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향 가득한 봄, 이현세 만화 거리로 떠나는 울진 여행

매화향 가득한 봄, 

이현세 만화 거리로 떠나는 울진 여행

이른 봄이면 매화꽃 향기가 거리 곳곳을 뒤덮는 곳, 울진 매화마을. 매화꽃 향기처럼 은은한 여유가 느껴지는 이곳에는 특별한 벽화 거리가 있다. 바로 ‘이현세 만화 매화벽화 거리’이다. 고즈넉한 마을의 풍경에 짜 맞춘 듯 잘 어울리는 이현세의 만화는 매화면사무소를 시작으로 길게 늘어서 있다. 금방이라도 까치와 엄지가 걸어 나올 것만 같은 나즈막한 담장 길을 따라가 보았다. 



만화가 이현세 그리고 까치

설까치, 최엄지, 마동탁. 80년대의 향수를 지닌 이들이라면 결코 잊을 수 없는 이름일 것이다. 바로 한시대를 풍미했던 이현세의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 속 주인공의 이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30년이 훌쩍 흐른 현재, 이 이름을 모르는 젊은이들도 꽤 많을 것이다. 


하지만, 80년대를 겪지 않았던 이들이라 할지라도, “난 네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라는 노랫말은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이 노래는 당대 최고의 가수 정수라의 ‘난 너에게'라는 노래로, <공포의 외인구단> 주인공 까치가 엄지에게 했던 명대사에서 그대로 따왔다. 

도태된 야구선수들이 모여 최고의 팀이 되는 스토리의 <공포의 외인구단>은 약자가 살아남기에 척박했던 80년대의 시대적 배경과 맞물려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이를 원작으로 한 영화와 드라마 등이 제작되었다. 이 밖에도 ‘떠돌이 까치’, ‘아마게돈’, ‘남벌' 등 여전히 명작으로 꼽히는 이현세의 만화는 당시 세대를 초월하는 대중문화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고, 그는 여전히 만화계를 대표하는 거장으로 통한다. 

이현세 만화거리를 걷다

사실 울진은 이현세 만화가의 정확한 출생지거나 고향은 아니다. 그의 출생지는 경북 포항으로, 울진은 이현세 만화가의 아버지가 정착한 곳이다. 하지만, 그는 이곳 울진 역시 그의 고향 중 하나라고 전한다. 이러한 인연으로 2017년, 울진 매화마을에 이현세 만화가와 문하생 20여 명이 직접 40여 일간 벽화를 제작했다. 50여 컷의 이현세 만화가의 작품들은 길이 250m의 노후화된 마을 담벼락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또 벽화 속에는 그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호기심이 없다면 인생은 아무것도 아니다’, ‘잘 노는 사람이 문화를 만든다’ 등의 주옥같은 문구와 명대사들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만화 거리를 걷다 보면 마치 내가 만화 속으로 들어온 것 같기도 하고, 만화 속 주인공들이 세상 밖으로 나온 것 같기도 하다. 

이곳은 2017년 12월 말에 준공식을 거쳤지만, 아직 조성 사업이 진행 중이다. 매화 벽화 거리 곳곳에는 계속 매화나무가 심어지고 있기에 해를 거듭할수록 매화 향기는 더욱더 짙어질 예정이다. 

매화 만화 도서관에서 추억 속으로

하늘색 바탕에 홍매화가 그려져 있는 매화면사무소부터 시작해 만화 거리를 걷다 보면 매화면 복지회관이 나타난다. 이곳 1층 작은 도서관 옆에는 이현세 만화가의 모든 작품을 무료로 볼 수 있는 매화 만화 도서관이 있다. 이곳에는 이현세 만화가의 작품을 비롯한 1,000여 권의 도서가 진열되어 있다. 


편안하게 독서를 즐기는 지역 주민은 물론 아이와 함께 매화 도서관에서 만화책을 읽으며 여유를 즐기는 가족 단위의 관광객까지 매화 거리를 찾는 이들에게 매화 만화 도서관 역시 필수 관광 코스다. 매화가 흐드러지게 핀 봄, 담장이 도화지가 되는 이 길 위에서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발걸음마다 한 장씩 만화의 페이지를 넘겨보는 것은 어떨까? 


이현세 만화거리 

주소 : 경상북도 울진군 매화면 매화4길 3 (매화리 1158-7)



울진 1박 2일 추천 여행 코스

첫째 날 : 죽변등대→드라마 〈폭풍 속으로〉 세트장→덕구온천리조트 

둘째 날 : 성류굴→등기산스카이워크→후포벽화마을



울진대게축제 

기간 : 2019.02.28~03.03




에스카사 매거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