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에 관한 여러가지 이야기

치매에 관한 여러가지 이야기

소리 없이 찾아와 지난 날 소중한 기억을 빼앗아 가는 병 치매. 환자는 물론이고 가족에게 고통을 안기면서도 완치가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무서운 질병 중의 하나이지만 외관상 크게 보이질 않아 소홀히 대하는 질병이다. 인간의 존엄성과 인격이 상실 되버리는 무서운 질병에 대해 컬럼비아 의과대학원 교수이자 홀리네임 신경내과 전문의인 최윤범 선생님을 찾아가 치매에 대한 얘기를 들어보았다.


(글 최윤범 신경내과 전문의 / 정리 에스카사)


최윤범 선생님 안녕하세요. 먼저 간단한 본인 소개부터 해주세요.

저는 15세인 중3때 미국 뉴욕에 부모님 따라 이민을 왔어요. 특목고인 뉴욕 브롱스 싸이언스 고등학교를 거쳐서 하버드대학교를 졸업한 뒤, 하버드 의대에서 학위와 신경과학과 박사 학위를 동시에 받아  (MD-PhD)  컬럼비아 의대에서 신경내과 레지던트 마치고 노벨상 수상자 에릭 리처드 캔델(Eric Kandel)교수님 밑에서 연구원으로 일했습니다. 뉴저지에서 파트 타임으로 한인 환자를 돌본 지 10년 정도 되고요. 현재 컬럼비아 의과 대학교 교수로 기억력의 형성에 관하여 분자 생물학과 세포학적 관점에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노벨상 수상자 교수님의 지도를 받으셨군요! 에릭 켄델 교수님에게 받은 영향은요? 또 의대로 진학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지? 그리고 현재 직업에 만족하시나요?

에릭 캔델(Eric  Kandel)의 제자로서 그에게 배울 점은 보통 위대한 과학자는 천재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혼자 모든 연구를 한다고 생각 하기 쉬운데 그분은 독창적인 문제에 대해 과감하고 창의적인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새로운 연구 방법을 조언해 줄 수 있는 팀원과의 교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입니다. 


또 자신의 창의성을 실질적인 실험으로 증명해 낼 수 있는 제자를 양성하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는 훌륭한 분이지요. 그분의 제자임을 늘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어요. 의대 진학은 제가 고교 때부터 과학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대학 때부터는 신경과학에 대한 연구에 관심이 많았지요. 그러나 연구만 하는 것보다 임상을 경험으로 연구를 계속한 뒤 그러한 결과를 가지고 다시 환자를 위해 치료하는, 현재의 직업에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신경내과에서 취급하는 병은 어떤 것인지, 신경내과를 잘 모르는 독자를 위해 간단하게 전공 설명 좀 해주세요. 

신경내과란 뉴얼러지 (Neurology)인데 정신과 (Neuropsychiatry) 와는 진료 과목이 다릅니다. 신경내과 진료는 치매뿐만 아니라 파킨슨, 뇌졸증, 뇌종양을 치료하고요. 또 노인성 만성 퇴행성 질환이지만 젊은 사람에게도 많은 편두통도 포함되고 간질, 손발 저림, 어지럼증, 주부가 많이 걸리는 손목터널 증후군도 포함되는데 이는 증상과 간단한 근전도 검사(EMG - electromyography )로 진단을 내릴 수 있어요. 이렇듯 신경내과는 다양한 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과목입니다.


지난 2월에 홀리네임 병원에 아시안 치매 센터가 개원하고 선생님께서도 참여하고 계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치매란 뭔가요? 또 치매 초기 증상과 건망증과는 뭐가 다른가요?

치매는 주로 내과,신경과적 원인으로 인해 뇌 신경의 지속적인 손상이 일어나 사회생활과 일상생활 유지가 곤란해지는 증후군입니다.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의 짐이기 때문에 잘 대처해야 하고요. 


가장 특징적인 증상으로 기억장애가 있는데 자녀나 친척의 이름을 제대로 말하지 못할 뿐 아니라 생년월일, 주소, 과거직업, 자신의 이름까지도 모르게 되는거죠. 지남력 장애는 지금 몇 시인지. 내주위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고 시공간장애가 오면 길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거리를 측정하는 능력도 떨어집니다.  또 다른 증상으로는 언어장애인데 초기엔 정확한 단어를 찾지 못해 유사한 단어를 사용하다가 차츰 상대방의 대화내용을 이해하지 못하여 동문서답을 하게 됩니다. 


그외에도 실인증, 환청, 불안, 심한 감정의 기복과 피해망상, 의심, 공격적 행동입니다. 건망증은 집중을 못 해서 일시적으로 기억이 잘 안 나는 현상이지만 치매는 기억이 전혀 나질 않아서 일상생활에 불편이 지속하면서 악화하는 것이지요. 티비에 나온 유명인 얼굴을 보고 처음엔 이름이 기억 안나지만 시간이 지나거나 다른 사람이 주는 힌트에  바로 떠오르면 건망증이고 아무리 말해도 그 이름은 처음 듣는다고 말하면 치매입니다. 


또  온순한 분이 갑자기 화를 낸다던지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모를때 남이 훔쳐갔다고 단정한다던지 하는 의심은 치매일 가능성이 높슴니다.  제 환자 분이신 70 세 여성은 기억력은 나쁘지 않은데 살림도 안하고 목욕도 안하려하고 마치 아기처럼 변해서 테디베어를 자식처럼 데리고 다닙니다. 전두측두엽이란 치매인데 이는 그래도 양호한 편이지만 폭력이나 자식이 돈을 훔친다고 의심하거나  배우자의 외도를 의심해서 가족을 힘들게 하는 치매증상도 있지요.


