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둥이도 대박 적응한 서당체험 도심 속 고택에서 힐링 전통문화체험을 즐겨보자

지난해 ‘슈퍼맨이 돌아왔다’ 삼둥이가 한국 민속촌을 방문해 서당체험을 하는 모습이 방송으로 그려지며 덩달아 서당체험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어린 아이들에게 가능할까 싶었지만 훈장님 말씀에 울고 웃으며 곧잘 따라하며 예절을 익혀 나가더니 어느새 의젓해진 모습을 보여준다. 가까운 곳에 그런 공간이 없을까?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전통 체험과 예절교육, 고택체험이 가능한 곳이 대구 도심에 자리하고 있어 마음만 먹으면 참여가 가능하다. 방학과 주말을 맞아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다는 고택에서의 전통체험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아보자.


도심 속 고즈넉한 전통가옥에서의 시간, 우리 선조들의 얼이 깃든 고택에서의 하루는 몇 백 년 시간이 그대로 머무는 듯 체험에 참여한 아이들은 과거로 거슬러 어린 선비가 되어 있다. 옛 선조들이 서당에서 공부할 때 처음 배우던 어린이 사자소학을 펼쳐놓고 훈장님의 선창에 큰소리로 따라한다. “부생아신(父生我身)하시고 모국오신(母鞠吾身)이로다.” “아버지께서 내 몸을 낳아 주시고 어머니께서 내 몸을 기르셨도다.” 서당이 떠나갈 듯 또랑또랑한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뒤에서 이를 지켜보는 부모들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그려진다. 알다시피 사자소학은 우리가 반드시 배워서 지켜야 할 생활규범과 어른을 공경하는 법 등을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가르치는 생활철학의 글이다.


놀이문화를 통해 전통문화를 습득하다.

색동 치마저고리를 예쁘게 차려입은 아씨들과 복건에 전복을 입은 도령들이 마당에서 전통놀이를 즐긴다. 용인 한국 민속촌에서나 봤을 법한 활쏘기. 투호 던지기, 떡 매치기가 고택 너른 흙마당에서 펼쳐진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체험으로 참여한 아이들은 명절에서나 봄직한 환한 미소로 우리 전통놀이에 흠뻑 빠져있다. 이처럼 이곳에서는 놀이를 통해 다양한 전통문화를 습득할 수 있도록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요즘 명절에도 찾아보기 힘든 풍경이 우리 고유 의상인 한복인데 여기서는 입는 방법에서 부터 절하는 법 등 전통예절교육은 물론 프로그램에 따라 전통다도체험, 떡 매치기, 서당체험, 다채로운 전통놀이체험(윷놀이, 제기차기, 널뛰기, 투호던지기, 고리던지기) 등을 해 볼 수 있다. 최근 들어 질 좋은 다양한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들이 곳곳에서 운영되고는 있으나 교육과 연관되어 있거나 혼자서 하는 놀이가 대부분이다 보니 실생활에 적용되는 것들을 찾아보기란 어려운데 이곳에서는 우리 옛 것에 대한 소중함과 전통문화를 자연스레 습득하게 하고 있다.


고택에서 선비의 하루를 체험하다.

선비의 하루, 고택체험을 위해 찾은 서원 마당은 그야말로 고즈넉한 풍광이 펼쳐진다. 노송의 우아한 자태와 그 사이를 옮겨 다니는 새들의 지저귐. 낮은 담장으로 환하게 내비치는 햇살과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은 이곳이 도심 속이란 걸 잠시 잊게 하는 힐링의 장소이다. 서원은 누구나 알다시피 조선시대 선비들이 공부하던 곳으로 한국의 건축관과 선비들의 정신이 깃든 곳이기도 하다. 성균관과 향교, 서원에 대한 이해를 듣고 서원을 둘러보며 원내 위치한 각 건물의 쓰임새를 들어보는 것도 선조들의 삶을 짐작할 수 있어 유익하다. 입교당인 서원 동재에 모인 이들은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본격적인 예절교육에 들어간다.  


전통한복의 의미와 착용법에서 부터 절 하는 법과 시연도 함께 해 보며 요즘 젊은 부모가 가르치기 힘든 전통예절을 제대로 익힐 수 있다.  또한 공동체 생활에서 지켜야할 예절 등 핵가족화로 다소 소홀할 수 있을법한 밥상머리 교육까지 전통문화 전문가들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이어서 펼쳐지는 다도체험은 어머니들에게는 매우 인기지만 아이들에게는 생소한 자리이자 다소 인내심을 요구하게 한다. 우리 전통차와 다식을 즐기며 잠시나마 고택에서의 느림의 미학을 즐긴 후 본격적인 서당 공부에 들어간다.


서당이 조선시대 유생들이 공부하던 곳인 만큼 훈장님의 본격적인 서당체험이 시작된다. 체험자들에 따라 사람의 기본덕목에서부터 사자성어도 익히고 우리나라 역사와 명상의 시간도 가져본다. TV 드라마에서 흔히 본 한양 경희궁 넒은 마당에서 펼쳐지던 유생들의 과거시험을 이곳에서도 모의로 해 볼 수 있다. 선비 옷을 정갈하게 차려입고 앉은 아이들은 앞에 펼쳐진 시험 주제를 보고 과거시험도 직접 재현해 본다. 시험 답안지를 거두고 훈장님은 주제에 가장 맞게 잘 쓴 장원한 아이의 답안지를 읽어주며 칭찬과 더불어 어르신으로서 훈시도 잊지 않으신다. 다소 딱딱할 수 있고 생소할 수 있는 고택에서의 전통문화 체험인데 아이들은 곧잘 따라하며 선비로서의 덕목을 갖출 준비를 하는 듯하다.


전통체험,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까?

대구에서 문화재를 활용한 선비체험, 전통체험은 가까운 곳에서 참여할 수 있다. 1982년 대구시 기념물 제 1호로 지정된 신숭겸장군 유적지인 표충재(동구)가 있으며 북구 산격동에 위치한 옛 구암서원과 달서구 용산동에 위치한 병암서원 세 곳이 대표적이다. 세 곳 모두 한옥숙박체험 또한 가능하며 병암서원과 표충재의 경우 전통혼례 진행도 가능하다. 한편 이곳은 문화재청과 대구시 위탁을 받아 대구문화유산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전통 문화유산 돌봄과 관리, 보존에 힘쓰고 있다. 가족단위 단체, 어린이집, 학교에서 주로 참여를 하고 있으며 한류열풍으로 최근 들어 대구를 찾는 외국 관광객들 에게도 인기코스로 자리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색다른 체험을 경험하게 하고 싶다면 고택에서의 우리 전통체험을 권해본다.


(사) 대구문화유산 (www.dgch.or.kr)

옛 구암서원 : 대구광역시 중구 국채보상로 492-58 (동산동)

병암서원 : 대구광역시 달서구 새방로 21 (용산동)

신숭겸장군유적지(표충재) : 대구광역시 동구 신숭겸길 17 (지묘동)

문의: 053)428-9900


기획·취재 서가린 객원기자

에스카사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