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의 사랑방 대구 동구의 팔공신협

동양이든 서양이든 예로부터 서로 돕고 서로의 이익을 나누는 다양한 형태의 공동체는 존재해왔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향약이나 두레, 계 등으로 비슷한 성격의 공동체가 있었다. 오늘날은 그것을 협동 조합이라 부른다. 그중 신협은 서로 신뢰할 만한 사람들이 스스로 조직한 비영리 금융협동조합이다. 조합원이 신협의 주인이자 경영자 이자 이용자다. 은행과 별반 다르지 않은 업무를 하지만 불우이웃 돕기나 자원봉사, 문화센터 등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는 좀 더 지역민과 밀착된 금융조직이라고나 할까. 그중 대구 동구의 한 신용협동조합에 주목해보려고 한다. 1996년 작게 시작해 현재는 3군데 지점까지 내고 총자산 1,500억 원에 만 명이 넘는 조합원 수를 자랑하는 팔공신협. 팔공신협의 이야기를 오기환 이사장에게 들어보았다.




안녕하세요. 우선 팔공신협에 대해 소개를 좀 해주세요.

우리 조합은 1996년에 설립되어 올해로 21년째 접어들었습니다. 본점을 비롯하여 혁신도시지점, 율하선수촌지점, 큰고개역지점까지 1본점 3지점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조합 총자산은 1,500억 원이고 총 조합원 수는 1만 1,000여 명에 달합니다. 금융서비스는 물론이고 조합원이 요가, 고전무용, 하모니카, 댄스스포츠, 밸리댄스 등 다양한 강좌를 저렴하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문화센터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 팔공신협은 믿음과 나눔의 정신을 바탕으로 조합원에게 도움을 주고 지역과 조합원에 이익을 환원하는 조합원 중심의 경영철학으로 움직이는 협동조합입니다.

 


대구경북 경영평가 목표관리부분에서 팔공신협이 2006년부터 거의 매년 수상을 했는데요. 꽤 내실이 탄탄한 곳인가 봅니다.

매년 우수상이나 최우수상을 받았고 2008년엔 대상까지 받았죠. 2008년 경영평가 대상 수상 이후 2016년까지 9년 연속 경영평가 목표관리 부분에서 수상했습니다. 우리 신협은 아침마다 한 명도 빠짐없이 전 직원이 회의를 통해 업무를 공유하고 워크숍에서 정해진 미션과 비전을 같이 외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워크숍은 매년 1박 2일로 진행되는데, 이 기간에 전 직원이 화합하는 시간을 가지고 앞으로 목표관리에 대한 계획과 발전방안에 대해 토론하고, 비전 및 미션을 수립하여 조합이 나아갈 방향을 정하고 있습니다. 2017년도 비전은 ‘지역주민과 소통하고 조합원을 위한 팔공신협’이며, 미션으로 ‘조합원에게 신뢰와 소통, 행복을 전달하는 팔공신협’...

 

‘사회공헌 활동으로 조합원과 하나되는 팔공신협’, ‘오직 조합원과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는 팔공신협’으로 정해졌습니다. 이렇게 미션과 비전이 정해지면 우리 조합이 나갈 방향을 잡고 목표관리가 이루어지며 직원들이 맡은 바 업무를 책임감 있게 추진해서 좋은 성과가 나타났다고 봅니다. 모두 직원들 덕분이죠.




팔공신협은 봉사도 하는 걸로 유명한데요. ‘팔사모’라는 신협봉사 봉사 모임도 있다면서요?

팔사모는 ‘팔공신협을 사랑하는 모임’의 줄임말인데요. ‘팔사모’로 활동 하는 조합원들은 누구보다 앞장서 자발적으로 봉사하는 마음을 가지신 분들입니다. 겨울에는 독거노인을 위한 방한 용품을 지원하고... ‘아름다운가게’를 통해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전달하며, 매년 방송 3사에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팔공요양병원에 매년 분기별로 1회 봉사활동을 나가는데 조합에서 운영하는 문화센터 수강생들이 하모니카, 고전무용, 밸리댄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여 어르신들에게 큰 즐거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정말 봉사가 쉬운 일이 아닌데 대단하시네요. 봉사활동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세요?

