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도로 떠난 따뜻한 겨울여행

경북 청도로 떠난 따뜻한 겨울여행


▲ 청도 와인터널 (사진 출처 = 청도 와인터널 제공)

겨울 여행을 떠나려고 마음을 먹자, 역시 새하얀 설원의 스키장부터 떠올랐다.  ‘신나는 익스트림 스포츠로 이 겨울을 만끽할까?’ 아니면 ‘조금 더 큰맘을 먹고 추위를 피해 따뜻한 나라로 해외여행을 떠나볼까?’ 더위를 피하는 데 목적을 둔 여름 피서와 달리 겨울 여행은 생각이 참 많아졌다. 그러다가 ‘새해를 맞이하여 일출 명소로 여행을 떠날까?’ 생각도 잠시 해봤지만, 북적이는 인파에 둘러싸여 2018년을 시작하는 내 모습을 상상하니 이내 마음이 돌아섰다. 다시 지도 앱을 켰다. 깔깔 웃다가도 마음이 평온해지는 여행, 한겨울 강추위에 손발이 꽁꽁 어는지도 모르고 추억 남기기에 여념 없는 여행, 그렇게 꽁꽁 언 몸을 눈 녹듯 녹여주는 뜨거운 여행, 와인 한잔과 함께 올 한 해를 차분히 마무리하는 여행 일정을 짰다. 내가 선택한 그곳은 바로 경북 청도였다.


▲ 청도 와인터널 (사진 출처 = 청도 와인터널 제공)

나의 숨은 개그본능을 찾을 수 있는 곳, 한국 코미디 타운

코미디 1번지, 웃음의 고장 청도. 지난 5월, 국내 유일의 코미디타운이 들어섰다. 이곳에서는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재담, 만담, 악극 및 방송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의 한국 코미디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1층은 각종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대공연장, 2층은 휴식공간과 갤러리 카페, 3층은 총 5개의 공간으로 구성된 코미디 전시 체험관이 마련되어있다. 


코미디 전시 체험관은 고대부터 현재까지 그 시대별 흐름에 따른 코미디 역사를 총 5개의 공간으로 구성하여 현대적으로 재조명한 코미디 특화 체험전시장이다. 원맨쇼나 몸 개그와 같은 색다른 방식의 오감으로 코미디를 체험할 수 있다. 또한, 1층의 대공연장은 코미디공연뿐만 아니라 어린이 인형과 다양한 영화까지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이다. 이 공간은 코미디 관련 강연 및 세미나, 시설물이 부족한 학교 및 지역 주민 단체를 위해 활용되기도 해 지역주민들과 다양한 문화를 함께 하는 소통의 공간이 되고 있다. 방문 전 코미디타운의 다양한 공연 프로그램 일정을 미리 확인한다면 더 알찬 여행이 될 것이다.

경상북도 청도군 이서면 이서로 565  / 10:00~18:00 매주 월요일 휴관


▲ 유등연지 (사진 출처 = 청도군청 제공 )

유등연지를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 한잔의 여유

관광보다 힐링에 목적을 둔 청도 여행이라면 유등연지(柳等蓮池)로 향하자. 이곳은 경상북도 청도 지역의 아름다운 절경을 대표하는 청도 팔경 중 한 곳으로, 전국 명승지 백선에 들 만큼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유등연지를 배경으로 한 군자정(君子亭)은 운치를 더욱 돋운다. 이 군자정은 조선 시대 문신 이육이 시를 읊고 글을 짓던 옛터이다. 넓은 연잎이 못 전체를 덮어 마치 초록빛 바다를 연상케 하는 유등연지는 여름이면 아름다운 연꽃들이 초록 바다 위를 수놓는다. 연꽃이 만개한 그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수많은 출사를 위한 인파들이 이곳으로 몰려든다. 


또한, 이곳에서는 매년 4월 초파일에 청도 유등 축제가 펼쳐진다. 등에 불을 밝히고, 유등을 띄우고, 연등과 염주 만들기거나 소원지 달기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많은 봄에 다시 찾아도 좋을 것이다.  연꽃이 만개한 여름에 비할 바 못 되지만 유등연지의 겨울 또한 아름답다. 이곳에 위치한 갤러리 카페 청담으로 가보자. 전면이 통유리인 이곳 2층에서 커피 한잔을 즐기며 유등연지를 내려다보고 있자면, 그 어떤 예술작품보다 아름다운 이곳의 절경에 취하고야 말 것이다.


▲청도 프로방스 포토랜드 (사진 출처 =청도 프로방스 포토랜드)

별이 쉬어가는 곳, 청도 프로방스 포토랜드

투명한 햇살 아래 무르익은 포도, 광활하게 펼쳐진 보랏빛의 라벤더, 풍요로운 대자연과 독특한 문화, 예술이 살아 숨 쉬는 프랑스 남동부 지역의 프로방스 마을. 고흐, 세잔, 샤갈, 마티스가 사랑한 그곳을 쏙 빼닮은 마을이 경북 청도에 있다. 아기자기한 소품과 예쁜 집들을 보고 있으면 정감 있는 프로방스 마을의 정취가 한껏 느껴진다. 이곳 청도 프로방스 포토랜드는 1996년 청도 테마랜드로 개장 후, 2012년 청도 프로방스 포토랜드로 다시 재조성되었다. 포토랜드라는 이름답게 20여 개의 다양한 컨셉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스튜디오를 비롯해 100여 곳이 넘는 야외 포토존을 갖추고 있다. 


