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홀, 시간도 쉬어가는 섬—자연과 여유의 완벽한 조화

동남아시아의 숨겨진 보석, 필리핀 보홀(Bohol). 세부에서 배로 약 2시간 거리, 수많은 섬 중에서도 이곳은 유난히 조용하고 고요하다. 보홀은 여행자들에게 화려한 관광명소보다 자연 그 자체와 만나는 시간을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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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초콜릿 힐스, 지구 밖 풍경 같은 자연의 예술

보홀의 랜드마크인 **초콜릿 힐스(Chocolate Hills)**는 이름처럼 달콤하지 않지만, 비현실적인 풍경으로 눈을 사로잡는다. 우뚝 솟은 1,200개 이상의 완만한 언덕들이 마치 초콜릿을 닮아 붙여진 이름. 건기에는 갈색으로, 우기에는 녹색으로 옷을 갈아입으며 매 순간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이 언덕 위에서 바라보는 보홀은 말 그대로 ‘세상의 끝’처럼 느껴진다.


2. 세계에서 가장 작은 원숭이, 타르시어(Tarsier)를 만나다

보홀은 멸종위기종인 **타르시어(Tarsier)**의 서식지로도 유명하다. 성인 손바닥에도 가려질 만큼 작은 이 생명체는 크고 둥근 눈을 가진 야행성 영장류. 타르시어 보호구역에서는 직접 타르시어를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다.

이 작은 존재와의 조우는 생명의 경이로움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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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로복 강에서 즐기는 느긋한 크루즈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보홀에서는 **로복 강(Loboc River)**을 따라 유유히 흐르는 리버 크루즈도 놓칠 수 없다. 맑은 강물 위로 펼쳐지는 열대 밀림과 작은 마을의 풍경, 그리고 선상에서 펼쳐지는 현지 전통 공연과 식사는 일상의 리듬을 잠시 잊게 만든다.


4. 팡라오 섬, 진정한 휴식이 있는 바다

보홀 남쪽에 위치한 **팡라오 섬(Panglao Island)**은 보홀 여행의 하이라이트다. 고운 백사장과 에메랄드빛 바다가 펼쳐지는 **알로나 비치(Alona Beach)**는 휴식과 액티비티가 공존하는 곳.
스노클링, 다이빙, 섬 hopping 투어는 물론, 해질녘이면 바다에 물든 석양과 함께 조용한 맥주 한 잔의 여유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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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보홀에서 만나는 사람들, 느리지만 따뜻한 삶

보홀의 진짜 매력은 사람이다. 이곳 사람들의 소박한 미소와 여유로운 일상은 여행자들의 마음을 포근하게 감싼다. 고급 리조트부터 게스트하우스까지, 어디서든 ‘가족처럼’ 대하는 이들의 태도는 보홀만의 정서이자 힘이다.


보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여행’이 허락되는 곳

보홀은 SNS에 올릴 화려한 사진을 위한 여행지가 아니다. 오히려 자신을 위해 잠시 멈출 수 있는 섬이다.
자연, 사람, 시간 모두가 느리게 흐르는 이곳에서, 당신의 삶도 조금은 부드러워질 것이다.


글 에스카사 편집부 / 사진 엔바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