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은 꼭 사각형이어야 하나요?
시대를 뛰어넘는 역발상의 정수(精髓) 플랫아이언 빌딩
Flatiron Building

(사진출처=123rf)
뉴욕 맨해튼은 1년 365일 미 전역에서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모여든 관광객으로 붐빈다. 볼거리, 먹을거리로 넘쳐나는 이곳에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은 너무나 흔한 광경이다 못해 맨해튼의 일상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하지만 맨해튼 175 5th Avenue에 가면 이야기가 자못 달라진다.
핸드폰에 부착된 카메라나 개인용 소형 카메라가 아닌 전문가용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여기저기에서 보인다. 부지런히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이들의 손길과 눈길이 향하는 곳은 오직 한 곳 – 플랫아이언 빌딩(Flatiron Building)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 플랫아이언 빌딩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진 찍힌 빌딩 중의 하나라고 한다.
뉴욕 지하철 N, 혹은 R 라인을 타고 23 Street/5th Avenue 역에 내리면 Broadway, 5th Avenue, 그리고 23rd Street의 거리 세 곳이 교차하는 지점에 희한하게 생긴 삼각형 모양의 빌딩이 있다. 건물의 생김새가 다리미 모양을 닮았다 하여 플랫아이언 빌딩이라 이름 붙여진 이 빌딩의 원래 이름은 풀러 빌딩(Fuller Building)이다.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마천루 중의 하나이며, 뉴욕시를 대표하는 상징물의 정수”라고 불리는 플랫아이언 빌딩은 매디슨 스퀘어(Madison Square)의 남단 끝자락과 레이디스 밀 역사 지구(The Ladies’ Mill Historic District)의 북쪽에 경계해 있다. 플랫아이언 빌딩 덕택에 그 주변은 플랫아이언 지구(The Flatiron District)라고 불린다.
탄생 – 200년 전 도시 건설 계획의 산물
1811년 뉴욕시는 대대적인 맨해튼 도시 건설 계획에 착수한다. 현재 가로세로 일정한 크기의 바둑판 모양의 모습도 이미 지금으로부터 200년도 훨씬 전에 만들어진 것이다.
이렇게 도로를 바둑판 모양으로 실용적이고 균등하게 배열하는 맨해튼 도시 건설 계획의 일환으로 구(舊)도로들이 모두 없어졌는데, 단 하나의 예외가 있었으니 바로 사선으로 나 있던 Broadway였다. 그러다 보니 맨해튼의 심장을 통과하는 사선 모양의 Broadway와 새로운 격자무늬의 도로가 만나면서 뾰족한 세모꼴의 자투리땅들이 생겨나게 되었고, 대표적인 곳이 지금의 타임스퀘어(Times Square), 매디슨스퀘어(Madison Square), 유니언스퀘어(Union Square)이다.
이렇게 쓸모없이 버려지는 땅으로만 생각했던 곳에 들어선 플랫아이언 빌딩은 자투리땅의 활용도를 가장 극대화한 창작의 산물이었다.
최초의 마천루, 최초의 철골 건물
플랫아이언 빌딩은 건축가였던 데니얼 번햄(Daniel Burnham)에 의해 1902년에 완공된 건물로 그 당시 뉴욕 최초의 마천루였으며 1909년까지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 원래 건물의 이름은 억만장자였던 풀러(Fuller) 건설의 창업자였던 조지 풀러(George Fuller)의 이름을 따서 풀러 빌딩(Fuller Building)이었는데, 다리미 모양처럼 생긴 건물의 독특한 모습 때문에 많은 사람이 플랫아이언 빌딩이라고 불렀고 훗날 건물의 공식 이름이 되었다.
데니얼 번햄은 삼각형 모양의 쓸모없는 땅에 당시로써는 획기적인 건축 공법이었던 철골을 조립해 나가는 방식으로 총 87피트, 22층 높이의 건물인 플랫아이언 빌딩을 설계하고 지었다. 강철 골격이 최초로 사용된 건물이었다. 건물 중 가장 좁은 부분의 폭이 2m이며, 건물의 양쪽 면이 25도의 각도를 이루며 모서리에서 만나는 플랫아이언 빌딩에 대한 당시의 평가는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
많은 사람이 비대칭적인 구조 때문에 곧 무너질 것이라고 악평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완공된 지 100년도 훌쩍 넘은 지금까지도 플랫아이언 빌딩은 튼튼하게 그 모습을 그대로 지키며 서 있다.
실용주의와 전통의 만남
1966년에는 New York City Landmark로, 1989년에는 National Historic Landmark로 지정된 이 역동적인 모습의 플랫아이언 빌딩은 뛰어난 미적 양식으로도 유명하다. 석회석과 테라코타 벽돌을 사용한 보자르(Beaux Arts) 방식으로 화려하게 표현된 외벽은 고대 그리스 신전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실제로 그리스 건축물에서 보이는 것처럼 빌딩의 기둥 위로 층간마다 중간중간에 엔타블러쳐(Entablature)라고 해서 건물 외관 장식용 띠 조각을 둘러놓았다.
25도 각도의 건물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한 점도 독특하다. 자투리땅의 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지어진 실용주의적 설계에 아름다운 전통양식의 옷을 입힌 플랫아이언 빌딩이지만, 내부 인테리어는 의외로 소박하다. 현재는 1층에 있는 대리석 계단과 우편함의 장식만이 원래 모습 그대로 남아있을 뿐이며 사무실로 쓰이고 있는 빌딩의 내부는 출입이 금지되어 아쉽게도 살펴볼 수는 없다.