별이 가장 밝게 빛나는 계절, 겨울이 왔다. 하지만 청도 프로방스의 별은 유난히 더 빛난다. 청도 프로방스에서는 해가 지면 마치 밤하늘의 별들이 지상에 내려앉은 듯 반짝이는 빛축제가 시작된다. 수만 개의 전구로 이루어진 조형물들이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는다. 특히 310m 코스의 집라인(ZIP LINE)을 타고 청도 포토랜드를 내려다보는 이색체험을 해본다면 밤하늘 위를 나르는 색다른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청도 프로방스 포토랜드의 빛축제는 12월 15일까지 진행되니, 올해의 끝에서 더욱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보자. 

경북 청도군 화양읍 이슬미로 272-23  /  10:00~23:00 연중무휴


▲ 청도 용암온천 (사진 출처 = 청도 용암온천 제공)

용을 치료한 온천수, 용암 온천

용암온천(龍巖溫泉)에서 ‘용암’은 용바위를 뜻한다. 동해 용궁에 내려왔던 쌍용 중 한 마리가 동해 절경에 취해 여의주를 떨어뜨리고 상처를 입고 헤매던 중, 이곳 가마골 골짜기에 몸을 숨기고 치료하며 큰 바위에 올라가 아흐레 밤낮 동안 하늘을 우러러 죄를 빌었다고 한다. 용의 지성에 감동한 하늘은 마침내 용의 승천을 허락하고, 잃어버렸던 여의주를 찾아 다시 승천하게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용이 죄를 빌었던 그 바위가 있는 골짜기를 용골이라 부른다. 특히, 이 용바위에는 용의 발자국과 같은 흔적이 패여 있었으며, 비가 오면 바위에서 용의 비늘과 비슷한 것이 번들거리는 빛을 발했다고 한다. 이 전설을 토대로 용이 치료하고 승천한 곳이라 하여 용암온천이라 명명되었다. 


청도 용암온천의 온천수는 지하 1008m 암반에서 뿜어져 나오는 43.7℃ 천연 광천수로서 만성피로 회복, 면역증강 신경계통질환 및 노폐물 제거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청도의 아름다운 경관을 즐길 수 있는 노천탕부터 산수유 탕, 황토 한방 탕, 레드와인 탕, 유아 전용 탕까지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해 기호에 따라 색다른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이곳은 단순한 온천욕을 넘어서, 치료용으로 이용되는 아쿠아테라피 시설과 숙박시설까지 함께 갖추고 있기에, 1박 2일 일정의 청도 여행이라면 꼭 쉬어가야 할 필수 장소. 추운 겨울, 따뜻한 온천여행만 한 힐링 여행이 있을까?

경상북도 청도군 화양읍 온천길 23


▲청도 소싸움 테마파크 (사진 출처 = 청도군청 제공)

청도 소싸움 테마파크

경북 청도군에서는 ‘정월 씨름, 팔월 소싸움’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소싸움'을 빼놓을 수 없다. 실제 소들의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청도 소싸움 경기장을 방문할 예정이라면 청도 소싸움 테마파크까지 잊지 말고 들리자. 2012년 개관한 이곳 청도 소싸움 테마파크는 전국 유일의 소 박물관으로 불린다. 이곳에서는 소싸움 유래·기술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워낭, 코뚜레, 쟁기와 작두 등 소와 관련된 모든 것을 전시하고 있어 아이들과 함께하는 학습 체험 장소로도 좋다. 또한, 줄다리기와 달리기, 사진 촬영 등의 체험관이 운영되고 있다. 기획 전시관에서는 소싸움을 그리는 대표적인 화가 손만식의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소싸움 올림피아드로 불리는 4D 영상 관람실은 치열했던 황우와 흑우의 대결을 박진감 넘치는 화면 구성과 스토리로 묘사해 입체 영상을 포함한 생생한 4D 영상으로 제공한다. 

경상북도 청도군 화양읍 남성현로 346 / 9:00~18:00 / 매주 월요일 휴관


▲ 청도 와인터널 (사진 출처 = 청도 와인터널 제공)

와인 터널에서 돌이켜보는 한 해

약 100여 년 전,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기차가 다니던 열차 터널이었던 이곳은 현재 세계로 나가는 와인의 통로가 되었다. 이곳 와인터널은 청도의 대표 특산품인 감으로 만든 가장 한국적인 맛의 특별한 와인을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연중 15℃의 온도를 유지해 와인이 숙성에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곳 와인 터널은 감와인를 숙성하는 환경에 적합할 뿐만 아니라, 언제나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 여름은 시원한 피서지로, 겨울 역시 추위를 피하기에 좋은 관광지로 사랑받고 있다. 단돈 2,000원의 저렴한 입장료를 더하면 와인 터널의 유료구간을 관람할 수 있는데, 예술 갤러리, 역사기행 박물관, 와인 맛 감별 공간 등으로 새롭게 개발되어 볼거리가 다양하다. 이 외에도 다양한 문화 체험 프로그램이 있다. 


프로그램 종류로는 와인 시음부터 와인 만들기, 감 따기, 꿈 체험 등으로 감와인을 조금 더 자세히 알 수 있다. 특히 꿈 체험 프로그램은 와인이 숙성되는 동안 꿈도 함께 이루어지는 기분이 들게끔 해 인기가 높다. 꿈을 적은 종이를 와인병에 넣은 후 입구를 코르크로 막고 라벨을 적어 와인터널 숙성고에 보관하는 방식으로, 병마다 자신들만의 꿈과 사연을 적어 보관할 수 있다. 이곳을 다시 찾았을 때 추억까지 되새길 수 있어 더 좋다. 

경북 청도군 화양읍 송금길 100 / 평일 09:30~20:00 / 주말 9:30~21:00


글 손시현 / 정리 에스카사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