 053)633-2222 / 단체관광 해설예약 053)668-3914


두류동 미로마을

두류동 미로마을은 최근 사진 찍기 좋아하는 이들의 SNS에 자주 소개되며 대구는 물론 대구 인근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이곳 지리를 잘 아는 이들은 알겠지만 골목이 무척이나 좁고 길은 미로처럼 나 있다. 필자는 사진을 찍기 위해 돌아다니며 문뜩 떠오른 생각이 길을 잃어버리면 어쩌나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다행히도 골목마다 번호가 적혀 있어 미로 마을임을 실감하게 했다. 호기심에 양팔을 쭉 뻗었더니 어느 곳은 팔을 다 뻗지 못하는 좁디좁은 길도 있었다. 우선 미로마을의 시작은 2013년 6월 달서구청이 복잡한 골목길 '미로(迷路)'를 아름다운 골목길 '미로(美路)'로,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공동체 살리기를 기본 콘셉트로 시작했던 게 이곳 벽화마을의 탄생이라 할 수 있다. 특이한 점은 예술가가 아닌 지역민들이 순수 재능기부로 참여했다는 것인데 예산 또한 전액 순수 후원금으로 이뤄졌다. 근처 초등학교부터 복지관, 기업체, 봉사단체까지 미로(迷路)모양의 좁은 골목길 담벼락에 타일을 붙이고 그림을 그려 넣었다. 마치 모두의 정성을 모아 탄생한 골목을 상징이라도 하듯 여러 사람들의 손바닥을 물감에 찍어 벽화를 만든 곳을 발견, 나도 그들의 손자국에 사진을 한 장 남겨보았다.

각종 동식물에서부터 다양한 캐릭터까지 벽화에 그려진 기법도 작품 수준도 각양각색이다. 꽃길 속으로, 희망 속으로, 동물원으로 등 벽화가 그려진 여러 주제에 따라 길의 이름도 지어져 있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집과 집 사이, 이러한 그림들이 없었다면 정말 우울할 것만 같은 도심에서 발견하지 쉽지 않은 쓸쓸한 골목길 풍경이 묘한 훈훈함을 안겨주고 있다. 미로로 난 골목길을 걷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대구의 상징 중 하나인 83타워가 보인다. 이곳 두류동에서는 어제의 미로골목과 오늘의 83타워가 공존하는 재미난 곳이다. 미로마을을 찾기란 그리 쉽지 않은데 두류1,2동 주민센터를 찾으면 바로 앞 미로마을이 보인다. 주차는 그리 편하지 않으니 가까운 이월드 부근에 주차하고 좀 걷기를 권한다.

주소: 대구시 달서구 성당로 51길 32 (두류동 841-6번지 앞 일대)   두류1,2동 주민센터: 053)667-4061


동구 옹기종기 행복마을

“기찻길 옆 오막살이 아기자기 잘도 잔~다. 칙 폭 칙칙폭폭 칙칙폭폭!” 어릴 때 자주 부르던 이 노래의 근원지처럼 기찻길 옆 옹기종기 모여 사는 작은 마을이 이곳 행복마을이다. 대구 동구 동촌로 3길 일원에 위치한 이곳은 1970년대 새마을 사업으로 마을이 형성되었으나 주변에 대구선 철길이 마을 중간을 가로지르고 K2비행장이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소음 피해가 극심한 곳으로 점점 슬럼화 돼 가고 있었다. 2008년 철길이 폐쇄되면서 동구청이 철길을 걷어내 산책로를 조성하고 마을 텃밭을 꾸미기 시작했는데 그렇게 지금의 아름다운 벽화마을이 조성되었다. 지금은 기차 간이역인 동촌역은 역사가 사라져 작은 도서관으로 꾸며졌는데 동천역사에서 나무로 만든 짧은 다리를 하나 건너면 옹기종기 행복마을이라는 마을 표지판이 보인다. 실제로 옛 기찻길이었던 곳 바닥에는 옛 정취 그대로 철길 그림을 그려놓아 사진을 보면 실제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산책로 위에는 울타리를 타고 자라난 식물들이 자연스레 그늘 막을 조성해줘 따가운 햇살 걱정 없이 가볍게 산책하기에 더 없이 좋다.  산책길 왼편으로 나 있는 행복마을의 또 다른 차별성은 파스텔 톤의 색감으로 그려진 동심의 그림들과 단층의 집집 담벼락마다 길게 늘어선 알록달록 화분들, 작은 텃밭들이 어릴 적 동심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동네는 참 깨끗하게 정돈 돼 있고 7·80년대 추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어릴 적 구멍가게에서 자주 맛보던 아폴로 11호 앞에서 사진을 찍고 사진을 확인하니 마치 입체적인 그림이 실물을 확대해 놓은 듯 보인다. 명절에 온가족이 둘러앉아 화투를 치는 재미난 풍경, 골목 귀퉁이 그려진 주황색 공중전화 앞에서는 사라진 풍경을 연출할 수 있다. 담벼락으로 나 있는 환풍구를 활용한 코끼리 그림이 재미있다. 행복마을 후문 쪽엔 어릴 적 우리네 영웅이었던 태권브이가 마을을 지켜주듯 담벼락에 당당한 위상으로 서 있다.

주소: 대구 동구 입석로 15~18 일대 (입석동967-59번지) 문의: 동구청 문화교육과 053)662-4072



에스카사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