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적인 화를 못 참는 10세 아이,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아이가 순간적으로 화를 못 참고 물건을 던져요.”

“화를 내면 감정 조절이 안 되고 더 크게 소리를 질러요.”

많은 부모들이 10세 전후 아이의 분노 조절 문제로 고민한다. 특히 사춘기 이전의 남자아이들은 아직 전두엽(자기통제력과 판단을 담당하는 뇌 영역)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충동적 감정 폭발을 경험하기 쉽다.


아이의 분노 뒤에 숨겨진 감정 읽기

부모가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아이의 화는 단순한 문제 행동이 아니라 감정 표현의 방식이라는 점이다. 아이들은 ‘화를 내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 순간 감정을 다룰 언어와 방법을 배우지 못했기에 몸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하버드 의대 소아정신과 연구에 따르면, 화를 자주 내는 아이들 상당수는 불안감, 무력감,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학습에서 오는 스트레스, 친구 관계에서의 상처, 부모의 기대에 대한 부담 등이 화로 표출될 수 있다.


부모가 실천할 수 있는 감정코칭 방법

  1. 즉각적인 제지보다 감정 공감

    아이가 화를 낼 때 “왜 또 그래!”, “그만해!”라고 말하기 전에, “지금 많이 화가 났구나”라고 감정을 읽어준다. 공감은 아이의 흥분된 감정을 진정시키는 첫걸음이다.

  2. 행동의 한계는 분명히 알려주기

    “화가 나는 건 이해하지만, 물건을 던지는 건 안 돼. 다른 방법으로 화를 표현해보자”라고 알려준다. 감정은 인정하되, 폭력적 행동은 허용하지 않는 일관된 기준이 중요하다.

  3. 감정을 표현하는 언어 가르치기

    “속상해”, “억울해”, “답답해” 등 다양한 감정 단어를 알려주고, 아이가 자신의 기분을 정확히 말할 수 있도록 연습시킨다. 감정을 언어로 표현할 수 있으면 행동으로 표출되는 빈도가 줄어든다.

  4. 진정 기술 연습하기

    깊게 숨쉬기, 숫자 세기, 잠시 자리 떠나기 등 아이와 함께 화를 가라앉히는 방법을 정하고 평소에 연습한다. 처음에는 장난처럼 시작해도 좋다.

  5. 칭찬과 피드백

    아이가 화를 잘 참았거나, 말로 표현했을 때는 즉시 칭찬한다. “지금 화났는데도 말을 해서 알려줘서 고마워” 같은 피드백은 아이에게 큰 힘이 된다.


화를 참는 것이 아니라, 다루는 힘을 기르게

10세는 사회적 관계가 넓어지고 학습 부담도 커지는 시기다. 아이가 화를 참는 아이로 자라기보다, 화를 다루고 표현하는 법을 아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도 아이가 화를 내면 이렇게 말해보자.

“괜찮아. 화날 수도 있어. 그런데 우리 다른 방법으로 표현해볼까?”

이 한마디가 아이에게 자신의 감정을 두려워하지 않는 힘, 그리고 세상과 건강하게 소통할 수 있는 용기를 줄 것이다.


근 에스카사 편집부 / 사진 엔바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