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기쁨’ 봉사의 진한 향기를 전합니다 / 황보 향

이름에서부터 향기가 묻어난다. 국제라이온스클럽 356-A 대구지부 대구여명라이온스클럽(이하 ‘여명 라이온스클럽) 황보 향 회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올해 7월 1일부로 임기 1년의 여명라이온스클럽 회장에 오른 황보 회장은 곳곳에 선한 향기를 날리는 각종 봉사 활동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바쁜 와중에도 황보 회장의 모습은 밝음을 잃지 않았다. 장군의 후손이라 그렇다는 본인의 말처럼 사람들을 이끌고 일을 추진해 나가는 모습은 영락없는 ‘여장부’ 스타일이다.


참고로, 영천 황보 씨의 시조인 황보 능장 장군은 신라 말과 고려 초의 혼란기에 영천을 지키기 위해 금강산성을 축조하고 고려 개국에 기여한 공로로 영천을 식읍으로 받아 다스린 인물이다. 조상의 기개를 복사해 붙인 듯 씩씩함을 빼다 박은 황보 향 회장은 시원시원한 말투와 호탕한 웃음이 긍정의 에너지를 뿜어내는 듯하다. 본인은 에둘러 오지랖이라 표현하지만 베풀기 좋아하는 ‘넉넉한 인심’은 주위에 사람들을 모이게 한다.
이처럼 밝은 기운과 긍정의 향기가 가득한 황보 향 회장과의 즐거운 만남 속으로 들어가 보자.



여명 라이온스클럽 회장 취임 축하드립니다. 취임 소감 부탁드려도 될까요?
감사합니다. 7월 1일에 회장 취임을 했는데 그 전에도 물론 바빴지만 취임 후에는 더 많이 바쁘네요. 회장이라는 직책을 맡으면서 신입사원의 자세로 임해야 겠다는 다짐을 했어요. 무엇이든지 열심히 배운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해 봉사하고 낮은 자세로 임하며 임기를 잘 마치고 싶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라이온스클럽’이라고 하면 돈 있는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알고 있는데, 라이온스클럽은 어떤 활동을 하는 곳인가요? 그리고 ‘여명 라이온스 클럽’에 대해서도 알려 주시면 좋겠습니다.
라이온스클럽은 국제적인 사회봉사 단체에요. 1917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시에서 조직돼, 전 세계 클럽 4만3800여개, 143만여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죠. 현재 우리나라에는 전국 21개 라이온스 지구에 2,100개 단위 클럽에서 8만 여명의 회원이 지역사회에서 시력보존, 맹인복지, 시민봉사, 청력보존, 교육봉사 등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여명라이온스클럽은 전국 최초의 여성 호스트 클럽으로, 33명의 회원이 다양한 방면에서 자긍심을 갖고 지역 사회를 위한 다양한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어요. 간혹 돈 있는 이들의 모임이라고 말씀하시는 걸 저도 들었는데요, 전혀 아니라고 부정하기도 어렵습니다. 봉사에 필요한 금전적인 부분을 회원들이 회비나 직책분담금 등을 통해 분담하다 보니 그런 말이 나오는 거 같아요. 금전적인 봉사도 꼭 필요한 부분이긴 하니까요. 그러나 라이온스클럽은 마일리지 적립이나 그런 목적이 없는 순수한 봉사단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하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경북 영천에서 4녀 1남 중 장녀로 태어 난 황보 향 회장은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리더십이 몸에 배였다. 한 집의 기둥이라는 부담감은 늘 어깨를 눌렀지만, 동생들의 모범이 돼야 한다는 생각은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자라게 했다.


회장이라는 직책으로 앞서 이끌어 가다 보면 리더십도 필요하고, 힘든 점도 있으실 거 같은데 어떠세요?
먼저 저희 가족 구성에 대해 말씀을 드려 볼게요. 저는 경북 영천에서 4녀 1남 중 맏이로 태어났어요. 맏이다 보니 맏이 대우를 받고 자란 것은 좋았지만 한 집의 기둥과도 같았어요. 맏이가 잘 돼야 동생들이 잘된다고 어른들이 늘 말씀하셨기 때문에 늘 동생들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랄지 책임감이 있었어요. 그래서인지 어떤 일을 하더라도 잘 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성실함이 늘 몸에 배게 됐어요. 또 동생들을 이끌다 보니 리더십도 자연 스럽게 생겨났겠죠.(웃음)


