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환의 역사를 품은 그곳 부산 40계단길

(사진출처=본사취재)
부산 중앙동, 40개의 계단을 올려다보자 귓가에 맴도는 노래 한 곡이 있다. 바로 비지스(Bee Gees)의 Holiday. 이 곡은 영화<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배경 음악으로 사용되어 우리에게 더 친숙하다. 그리고 40계단 역시 이 영화의 배경지로 유명한 장소다.
사실 스크린 속 환상처럼 부푼 기대를 안고 이곳을 방문한 이들이라면, 생각보다 평범해 보이는 이 길에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부산의 명소를 소개하는 관광 책자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터. 필자 역시 영화 배경지라는 사전정보만을 갖고 무작정 찾아간 곳이었지만, 민족의 애환과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잘 조성해놓은 이곳 40계단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매력적인 곳임이 분명했다.

(사진출처=본사취재)
1950년대로의 여행
40계단 문화관광 테마거리는 부산 중구 국민은행 중앙동지점부터 40개의 계단으로 이루어진 '40계단'까지 이어진 길을 말한다. 계단에 오르기 전, 길목에 들어서면 작은 야외 테이블이 운치 있는 카페 사이로 저마다의 사연을 품은 듯한 동상이 시선을 빼앗는다.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아낙, 자신의 몸통만 한 물동이를 이고 가는 아이, 거리의 악사 등의 조형물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소곤소곤 내뱉는다.
이 40계단 일대는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들의 판자촌과 부두에서 들어오는 구호물자를 파는 장터가 서던 곳이었다. 이처럼 당시 피난민과 부두 노동자의 애환이 담겨 있는 이곳에는 그 시절의 생활상을 잘 보여주는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어, 1950년대부터 1960년대의 향수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사진출처=본사취재)
40개의 계단에 담긴 민족의 애환
현재 40계단은 부산광역시 중구 중앙동 39-51번지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는 원래 계단이 있던 위치에서 25m가량 떨어진 자리에 다시 만들어진 것이다. 40계단의 역사를 찬찬히 들여다보자.
40계단이 제일 처음 조성된 시기는 1909년부터 1912년 사이로 추정된다. 1908년 중앙동에 부산역 광장 ‘새마당’이 생긴 후, 매립지와 동광동 5가로 통하는 언덕 윗길을 잇기 위하여 복병산을 깎아 주택지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 계단이 만들어질 당시 중앙동은 부산역과 부산우편국, 세관 그리고 제 1부두가 인접해 있었다. 그리고 그해 가을, 부산과 일본의 시모노세키를 운항하던 관부연락선이 취항하면서부터 이 일대는 교통과 무역 상업지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1953년 11월 일어난 부산 역전 대화재는 40계단 일대를 폐허로 만들고 만다. 이후, 거리 정비 과정을 거치면서 40계단 역시 원래 있던 곳에서부터 남쪽으로 약 25m가량 떨어진 지금의 자리에 조성된 것이다. 한국 전쟁 시기에는 40계단 주변에 피난민들이 몰려 판자촌을 이루게 되었으며, 생계를 위한 물건을 내다 파는 장터가 들어섰다. 또한, 이곳은 헤어진 가족을 만나는 대표적인 상봉 장소이기도 했다. 이처럼 40계단은 민족의 애환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장소였다.

(사진출처=본사취재)
오늘날의 40계단이 되기까지
1993년 ‘40계단 기념비’가 만들어졌고, 2004년 6월에 이 일대를 정비하여 1950~1960년대를 엿볼 수 있는 ‘40계단 문화 관광 테마 거리’가 조성되었다. 40계단 윗길을 따라 100m쯤 걷다 보면 동광동주민센터가 있다. 이 건물 5, 6층에는 40계단 문화관이 있는데, 5층 전시실에는 40계단과 6·25 전쟁을 주제로 하는 부산광역시 중구의 역사가 전시되어 있다.
2004년 6월, 40계단과 그 주변 일대는 부산광역시 종합 평가 최우수 거리로 선정된 곳이다. 또한, 2006년도 건설교통부 선정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으로 지정된 바 있다. 지난 6월부터 오는 10월까지는 중구 중앙동의 모퉁이 소극장에서 시민참여형 자치 상영회인 ‘40계단 관객극장’이 마련된다. 이 밖에도 40계단 문화관 체험 투어와 플리마켓 등이 운영되고 있으며 ‘40계단 문화 축제’ 등의 개최로 이곳의 역사성과 그 의미를 더해주고 있다.