치매도 증상에 따라 종류가 다르나요? 예방이 가능 하나요?

치매의 종류가 많습니다. 먼저 우울증을 앓고 계시는 분이 많은데 특히 노인분은 우울증이 기억력이 떨어지는 현상으로 나타납니다. 그래서 우울증과 치매를 구별하는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치매와 알츠하이머 병 하고 차이점이 무었이냐고 물어보시는 분이 있는데, 알츠하이머 병은 가징 흔한 치매의 한 종류입니다. 


흔하지는 않지만 완치가 가능한 치매도 있습니다. 또 반대로, 기억력이 떨어저도 치매가 아닐수도 있습니다. 어제 가족과 함께 찾아온 70대 노인 분의 경우, 이발소에 가셨는데 며칠이 되도 안돌아오셔서 가족이 걱정하고 있는데 경찰의 전화가 왔답니다.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가스를 넣고 있는 중에 이상한 행동이 보여서 경찰이 가족에게 연락을 해준 것이지요. 


그런데 본인이 왜 어떻게 20시간동안 운전을 해서 그곳에 왔는지 모르는겁니다. 이경우는 일시 전 기억상실증 으로 치매가 아닙니다. 치매 예방 수칙으로는 유산소 운동, 읽고 쓰기, 가족 친구들과 정기적으로 소통이나 모임을 갖고 금연과 술을 적게 마시며 내과 정기 검진으로 혈압, 당뇨, 고지열증 등을 미리 치료하는게 좋지요.


건망증과 치매는 다르다고 하는데 이런 증상을 보면 치매를 의심할 수 있다. 이런건 뭐가 있을까요?

티비에 나온 유명인 얼굴을 보고 처음엔 이름이 기억 안나지만 시간이 지나거나 다른 사람이 주는 힌트에  바로 떠오르면 건망증이고 아무리 말해도 그 이름은 처음 듣는다고 말하면 치매입니다. 또 기억력은 좋은데 온순한 분이 갑자기 화를 낸다던지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모르거나 남이 훔쳐갔다고 단정한다던지 하는 의심은 치매이고요. 


기억력뿐 아니라 인지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경우를 말합니다. 제 환자 분이신 70 세 여성은 기억력은 나쁘지 않은데 살림도 안하고 목욕도 안하려하고 마치 아기처럼 변해서 테디베어를 자식처럼 데리고 다닙니다. 전두측 두엽이란 치매인데 이는 그래도 양호한 편이지만 폭력이나 자식이 돈을 훔친다고 의심하거나  배우자의 외도를 의심해서 가족을 힘들게 하는 치매증상도 있지요.


가족 중에 치매가 왔을 경우, 처음엔 어떻게 해야 할 지 당황하는 분이 많이 계시는데요. 홀리네임 프로그램이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사실 치매는 의사 개인으로 해줄 수 있는게 한계가 있습니다. 진단도 치료도 공동 협진이 중요하지요. 무엇보다도  환자를 돌볼 가족을 써포트 해주는게 중요합니다. 바로 홀리네임이 그러한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의사가 정밀하게 진찰하려면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의사의 자세한 검진 전에 홀리네임 치매센터의 상담을 통해서 예비 진단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데 대략 간단한 예비진단 후 전문의에게 간다면 시간적 경제적 도움이 되실 겁니다. 또 치료 중에라도 홀리네임이 안내하는 요양원 입원 등 제반 사항 등을 도움 받을 수 있어서 치매 환자를 둔 가족에겐 매우 유익한 프로그램입니다.


한인 신경내과 의사로서 한국어를 잘하시는게 장점이시죠?

그렇습니다. 이곳에 한인이 많아지는데 청진기가 아닌 대화로 진단하는 신경내과는 한국말을 잘하는 의사가 필요합니다. 저는 한국어 구사 능력이있는 의사로서 같은 한인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거나 사회에 기여하고 싶은 맘이 크지요. 제 부모님 연세의 영어 불편한 환자를 돕는걸 무척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민세대인 저희가 의사나 전문가등 미국 주류 사회에서 활동하는 것도 좋지만 자라나는 한인 2세대에게 한국인 으로서의 뿌리를 잊지 않고 더불어 살아가는게 좋지요. 


치매 부모를 앓고 계시는 가족, 친지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환자의 증상이 심해져서 가족이 감당하지 못할 경우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간병인인 가족의 건강도  중요하니까요. 간병인의 몸과 맘이 건강하고 행복해야 환자도 증상이 나빠지지 않습니다. 즉 가족이 환자로부터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야 환자의 치료에도 도움이 되는겁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성공하신 의사로서 학부모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계시다면요?

직업으로 의사가 되면 좋은 점도 많습니다. 병든 사람을 치료해주는 보람말고도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직업이니까요. 그러나 본인의 적성이 안맞아서 스트레스나 번아웃이 된다면 본인에겐 좋은 직업이 아닙니다. 치매에 대한 예방이나 증상을 늦출 수 있는 방법을 말씀드리면 뇌졸증은 혈관에 손상이 온거라서 컨디션에 따라 좋아지기도 하고 더 나빠지기도 합니다. 


감기나 숙면 부족으로 증상이 다르지요. 그러니 예방차원에서 라도 평소 건강관리를 잘 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또 마지막으로 해드리고 싶은 얘기는 같은 병을 앓고있는 가족끼리 서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교류도 활발히 하시는게 좋지요. 가족끼리 서로 교류하는 장이 필요한 분은 홀리네임 아시안 치매센터를 적극 활용하면 좋을 것입니다.   


글 최윤범 신경내과 전문의 / 정리 에스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