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도시의 심장이 흐르는 곳

서울의 한가운데, 콘크리트와 유리빛 사이를 가르며 한 줄기 물길이 쉼 없이 흐른다.
그 이름은 한강.
도시의 심장이자, 수많은 이야기들이 스쳐 지나가는 거대한 거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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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한강은 유리잔 위로 스며드는 햇살 같다.
조깅을 하는 사람들의 숨결, 자전거 바퀴가 그리는 원, 그리고 물결 위를 미끄러지듯 날아오르는 갈매기.
모든 풍경이 차분하게 깨어나는 도시의 리듬을 닮았다.

하지만 한강의 진짜 매력은 밤에 있다.
도시의 불빛이 물 위에 반짝이며, 마치 하늘의 별이 강으로 내려앉은 듯하다.
강가에 앉아 캔맥주를 나누는 연인들,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청춘들, 아무 말 없이 물결을 바라보는 중년의 남자까지.
그곳엔 각자의 이야기와 고요한 위로가 흐른다.

한강은 단순한 강이 아니다.
그건 서울 사람들의 감정이 모이는 거대한 바다이자,
삶의 속도를 잠시 늦추어주는 유일한 숨결이다.

누군가는 한강을 바라보며 이별을 견디고,
누군가는 그 위로 새로운 시작을 다짐한다.
그리고 또 누군가는 그저 강물 위로 흘러가는 노을을 보며,
‘괜찮다’는 말 한마디를 스스로에게 건넨다.

한강은 우리에게 묻는다.
“지금, 너는 잘 흘러가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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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멈추지 않지만, 한강은 언제나 흘러간다.
그 속도 안에서 우리는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다.”

한강을 더 깊이 느끼는 순간들

  • 여름밤, 반포대교 달빛무지개분수 아래서 듣는 버스킹 음악

  • 뚝섬유원지의 돗자리 위, 바람에 실려 오는 강 냄새

  • 여의도에서 바라본 석양, 그 붉은빛이 건물 사이로 스며드는 찰나

  • 겨울 새벽, 얇은 안개 속으로 희미하게 드러나는 수평선


한강은 늘 그 자리에 있지만, 우리가 바라보는 눈빛은 계절마다 다르다.
그 강을 통해 서울을 느끼고, 또 나 자신을 마주하는 시간.
그것이 우리가 여전히 한강을 찾는 이유다.


글 에스카사 편집부 / 사진 앤바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