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부터 내가 직접 고르는 대구중구지역자활센터 로스팅피플 커피사업단

원두부터 내가 직접 고르는 대구중구지역자활센터 

로스팅피플 커피사업단

수많은 카페가 밀집한 삼덕동과 동인동, 이 골목 어딘가 또 하나의 카페가 들어선 것은 사실 그리 특별한 뉴스는 아니다. 하지만, 원두부터 ‘맞춤형’인 카페는 전국에 과연 몇 곳이나 될까? 『대구중구지역자활센터』가 운영하는 원두, 더치 납품 전문 카페 [로스팅피플]이 바로 그곳이다. 


선물용 원두부터 납품용 원두까지 약 10여 종의 최상급 원두를 고객의 니즈에 맞춰 제작하기에, 내가 딱 원하는 커피의 맛을 경험할 수 있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로스팅피플에서 박제찬 사업단 대표를 만나보았다. 


(진행 손시현 / 정리 에스카사 편집부)


먼저 [로스팅피플]에대해 소개해 주세요. 

로스팅피플은 보건복지부 지정기관 『대구중구지역자활센터』에서 운영하는 자활근로사업단입니다. 지역자활센터는 근로 능력이 있는 저소득층의 자립·자활을 돕기 위한 곳으로, 로스팅피플처럼 커피 관련 작업장뿐만 아니라 봉제를 하는 작업장, 커피 찌꺼기(커피박)를 재활용하여 생산품을 제작하는 작업장, 업체 청소, 택배 업무를 하는 작업장, 단순 노동 작업장 등을 다양하게 갖추고 맞춤형 자활사업을 제공하고 있어요. 


로스팅피플은 단순 카페를 넘어서 원두와 드립백, 더치 등을 만들어서 제공하는 납품 전문 카페로, 음료 관련 교육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준비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만 자활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동인동과 삼덕동은 유난히 커피숍이 많은 곳인데, 왜 하필 이곳에 자리 잡았나요?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커피숍처럼 보이지만, 로스팅피플은 제조업이 주된 일이고 주요 고객은 카페 운영자들이죠. 그래서 커피 업체들과 가까운 곳에 자리 잡는 것이 여러 가지로 유리한 면이 많았어요. 


거리가 가까우면 굳이 영업하지 않아도 되고, 여러 유통망을 거치지 않고도 엔드유저까지 쉽게 갈 수 있죠. 그리고 원하는 커피의 맛을 정확하게 요구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이런 커스터머들의 욕구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접근성이 좋은 곳이 더 좋았죠. 



로스팅피플만의 가장 큰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첫째는 커피를 드시는 고객까지 가는 모든 공정을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어요. 그래서 믿을 수 있고 고품질의 커피를 저렴하게 드실 수 있습니다. 


지금 마시고 계신 커피의 베이스가 ‘에티오피아 아리차’라는 커피인데, 이걸 2,500원에 판다고 하면 굉장히 놀라실 거예요. 그리고 직원들 역시 단순 아르바이트를 넘어 커피 관련 국제자격증을 갖추고 있고, 향미 평가까지 할 수 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고객의 요구를 제대로 들어드릴 수 있죠. 입구에 커피 「향미평가 인증업체」 마크가 있더라고요. 


대구에는 커피의 향미를 평가를 할 수 있는 고급단계의 커피향미감정평가사 (조향사, SCENTONE FLAVORIST)가 약 10여 명 있어요. 


대표적으로 커피의 등급을 결정하는 직종인 큐그레이더(Q-Grader)가 있죠. 로스팅피플의 원두는 그분들이 모인 평가단에서 인증을 받은 원두만을 납품하고 있어요. 그리고 소상공인연합회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인증한 공동 브랜드인 K.tag ‘특별함과 문화가 있는 곳(레드)’을 인정받았어요. 이만하면 품질에서는 설명이 더 필요 없죠. 



직접 개조한 머신으로 커피를 내린다고 들었어요. 어떤 차이가 있나요? 

더치커피를 말씀하시는 것 같네요. 시중의 기성품 더치 커피 메이커는 가격이 500~700만 원 정도로 고가인데, 하루에 8리터 정도의 커피밖에 내리지 못해요. 양이 한정적이죠. 그래서 로스팅피플에서는 점출식 방식의 제대로 된 더치 메이커를 직접 제작해 위생적(자외선 살균 장치 부착)으로 원액을 추출하고 납품까지 수월하게 하고 있어요. 



시그니처 메뉴는 무엇인가요? 

단연 커피죠. 커피 본연의 맛을 즐겨보시길 추천합니다. 말차라떼, 고구마라떼 같은 음료도 있지만, 직접 판매보다는 다른 가게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제조과정 교육(한국베버리지라이센스연합회 커리큘럼과 자격과정)을 해드리고 있어요. 그리고 조금 더 특별한 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칠성시장 야시장에 수제맥주와 칵테일을 판매하는 코너의 ‘커피 칵테일(야밤 스토리)'을 추천합니다. 


로스팅피플에서 내린 더치 원액을 사용하고, 칵테일 레시피는 대한칵테일 조주협회(회장 이희수)와 같이 개발한 특별한 음료죠.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맛있는 커피들이 많겠네요. 생두도 다양할 거고.

생두는 약 열 가지를 사용하고 있어요. 다른 커피숍에 비하면 많은 편이긴 하지만, 사실 생두 종류는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생두의 등급을 보셨으면 좋겠어요. 최하 A-정도의 등급을 사용하기 때문에 원재료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히 높습니다. 원재료를 워낙 좋은 걸 쓰다 보니 매출 대비 수익은 조금 안 좋죠. (웃음) 



수익을 낮춰서라도 좋은 원재료를 사용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대구 커피를 조금 더 활성화 시키고 싶어요. 대구는 커피의 시발점이지만, 아직 다른 지역에 비해서 덜 알려져서 안타까워요. 거창하게 말한 것 같지만, 궁극적으로는 제대로 된 커피를 공급하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운영을 하기에는 금전적인 부담이 커서 고민하던 중 ‘맞춤형 취업능력 향상 교육’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자활근로사업에 대하여 알게 되었고 『대구중구지역자활센터』와 뜻이 맞아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자활사업단은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운영하기 때문에 실행하는 데 있어 절차가 까다롭고 힘들긴 하지만 공익적인 목표를 이루기 위한 측면에서는 훨씬 수월하죠.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세요? 

첫 번째는 준비 단계를 넘어서 완전한 사회적 기업으로의 독립입니다. 두 번째는 사회적 기업을 잘 운영해서 커피의 A to Z까지 제대로 선보이고 싶어요. 


예를 들어 커피콩을 심어서 나무가 크는 과정도 보고 어떻게 가공이 되어서 한 잔의 커피가 되느냐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그리고 ‘커피 맛은 쓰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많은 사람이 커피를 보고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올여름쯤에는 사회복지사 자격을 갖추고 커피로 시니어를 위한 커피 교육과 같은 다양한 커피 복지를 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씀은? 

커피는 단순한 음료나 음식을 넘어 이제 하나의 문화가 되었습니다. 커피를 즐길 때 많은 분들이 커피와 문화도 함께 즐겼으면 해요. 


진행 손시현 / 정리 에스카사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