(사진출처=본사취재)
40계단과 함께 둘러보면 더 좋은 여행 스폿
40계단을 기준으로 남쪽으로 용두산 공원과 부산 영화체험 박물관이 있으며, 동쪽으로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쌈마웨이>촬영지, 그리고 그와 인접한 수미르공원 등을 꼽을 수 있다. 다가오는 여름, 부산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 역시 낭만이 있겠지만, ‘중심지 중에서 중심지’라는 의미의 부산 중앙동에서 조금 더 색다른 부산의 추억을 남겨보는 것은 어떨까?
글 손시현 / 정리 에스카사 편집부
애환의 역사를 품은 그곳 부산 40계단길
(사진출처=본사취재)
부산 중앙동, 40개의 계단을 올려다보자 귓가에 맴도는 노래 한 곡이 있다. 바로 비지스(Bee Gees)의 Holiday. 이 곡은 영화<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배경 음악으로 사용되어 우리에게 더 친숙하다. 그리고 40계단 역시 이 영화의 배경지로 유명한 장소다.
사실 스크린 속 환상처럼 부푼 기대를 안고 이곳을 방문한 이들이라면, 생각보다 평범해 보이는 이 길에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부산의 명소를 소개하는 관광 책자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터. 필자 역시 영화 배경지라는 사전정보만을 갖고 무작정 찾아간 곳이었지만, 민족의 애환과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잘 조성해놓은 이곳 40계단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매력적인 곳임이 분명했다.
(사진출처=본사취재)
1950년대로의 여행
40계단 문화관광 테마거리는 부산 중구 국민은행 중앙동지점부터 40개의 계단으로 이루어진 '40계단'까지 이어진 길을 말한다. 계단에 오르기 전, 길목에 들어서면 작은 야외 테이블이 운치 있는 카페 사이로 저마다의 사연을 품은 듯한 동상이 시선을 빼앗는다.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아낙, 자신의 몸통만 한 물동이를 이고 가는 아이, 거리의 악사 등의 조형물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소곤소곤 내뱉는다.
이 40계단 일대는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들의 판자촌과 부두에서 들어오는 구호물자를 파는 장터가 서던 곳이었다. 이처럼 당시 피난민과 부두 노동자의 애환이 담겨 있는 이곳에는 그 시절의 생활상을 잘 보여주는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어, 1950년대부터 1960년대의 향수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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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개의 계단에 담긴 민족의 애환
현재 40계단은 부산광역시 중구 중앙동 39-51번지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는 원래 계단이 있던 위치에서 25m가량 떨어진 자리에 다시 만들어진 것이다. 40계단의 역사를 찬찬히 들여다보자.
40계단이 제일 처음 조성된 시기는 1909년부터 1912년 사이로 추정된다. 1908년 중앙동에 부산역 광장 ‘새마당’이 생긴 후, 매립지와 동광동 5가로 통하는 언덕 윗길을 잇기 위하여 복병산을 깎아 주택지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 계단이 만들어질 당시 중앙동은 부산역과 부산우편국, 세관 그리고 제 1부두가 인접해 있었다. 그리고 그해 가을, 부산과 일본의 시모노세키를 운항하던 관부연락선이 취항하면서부터 이 일대는 교통과 무역 상업지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1953년 11월 일어난 부산 역전 대화재는 40계단 일대를 폐허로 만들고 만다. 이후, 거리 정비 과정을 거치면서 40계단 역시 원래 있던 곳에서부터 남쪽으로 약 25m가량 떨어진 지금의 자리에 조성된 것이다. 한국 전쟁 시기에는 40계단 주변에 피난민들이 몰려 판자촌을 이루게 되었으며, 생계를 위한 물건을 내다 파는 장터가 들어섰다. 또한, 이곳은 헤어진 가족을 만나는 대표적인 상봉 장소이기도 했다. 이처럼 40계단은 민족의 애환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장소였다.
(사진출처=본사취재)
오늘날의 40계단이 되기까지
1993년 ‘40계단 기념비’가 만들어졌고, 2004년 6월에 이 일대를 정비하여 1950~1960년대를 엿볼 수 있는 ‘40계단 문화 관광 테마 거리’가 조성되었다. 40계단 윗길을 따라 100m쯤 걷다 보면 동광동주민센터가 있다. 이 건물 5, 6층에는 40계단 문화관이 있는데, 5층 전시실에는 40계단과 6·25 전쟁을 주제로 하는 부산광역시 중구의 역사가 전시되어 있다.
2004년 6월, 40계단과 그 주변 일대는 부산광역시 종합 평가 최우수 거리로 선정된 곳이다. 또한, 2006년도 건설교통부 선정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으로 지정된 바 있다. 지난 6월부터 오는 10월까지는 중구 중앙동의 모퉁이 소극장에서 시민참여형 자치 상영회인 ‘40계단 관객극장’이 마련된다. 이 밖에도 40계단 문화관 체험 투어와 플리마켓 등이 운영되고 있으며 ‘40계단 문화 축제’ 등의 개최로 이곳의 역사성과 그 의미를 더해주고 있다.
(사진출처=본사취재)
40계단과 함께 둘러보면 더 좋은 여행 스폿
40계단을 기준으로 남쪽으로 용두산 공원과 부산 영화체험 박물관이 있으며, 동쪽으로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쌈마웨이>촬영지, 그리고 그와 인접한 수미르공원 등을 꼽을 수 있다. 다가오는 여름, 부산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 역시 낭만이 있겠지만, ‘중심지 중에서 중심지’라는 의미의 부산 중앙동에서 조금 더 색다른 부산의 추억을 남겨보는 것은 어떨까?
글 손시현 / 정리 에스카사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