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재미라도 있어야지! 대프리카의 여름나기, 뭘 먹을까?


대구의 또 다른 이름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는 전국민이 공감 하며 폭염의 도시, 대구 여름을 일컫는 또 다른 신조어로 자리 잡았다. 언제 봄인가 싶더니 대구 낮 기온이 섭씨 35도를 웃도는 건 흔한 일이 돼 버렸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라는 지형적 특성으로 한여름, 비구름은 들어올 틈을 주지 않으니 당연히 강수량은 적은데다 습하고 더운 공기를 보물단지처럼 머금고 있다. 오죽하니 대구가 더웠으면 여름철 도로의 복사열을 냉각시키기 위한 달구벌대로의 클린로드 시스템은 대구를 찾은 외지인들이 바라보는 신기한 풍경이 돼 버렸다. 하루 이틀도 아닌 이 여름, 피할 수 없다면 즐길 수 밖에...주부들이여 대프리카 에서 폭염을 즐길 가족들을 위해 맨날 먹는 밥 대신 오늘 두 팔 걷어 부치고 원기회복을 위한 여름 보양식 한 그릇 준비해 보자.



대프리카2


몇 년 전,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세대공감 1억 퀴즈 쇼)에서 우리 나라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참여 외국인 52%가 한국인의 여름 문화 중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더운 날 뜨거운 탕을 먹는 '이열치열' 문화를 꼽았다. 그럴 것이 더운 여름 땀을 뻘뻘 흘리며 뜨거운 보양식 국물을 들이켜고선 테이블마다 연일 “시원하다”를 연발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를 공감하지 않는 한국인은 있을까? 예로부터 우리 조상은 땀이 많이 나고 체력소모가 많은 여름이면 고단백질과 더운 기운의 음식으로 양기를 잘 보충해 체력소모가 계절을 이겨내고 가을을 준비하는 힘을 재충전해 왔다. 이는 한의학의 음양론에 근간을 둔 것인데 대표적인 여름 보양식으로 삼계탕, 육개장, 추어탕, 장어요리를 드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복날 보양식의 진리, 삼계탕

남녀노소 누구나가 좋아하는 삼계탕은 어린 닭 속에 인삼과 대추, 찹쌀 등을 넣고 오랫동안 고아 만든 한 그릇 음식으로 속이 차가워지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본초강목’에서 밝히고 있다. 삼계탕은 소화가 잘되고 양질의 단백질과 콜라겐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스태미나 음식으로 닭에는 소고기보다 많은 필수아미노산을 함유하고 있어 몸에 흡수가 빨라 체력보강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음식재료다. 삼계탕의 주재료인 닭 외에도 기운을 북돋아 주는 인삼은 물론 영양을 보충하고 속을 따뜻하게 하는 마늘, 대추 외 다양한 약재들이 들어간다. 허준의 ‘동의보감’에 따르면 ’닭고기에는 허약한 몸을 보호하는 데 좋아서 식사요법에 많이 쓰고, 간의 양기를 도와 체내의 부족한 양기를 보충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여 예로부터 보양식의 재료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한국 드라마로 한강 유커들도 반하게 만든 보양식의 진리 삼계탕, 오늘 저녁 삼계탕 한 그릇 밥상 위에 올려보는 건 어떨까. 삼계탕을 맛있게 끓이기 위한 요리 팁으로는 닭의 잡내를 없애기 위해 닭 손질 시 항문은 잘라내고 향신채가 끓을 때 닭을 넣어 요리하다.

 

고지방 식품으로 소화 흡수가 잘되어 체력 보강에 많은 도움을 주는 삼계탕, 육개장 외 에로부터 일본의 여름 고단백, 보양식으로 알려진 장어 요리는 영양과 맛이 뛰어나고 기력 회복에 좋으며 추어탕은 풍부한 칼슘의 공급과 스태미나 식품으로 여름철 보양식으로 제격이다.


대프리카3


개장에서 비롯된 대구음식, 육개장

육개장은 원래 서울의 향토음식이지만 가장 더운 지역인 대구의 음식으로 자리하기까지 많은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육개장의 시작은 복날 먹던 영양탕이 어색한 이름을 달고 대구의 식당 뒷골목에서 팔리던 개장국이 진화와 변화를 거듭하다 비로소 대구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육개장은 원래 서울의 향토 음식으로 최남선의 ‘조선상식문답’이라는 책에서는 “복날에 개를 고아 자극성 있는 조미료를 얹은 이른바 ‘개장’이란 것을 시식하여 향촌 여름철의 즐거움으로 삼았으며 개고기가 식성에 맞지 않는 자는 쇠고기로 대신하고 이를 육개장이라 하여 시식을 빠뜨리지 않는다”고 전하니 육개장은 예로부터 복날 먹어 왔던 여름 대표 음식임을 알 수 있다. 오늘날 육개장에 들어가는 주재료는 개고기 육질과 비슷하면서도 단맛이 도는 소의 양지머리나 사태를 쓰는데 굵직한 대파와 알싸한 고춧가루가 달달한 고깃국물과 어울려 찬 없이 밥 한 그릇을 뚝딱 말아 영양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는 여름을 대표하는 한 그릇 음식이다.

 

쇠고기는 단백질과 지방산, 각종 비타민 등이 많이 함유되어 영양이 풍부한 보양식 재료로 사상체질 중 땀이 많은 태음인에게 더욱 효과적이다. 육개장은 지방마다 만드는 방법이나 넣는 재료가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대구식 육개장은 소뼈를 오래 곤 육수에 토란대, 고사리, 녹두 나물, 대파, 부추 등 갖가지 채소를 듬뿍 넣어 한소끔 끓여 낸다. 육개장을 맛있게 끓이기 위한 요리 팁으로 고기는 양지머리 부위인 사태 살 외 양, 곱창을 함께 손질해 넣어주면 국물 맛이 더욱 진하며 고기를 애벌로 삶을 때 파, 마늘, 생강 등 향신채를 넣고 삶으면 고기의 누린내를 없앨 수 있다. 고춧가루 외 고추기름을 넣으면 더욱 얼큰하고 깊은 맛을 즐길 수 있다.


대프리카4  대프리카5


뜨거운 국물이 싫다면 시원한 제철음식으로 여름나기

떨어진 식욕을 돋우고 몸의 열을 내려 더위를 막는 다양한 음식 재료는 비단 뜨거운 국물이 아닌 여름다운 음식에서도 찾을 수 있다. 여름을 이길 수 있는 대표적 음식인 콩국수, 메밀국수와 같은 시원한 국수류와 수박, 참외 같은 제철 과일들을 들 수 있다. 콩국수에 들어가는 콩은 고단백으로 양질의 단백질을 공급하고 메밀은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섬유질 등이 풍부하고 전분의 입자가 미세하여 여름철 소화촉진제로도 좋은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 제철과일과 채소에는 충분한 수분과 비타민을 품고 있어 여름을 이기기엔 최고이다. 당도와 수분이 많은 여름철 대표과일인 수박과 참외는 체내로 당분을 흡수해 피로를 잘 풀어주고 이뇨작용을 도와 심장의 열을 식혀준다. 그밖에도 오이, 노각 등으로 생채를 만들거나 미역냉국을 만들어 여름 밥상을 슬기롭게 차려보자.

 

영양가득 든든한 보양식으로 여름을 슬기롭게 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여름철 가장 중요한 것은 식중독 예방을 위해 식기류인 칼, 도마, 행주 등을 자주 소독해주는 일이다. 그리고 개인위생을 위해 자주 씻고 청결을 유지하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획·취재 & 글 맘앤아이코리아 서가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