언제부터 이렇게 봉사활동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나요? 봉사활동 하시다 보면 뿌듯할 때도 있고 힘들 때도 있을 거 같은데요.
남편이 워낙 오래전부터 남을 돕는 일을 해 와서 봉사라는 말을 쓰기 보다는 자연스러운 일상이라 생각하고 살았어요. 저도 남편만큼은 아니더라도 이웃을 돕는다던지 주위와 함께하자는 생각은 실천해 오고 있었는데, 딸이 성인이 되면서 시간적으로나 마음적으로 여유가 생기게 됐고 좀 더 본격적인 봉사를 해 보고 싶었어요. 이렇게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다양한 곳을 가게 되고, 그 중에서도 장애인복지관 등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이 계신 곳에 봉사를 하러 많이 가게 되는데요, 그 분들을 뵙고 나면 제가 도움을 드린 것이 아니라 삶에 대한 자세라든지 많은 것을 생각하고 배우게 되는 거 같아요. 또 봉사이후 몸은 피곤하지만 다른 것과는 바꿀 수 없는 보람은 봉사를 계속하게 만드는 힘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가족들은 불만 보다는 서로 서로 봉사 활동을 격려하고 지지해 주고 있어요. 앞서도 말했지만 남편(양준석)은 저에게 봉사활동 의 의미를 가르쳐 준 스승이기도 하고, 제가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이기도 해요. 


참, 본업도 따로 있으신 걸로 아는데요. 북구 노원동에서 ‘향기나 꽃 화원’을 오래 동안 운영하셨죠. 이렇게 봉사에 많은 시간 할애 하시면 꽃집은 운영에 지장은 없으신지 모르겠어요. 무엇보다 가족들의 불만은 없으신가요?
가족들은 불만 보다는 서로 서로 봉사 활동을 격려하고 지지해 주고 있어요. 앞서도 말했지만 남편(양준석)은 저에게 봉사활동의 의미를 가르쳐 준 스승이기도 하고, 제가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이기도 해요. 저희 남편은 20년 전부터 새마을협의회 활동을 하면서 봉사를 하고 있어요. 지금은 새마을협의회 북구노원동협의회장이자 영풍라이온스클럽 회원 이기도 하고요. 매월 둘째 넷째 주 화요일이면 인근 ‘해바라기 공원’에서 무료급식 봉사를 펼치고 있고요, 지난여름에는 트럭에 물을 실고 가서 원대 오거리 인근에 놓인 20~30개의 화분에 물을 주는 등 솔선수범하는 모습으로 저를 감동 시켜요. 또 요즘 회장이 되고 나서 제가 바쁘니까 남편이 가게를 많이 봐 주고, 밥통에 밥이 없으면 밥도 해 주는 등 가정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요. 대학생인 딸도 새끼사자라는 뜻의 ‘레온’으로 활동하며 대학교에서 봉사를 하고 있다고 하네요.
 
보기에도 시원시원해 보이시는데, 원래 성격은 어떠세요? 또 주변에서도 많이 도와 달라고 할 거 같은데요?
저는 진짜 경상도 사람의 성격을 갖고 있어요. 한 번 믿으면 끝까지 믿는 거죠. 좋게 생각하면 의리가 있고 나쁘게 생각하면 융통성이 부족하다고도 할 수 있는데요. 그렇다 보니 제가 아는 분들이 어렵다고 하면 거절을 못해요. 다 도와 드리고 나야 제 맘이 편해서 그런 거 같아요. 그리고 저는 사업도 이만하면 됐고, 가족 모두 건강하니 복 받은 거잖아요. 제가 도울 수 있다면 도와 드리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이겠어요.
 
마지막으로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요. 이루고 싶은 꿈도 좋고요.
전국에 많은 라이온스클럽이 있지만, 저희 ‘여명라이온스클럽’은 전국 최초의 여성 호스트 클럽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여명만이 대구시 여성협의회에 가입할 수 있는 자격도 있고요. 이런 자부심을 갖고 저희를 필요로 하시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 봉사를 할 계획입니다. 특히, 저는 회장이 되면서 다짐한 것이 있어요. 임기 동안은 온전히 봉사에 전념한다는 각오 아래 신입사원의 자세로 무엇이든 배우고 열심히 따라 다니자 하는 거였어요. 그 각오 그대로 최선을 다해 봉사 할 겁니다. 또 회원들이 다들 개인 사업으로 바쁘신데, 좀 더 많은 곳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회원을 40명 정도로 확보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어요.


S.CASA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