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심리 이야기 앵그리스트맨 (The Angriest Man In Brooklyn)


영화의 줄거리는?

주인공 헨리 올트먼 (로빈 윌리엄스 분)은 분노의 화신입니다.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지요. 그의 화로 인해서 주변 사람들과도 관계가 멀어지고 갈등을 일으킵니다. 어느 날 그가 병원에 갔다가 담당 전문의의 대타로 들어온 풋내기 인턴 의사 샤론 길(밀리 쿠니스 분)에게서 뇌동맥류(Brain Aneurysm)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인생이 완전히 바뀝니다. 단, 90분밖에 못산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고 그동안 자신이 잘못 대한 사람들을 찾아다니면서 마지막 화해를 시도합니다. (주연: 로빈 윌리엄스, 밀라 쿠니스)


헨리는 왜 화가 났을까?

영화는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 시점에서 시작됩니다. 헨리가 아내와 두 아들과 함께 센트럴 파크에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있지요. 그러나 25년이 지난 지금, 헨리는 아주 다른 사람이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아들, 피터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그는 세상에 환멸을 느끼며 온통 불평을 늘어놓고, 폭언을 퍼붓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부인을 멀리하게 되고, 둘째 아들 토마스와도 2년 동안 연락을 끊으며 외로움 삶을 살게 되지요.



남은 90분의 삶 동안 헨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은?

헨리는 아내와 아들 토마스와 화해하길 원합니다. 자신에게 남은 90분 동안 가장 소중한 것은 가족임을 깨닫게 되지요. 아내에게 꽂을 사 들고 찾아가 아주 로맨틱(?)한 화해를 시도하지만, 오히려 한바탕 싸우고 집을 뛰쳐나옵니다. 아들 토마스에게도 찾아가지만, 연락이 잘 안 됩니다. 유펜을 졸업하고 뉴욕대 로스쿨까지 나온 아들 토마스는 전문댄서가 되면서 아버지와 연락을 끊고 살아왔었습니다. 

의사 수잔의 도움으로 어렵게 아들을 찾아가서 헨리가 한 것은 함께 춤을 추는 것이었지요. 헨리는 그 후 기적같이 8일을 더 산 후 생을 마감하게됩니다. 그 일주일은 헨리와 가족에게 참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아내와 병원 침대에 누워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아들과는 어렸을 때 놀았던 카드게임을 합니다.



영화가 주는 심리적 의미는?

영화를 보던 날, 오래된 책을 한 권 꺼내 들었습니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라는 책입니다. 브랜다이스 대학교수였던 뮤리 슈워츠 교수가 루게릭병으로 점점 죽어가고 있을 때, 미치 앨봄이라는 제자가 찾아가 화요일마다 마지막 수업을 하지요. 그걸 책으로 내서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사람들에게 죽음의 의미, 인생의 의미에 대해 잔잔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책에서 모리는 사랑하는 제자에게 이렇게 말해줍니다. “의미 없는 생활을 하느라 바삐 뛰어다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자기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느라 분주할 때조차도 그 절반은 자는 것과 같지. 엉뚱한 것을 쫓고 있기 때문이야. 인생을 의미 있게 보내려면 자신을 사랑해 주는 사람들을 위해서 살아야 하네. “ “마치 어떻게 죽어야 할지 배우게 되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배울 수 있어.” 영화 속에서 헨리는 의사 수잔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이 언제 죽을지 안다면 무엇을 하고 싶으냐고?” 수잔은 “어떻게 하면 행복할지 생각해보겠다”고 대답하지요.

 헨리가 의사 수잔에게 던진 질문은 우리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우리에게 단 90분의 생이 남아 있다면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영화는 그 질문을 우리에게 툭 던져줍니다. 그리고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지금 이 순간 늦기 전에 찾아보도록 안내합니다.


글 윤성민 박사

에스카사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