‘팔사모’ 봉사단이 처음 팔공요양병원에 방문했을 때가 생각이 나네요. 봉사단 연령대가 50, 60대라 병원에 계신 분들을 보고 각자 부모님 얼굴이 떠올랐는지 모두가 눈시울이 붉어지고 울음이 멈추지 않아 위문 공연 시간이 지체되는 해프닝이 있었어요.

 

그리고 밸리댄스 공연팀은 뱃살이 드러나는 약간의 노출이 필요한데요. 비록 젊은 아가씨들처럼 가꾸어진 몸매는 아니지만 어르신들의 눈에는 하나같이 예쁜 딸처럼 보였나 봅니다. 공연이 끝나면 손을 꼭 붙잡으시고 “다음에 또 올 거지?”라고 재차 물으시니 말이죠. 팔사모 봉사단이 팔공 요양병원으로 봉사활동 나간 지도, 2012년 9월부터 시작했으니, 어느덧 6년째 입니다. 어르신들과 우리 팔사모 봉사단 회원은 이제 가족 같아요. 헤어질 때 아쉽고 금방이라도 다시 보고 싶어 하고 그렇죠. 봉사단 모두의 진심 어린 봉사정신이 있어서 가능 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봉사뿐 아니라 지역주민과 함께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우리 조합은 신협운동을 확산하기 위해 먼저 앞장섰고 신협의 정신을 널리 알리고 지역사회 주민과 소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습니다. 대구시에서 주관하는 ‘대구사회적경제 한마당’, ‘대구사회적경제 박람회’ 같은 행사에 참여해 신협의 금융상품을 알리고, 협동조합의 정신인 협동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도 했죠. 앞으로도 대규모 행사엔 자주 참여해서 꾸준히 지역민과 함께 할 생각입니다. 또한 조합원 가정에서 쓰지 않는 의류 및 물품들을 수집하여 ‘아름다운가게’에 기증하고, 매년 바자회 행사에도 참여해 수입금 전액을 불우이웃돕기로 기부하고 있어요.


그리고 다양한 교육의 장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대학생을 위한 협동조합 강연 및 취업고민 해결을 위한 교육, 솔잎아동센터 및 중고등학생 대상의 교육도 주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창업을 준비하는 전국 청년들에게 선배 협동조합으로써 든든한 조력자가 되는 ‘청년협동조합 창업지원사업’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전국의 11개 신협이 참여했는데, 대구경북지역 104개 조합 중에서는 우리 팔공신협이 대표해서 참여하고 있죠. 협동조합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청년들에게 좋은 멘토가 될 수 있고 이것이 바로 신협운동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또한 조합원을 위한 특별 이벤트로 힐링 캠핑카, 삼성라이온즈 파크 스윗박스를 운영하여 추억을 만들어 드리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세요.

저는 고향이 거창이지만 경북대학교를 나오면서 58년째 신암동에 살고 있습니다. 1995년에 초대 민선 동구청장에 당선되면서 동구 주민들과 많이 소통하고 애로사항에 귀를 기울이면서 시작된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고 봅니다. 이런 인연이 밑바탕이 돼서 제가 몸담고 있는 팔공신협에서 지역을 위해 헌신하고 주민을 위해 더 나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사실 요즘 모든 금융기관이 어렵습니다. 가계대출 제한 정책 때문이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조합원에게 더 나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끊임없이 고민하고 개선하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조합원들과 함께 신도청기행, 일본큐슈, 신협중앙회 연수원 등 조합원 관광교육을 다녀왔는데요. 앞으로도 더 많은 조합원이 조합원 관광교육으로 신협을 알 수 있고 즐거운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우리 팔공신협은 지금까지 그랬듯이 늘 열려 있습니다. 지나가다 급하면 화장실도 쓰시고 더우면 땀도 식히시고, 차도 한잔 하는 지역민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공간이 될 것입니다. 또한 서민금융기관으로써 지역 주민들의 사회적 경제를 책임지며, 늘 소통하고 언제나 함께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는 신협으로 거듭나고자 합니다. 지켜봐주세요.


S.CASA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