글/정리 에스카사 편집부
건물은 꼭 사각형이어야 하나요?
시대를 뛰어넘는 역발상의 정수(精髓) 플랫아이언 빌딩
Flatiron Building
(사진출처=123rf)
뉴욕 맨해튼은 1년 365일 미 전역에서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모여든 관광객으로 붐빈다. 볼거리, 먹을거리로 넘쳐나는 이곳에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은 너무나 흔한 광경이다 못해 맨해튼의 일상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하지만 맨해튼 175 5th Avenue에 가면 이야기가 자못 달라진다.
핸드폰에 부착된 카메라나 개인용 소형 카메라가 아닌 전문가용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여기저기에서 보인다. 부지런히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이들의 손길과 눈길이 향하는 곳은 오직 한 곳 – 플랫아이언 빌딩(Flatiron Building)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 플랫아이언 빌딩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진 찍힌 빌딩 중의 하나라고 한다.
뉴욕 지하철 N, 혹은 R 라인을 타고 23 Street/5th Avenue 역에 내리면 Broadway, 5th Avenue, 그리고 23rd Street의 거리 세 곳이 교차하는 지점에 희한하게 생긴 삼각형 모양의 빌딩이 있다. 건물의 생김새가 다리미 모양을 닮았다 하여 플랫아이언 빌딩이라 이름 붙여진 이 빌딩의 원래 이름은 풀러 빌딩(Fuller Building)이다.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마천루 중의 하나이며, 뉴욕시를 대표하는 상징물의 정수”라고 불리는 플랫아이언 빌딩은 매디슨 스퀘어(Madison Square)의 남단 끝자락과 레이디스 밀 역사 지구(The Ladies’ Mill Historic District)의 북쪽에 경계해 있다. 플랫아이언 빌딩 덕택에 그 주변은 플랫아이언 지구(The Flatiron District)라고 불린다.
탄생 – 200년 전 도시 건설 계획의 산물
1811년 뉴욕시는 대대적인 맨해튼 도시 건설 계획에 착수한다. 현재 가로세로 일정한 크기의 바둑판 모양의 모습도 이미 지금으로부터 200년도 훨씬 전에 만들어진 것이다.
이렇게 도로를 바둑판 모양으로 실용적이고 균등하게 배열하는 맨해튼 도시 건설 계획의 일환으로 구(舊)도로들이 모두 없어졌는데, 단 하나의 예외가 있었으니 바로 사선으로 나 있던 Broadway였다. 그러다 보니 맨해튼의 심장을 통과하는 사선 모양의 Broadway와 새로운 격자무늬의 도로가 만나면서 뾰족한 세모꼴의 자투리땅들이 생겨나게 되었고, 대표적인 곳이 지금의 타임스퀘어(Times Square), 매디슨스퀘어(Madison Square), 유니언스퀘어(Union Square)이다.
이렇게 쓸모없이 버려지는 땅으로만 생각했던 곳에 들어선 플랫아이언 빌딩은 자투리땅의 활용도를 가장 극대화한 창작의 산물이었다.
최초의 마천루, 최초의 철골 건물
플랫아이언 빌딩은 건축가였던 데니얼 번햄(Daniel Burnham)에 의해 1902년에 완공된 건물로 그 당시 뉴욕 최초의 마천루였으며 1909년까지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 원래 건물의 이름은 억만장자였던 풀러(Fuller) 건설의 창업자였던 조지 풀러(George Fuller)의 이름을 따서 풀러 빌딩(Fuller Building)이었는데, 다리미 모양처럼 생긴 건물의 독특한 모습 때문에 많은 사람이 플랫아이언 빌딩이라고 불렀고 훗날 건물의 공식 이름이 되었다.
데니얼 번햄은 삼각형 모양의 쓸모없는 땅에 당시로써는 획기적인 건축 공법이었던 철골을 조립해 나가는 방식으로 총 87피트, 22층 높이의 건물인 플랫아이언 빌딩을 설계하고 지었다. 강철 골격이 최초로 사용된 건물이었다. 건물 중 가장 좁은 부분의 폭이 2m이며, 건물의 양쪽 면이 25도의 각도를 이루며 모서리에서 만나는 플랫아이언 빌딩에 대한 당시의 평가는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
많은 사람이 비대칭적인 구조 때문에 곧 무너질 것이라고 악평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완공된 지 100년도 훌쩍 넘은 지금까지도 플랫아이언 빌딩은 튼튼하게 그 모습을 그대로 지키며 서 있다.
실용주의와 전통의 만남
1966년에는 New York City Landmark로, 1989년에는 National Historic Landmark로 지정된 이 역동적인 모습의 플랫아이언 빌딩은 뛰어난 미적 양식으로도 유명하다. 석회석과 테라코타 벽돌을 사용한 보자르(Beaux Arts) 방식으로 화려하게 표현된 외벽은 고대 그리스 신전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실제로 그리스 건축물에서 보이는 것처럼 빌딩의 기둥 위로 층간마다 중간중간에 엔타블러쳐(Entablature)라고 해서 건물 외관 장식용 띠 조각을 둘러놓았다.
25도 각도의 건물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한 점도 독특하다. 자투리땅의 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지어진 실용주의적 설계에 아름다운 전통양식의 옷을 입힌 플랫아이언 빌딩이지만, 내부 인테리어는 의외로 소박하다. 현재는 1층에 있는 대리석 계단과 우편함의 장식만이 원래 모습 그대로 남아있을 뿐이며 사무실로 쓰이고 있는 빌딩의 내부는 출입이 금지되어 아쉽게도 살펴볼 수는 없다.
글/정리 에스카사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