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브릭으로 감성을 짓다 – 아티스트 구지량 인터뷰

패브릭으로 감성을 짓다 – 아티스트 구지량 인터뷰

"색으로 이야기를 짓는 사람, 구지량의 예술 세계"

오랜만의 해외 전시, 현장은 어땠나요?

2020년 이후 4년 만에 싱가포르 국제 전시회에 참가했는데,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오랜만에 해외 관객과 마주한 자리였는데, 현지 반응이 기대 이상이었어요. 관람객 대부분이 작품을 물감으로 착각했을 정도로, 패브릭으로 표현한 색채에 큰 놀라움을 보였습니다. “어메이징!”이라는 감탄도 여러 번 들었고요. 색감에 대한 반응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늘 뜨거운 것 같습니다.


구지량 작가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패브릭 아티스트 구지량입니다. 전공자는 아니지만, 어릴 적부터 예술 감각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결혼 후 아이를 키우며 시작한 강의와 전시를 계기로 창작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어요. 지금은 싱가포르 에이전시와의 협업을 비롯해 다양한 전시 활동을 이어가고 있고, 제자들과 함께 협업하는 프로젝트도 꾸준히 진행 중입니다. 단순한 교육보다 ‘함께 나누는 삶의 지혜’에 더 가치를 두고 있어요.

질서 없는 듯 절묘한 균형. 감정의 타일들이 모여 하나의 공간을 완성하다.


창작의 영감은 어디서 오나요?

여행이 가장 큰 영감의 원천이에요. 낯선 풍경, 거리의 사람들, 건축물, 그리고 옷차림 같은 작은 요소까지 관찰하면서 아이디어를 얻곤 해요. 특히 스페인 여행에서 가우디의 건축물과 타일에서 큰 영향을 받았고, 그곳의 새벽과 석양 풍경이 오랫동안 제 작업에 영감을 주었습니다.

정적 속에 숨겨진 감정의 맥박, 응축된 에너지의 아름다움 - 구지량 작가의 텍스타일 오브제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다면?

개인적으로는 안동 송강미술관에 전시된 작품, 그리고 한 개인 소장가의 의뢰로 제작한 작품이 기억에 남아요. 또 하나는 디저트 카페 **‘팥지’**에 걸린 작품인데요. 패브릭 소재 소파와 함께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공간 전체가 하나의 예술처럼 꾸며졌어요. 많은 분들이 직접 보시고 감탄해 주셔서 더 애착이 갑니다.


작가님의 어린 시절 꿈은 무엇이었나요?

사실 고등학생 시절에는 성악가가 되고 싶었어요. 하지만 장녀라는 이유로 가족의 기대를 따라야 했고, 결국 꿈을 접게 되었죠. 그래서인지 아이들을 키우면서는,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게 도와주자’는 신념이 생겼어요. 누구나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면, 마음속에 오래도록 미련이 남는다는 걸 알기 때문이죠.

다름 속의 조화, 감각의 결로 짜인 감정의 풍경. – 구지량 작가의 텍스타일 오브제


앞으로의 전시 계획이 궁금합니다

2025년 1월, 서울 '갤러리몸'에서 이건만 작가님과 함께 듀엣 초대전을 열었습니다. 한 달간 진행된 이번 전시에서는 다양한 신작들을 선보였으며, 이후에는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시를 통해 더 많은 분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선과 색으로 구성된 도시의 심장 박동 – 구지량 작가의 직조된 풍경


구지량 작가의 작품은 단순한 ‘색’이 아닌, 삶과 감정이 직조된 서사로 다가옵니다. 패브릭이라는 따뜻한 매체 위에, 여행과 일상이 스며든 그녀의 예술 세계를 앞으로도 자주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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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에스카사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