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클린 명소 Grimaldi’s Pizza

브루클린 명소 Grimaldi’s Pizza



자주 접하고 먹는 일상의 음식 속에서 자국의 음식이 아니면서 현지화와 토착화의 단계를 넘어서 이미 보편화가 되어버린 음식 중의 대표적인 것이 피자가 아닐까 싶다. 나폴리 지역에서 유래했다는 이탈리아 요리인 피자는 세계 대전 중 이탈리아에 주둔한 미군들이 맛본 후 미국에 전해지거나 미국으로 건너온 이탈리아의 이민자들과 함께 미국 전역으로 퍼지게 되었다고 하며 그 후 세계적인 음식으로 발돋움하였다. 

아이들의 간식이나 손쉬운 파티 음식으로, 혹은 직장인들의 점심으로 인기 있는 피자는 이제는 세계 어디를 가도 쉽게 먹을 수 있고 어느 동네를 가도 유명한 피자집 한두 곳은 꼭 있을 만큼 우리의 음식문화 속에 깊이 들어와 있다.



뉴욕에 널린 수많은 피자집 중에서 ‘동네 피자집’ 차원을 넘어서 세계 곳곳에서 모여드는 여행객들 사이에서도 꼭 가봐야 하는 피자집이 뉴욕 브루클린 덤보(DUMBO) 거리에 있는데 이름하여 그리말디 피자(Grimaldi’s Pizza). 보통 이렇게 유명세를 탄 집은 막상 가보면 실망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리말디 피자에 관한 한 그런 염려를 하지 않아도 좋다. 피자를 한 입 베어 문 순간 가게 문밖까지 길게 꼬리를 문 줄에도 아랑곳하지 않으며 피자를 먹기 위해 몇 시간씩 테이블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절로 이해가 가기 때문이다.



미국의 유명 방송 채널인 Food Network에서 미국의 베스트 5 피자집으로 꼽히기도 한 그리말디 피자는 석탄불로 때는 벽돌 오븐에서 구워지는데 가스나 장작불로 굽는 피자와는 또 다른 독특한 맛을 낸다. 인테리어에는 조금은 무심한 듯 빨간색과 하얀색의 체크무늬로 덮인 테이블로 가득한 피자집에 들어서면 우선 석탄불에 구워지는 피자 크러스트의 향이 코끝을 간지럽히며 맞아준다.

아주 얇은 피자 크러스트로 유명한 그리말디 피자의 성공비결은 신선한 재료와 직접 만드는 모짜렐라 치즈, 피자 소스 그리고 이 집만의 특별한 피자 반죽 레시피라고 하는데 믿거나 말거나 피자 소스와 토핑에 쓰이는 토마토도 이탈리아에서 수입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 모든 것이 한데 잘 어우러져 석탄불로 지피는 오븐에 구워지면 비로소 그리말디 피자집 특유의 피자가 완성되어 미식가의 코끝을 자극한다.



음식 외교관으로서도 그 역할을 톡톡히 하는 브룩클린의 그리말디 피자집의 위상은 상상 이상이라 그에 따른 재미있는 일화도있다. 그리말디 피자집이 본점이 있는 브룩클린 덤보(DUMBO) 거리에 2호점을 내려고 했을 때 뉴욕시에서는 허가를 내줄 수 없다고 하였다. 그 이유는 뉴욕주의 엄격한 환경법에 따라 석탄을 이용한 오븐을 쓰는 레스토랑은 불허한다는 방침 때문이었다.

25톤이나 되는 석탄불로 지피는 벽돌 오븐은 무용지물이 될 처지에 놓였는데 얼마 있다가 뉴욕시에서 예외적으로 그리말디 피자집에만 허가를 내주었다. 그 이유가 그리말디 피자집에서 피자를 먹기 위해 브룩크린으로 모여드는 관광객의 수와 그에 따른 관광 수입이 무시 못 할 정도로 엄청 났기때문이라고 한다.


예약은 상상할 수도 없고, 한 판씩 파는 피자 이외에 조각 피자는 아예 메뉴판에도 없으며, 계산은 오직 캐시로만 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그리말디의 피자를 맛보기 위해 몰려드는 사람들을 위해 애리조나, 네바다, 텍사스, 그리고 플로리다에도 체인점을 열었지만 그래도 그리말디 피자집의 피자는 뭐니 뭐니 해도 브루클린의 덤보(DUMBO) 거리에서 먹는 것이 제맛이다.

그리말디 피자에서 피자를 먹고 난 후 길 건너에 있는 또 다른 명소인 브루클린 아이스크림(Brooklyn Ice Cream) 가게에서 입가심하면 더욱 금상첨화. 덤보의 볼거리와 함께 맛보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Grimaldi’s Pizza
1 Front Street, Brooklyn, NY 11201


사진 Do Young Kim
글 S.CASA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