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심리 이야기 투모로우

영화 심리 이야기 투모로우


영화 <투모로우>의 줄거리는?
기후학자인 잭 홀박사는 동료인 프랭크 그리고 제이슨과 함께 남극의 라슨 빙상 (Larsen Ice Shelf)에서 탐사를 진행하던 중 빙하가 부서져 나가는 것을 목격합니다. 그 후 뉴델리에서 열린 유엔 국제회의에서 지구의 온난화로 인해서 북극의 빙하가 녹고 바닷물이 차가워지면서 지구 전체가 빙하로 뒤덮이는 재앙이 찾아올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하지만, 미 부통령인 레이몬드 베커는 잭의 우려를 무시해버립니다.

얼마후 잭의 경고처럼 지구 북반구에 강력한 폭풍이 형성되어 캐나다, 스코틀랜드 및 시베리아 지역에는 초강력 폭풍이 몰아닥치지요. 거대한 허리케인 이후 지구는 화씨 영하 150도로 급격히 기온이 떨어져 신빙하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한편, 잭 홀박사의 아들 샘은 친구들과 함께 뉴욕 맨해튼에서 열리는 퀴즈대회에 참가하게 됩니다. 갑자기 뉴욕에 엄청난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거대한 푹풍에 의한 해면 상승으로 맨해튼 전체가 물에 잠기기 시작합니다.

가까스로 뉴욕 공립 도서관에 피신한 샘은 잭과 엄마인 루시에게 연락을 취하지요. 잭은 아들에게 도서관 안에 머물러 있으면 곧 구하러 가겠다고 약속합니다. 도서관 밖을 나가면 금세 동사를 해 버리는 강력한 추위에 맞서 샘과 함께 피신한 생존자들은 도서관 책을 태우면서 겨우겨우 추위를 견뎌냅니다. 잭의 조언에 따라, 미국 대통령인 블레이크는 이미 늦어버린 북부지역 주민들은 포기하고 남부지역 주민들에게 멕시코로 피난할 것을 명령합니다. 잭은 동료들과 함께 살인적인 추위를 뚫고 맨해튼에 갇힌 아들을 구하러 뉴욕까지 북진하게 되지요.

결국, 온갖 위험과 도전을 겪으면서 잭은 아들과 생존자들을 구하게 됩니다. 대통령은 잭의 경고를 무시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텔레비전을 통해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생존자들을 구하러 헬리콥터를 보내겠다고 약속하지요. 구조단은 잭과 샘과 함께 있던 생존자들을 구하고 돌아오는데 상공에서 내려다본 도시의 모습은 꽁꽁 얼어있지만 처절할 정도로 아름답고 청명합니다.


탐욕과 이기심의 인간 심리가 초래한 재앙
얼마 전 트럼프 미 대통령은 파리기후 협약을 공식 탈퇴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전임 오바마 대통령 재임 중이던 2016년 9월 협약을 비준한 지 9개월 만에 공식 백지화시킨 것이지요. 그는 “파리 협정이 미국에 불이익을 가져다준다”고 역설하고 “나는 파리가 아니라 피츠버그 시민의 대표가 되기 위해 선출된 대통령”이라며 자신의 지지층을 겨냥한 발언을 했습니다. 미국이 비준을 통해 약속한 이산화탄소 배출감소 계획이 피츠버그와 같은 공업지역에 거주하는 트럼프 지지층들과 미국 경제에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지요. 세계 제2위 이산화탄소 배출국인 미국의 탈퇴 선언으로 지구 온난화를 감소하려던 파리협정의 미래도 매우 불투명하게 된 것입니다.

그 후 2017년 겨울,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지구 북반구 지역은 최강한파와 독감으로 시달렸습니다. 북극의 차가운 대기를 막아주던 제트기류 고리가 지구 온난화로 인해 느슨하게 되면서 차가운 기류가 지구 북반구를 강타한 탓입니다. 또한 온난화로 북극의 얼음이 녹을 수록 지구 해면은 점점 상승하게 되고 중국과 한반도를 비롯한 공업지역이 대기오염으로 인해 온난화가 유발되었다. 지구온난화는 인류의 근시안적인 탐욕과 이기심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기적인 기업가와 국가는 경제발전을 앞세워 온난화의 경고를 무시한 채 경제성장 위주의 정책을 밀어붙입니다. 


이에 편승한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은 지구온난화 연구가 과장되었다고 주장하며 당장 자신들의 경제적인 이득을 위해 석유와 석탄 채굴에 열을 올리고 있지요. 양희은 씨의 ‘작은 연못’은 깊은 산 오솔길 옆에 있는 연못에 이전에는 예쁜 붕어 두 마리가 살고 있었는데 서로 싸워 한 마리가 죽고 결국 물이 썩어들어가 지금은 아무것도 살지 않는 더러운 곳이 되었다는 노래입니다.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이 결국 우리 모두에게 재앙만 가져올 뿐이라는 점을 시사하는 것 같습니다. 반면, 남극의 황제펭귄 무리는 새끼를 낳고 서로의 몸을 밀착시켜 허들링을 하며 서로의 체온을 통해 극심한 추위를 이겨나갑니다. 배려와 협동을 통해 상생을 만들어가며 새끼를 지켜냅니다. 재난 영화인 투모로우가 보여주는 지구 재앙이 얼마든지 인류에게 닥칠 수 있습니다. 영화는 탐욕스러운 인류의 미래에 대한 경고를 보내는 동시에 희망과 상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역진
영화에서 아버지 잭 홀 박사는 모든 사람이 생존을 위해 남쪽으로 피난하고 있을 때 거꾸로 필라델피아와 뉴저지를 거쳐 뉴욕으로 북진합니다. 뉴욕 도서관에서 생존자들과 함께 책을 태워서 극심한 추위를 가까스로 버텨내고 있는 아들, 샘을 구하러 죽음을 무릅쓴 도보 행진을 떠나게 된 것이지요.

잭의 행동은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과는 매우 상반되어 있습니다. 인간을 비롯한 동물은 자신에게 닥친 위험을 자동반사적으로 피하려는 속성을 지니고 있지요. 그런데 어떻게 자연의 진리를 거스르는 일을 할 수 있을까요? 화재 현장에서 자식을 구하기 위해 불길 속에 뛰어드는 아버지, 악어에 물린 아이를 구하기 위해서 악어에게 달려들어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는 어머니, 장애아들을 구하기 위해 찻길에 뛰어든 아버지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자식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는 것은 이성적이라기보다는 감정적 충동의 작용입니다. 자식에 대한 본능적인 사랑이 이성을 마비시키고 무모하게 보이는 행동을 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비이성적으로 보이는 행동은 자율신경계의 작용이면서 동시에 고차원적인 인간의 능력입니다.  그래서 다른 동물과 비교해 인간이 더 위대한 게 아닐까요?


글 윤성민 박사, DSW, LCSW-R, CASAC, RPT-S, ACT

에스카사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