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는 늙고 늙은이는 죽는다.” 문학평론가 이어령 박사

“젊은이는 늙고 늙은이는 죽는다.”

한번 뿐인 내 인생, 어떻게 살고 있나요?

- 문학평론가 이어령 박사


남들이 “당신 직업은 열두 개나 됩니다. 교수, 장관, 행정직에 언론인 등에 안 해본 것이 없잖아요.”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상 내 인생은 굉장히 좁게 산 셈이에요. 나는 어렸을 때부터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사색하는 것만이 삶의 가장 중요한 것으로 생각했기때문에 다른 길이 나한테는 없었어요.

참 후회스러운 것이 많은 꿈이 있었으면 지금 내가 또 다른 가능성이 있었을 텐데 그런 꿈을 내가 갖지 못하고 글 쓰는 것만 하겠다. 위대한 작가가 되어야겠다. 그랬기 때문에 다른 일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게 살아왔던 게 지금 생각해보면 ‘나처럼 살아온 길이 한 번밖에 없는 내 생명을 정말 값있게 살았다고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거죠.

천재 아닌 사람이 어딨어요. 모든 사람이 천재로 태어났고 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거죠. 그런데 그 천재성을 이 세상을 살다보면 남들이 덮어버려요. 학교에 들어가면 선생님이 덮고 직장에 들어가면 상사가 덮고…. 자기 천재를 전부 가리는 겁니다.

그래서 내가 늘 하는 얘기가 360명이 뛰는 방향을 쫓아서 경주하면 아무리 잘 뛰어도 1등부터 360등까지 있어요. 그런데 남들 뛴다고 뛰는 것이 아니라 각자 뛰고 싶은 방향으로 뛰면 360명이 다 1등을 할 수 있어요.

Best one이 될 생각을 하지 마세요. “Only one, 하나밖에 없는 사람이 되세요.” 자긴 하나밖에 없는데 왜 남과 같이 살아요? 왜 남의 인생이나 남의 생각을 좇아가냐고요. 사람들이 우르르 몰리는 길이라도 내가 가고 싶은 길이 아니라면 대담하게 내가 가고 싶은 길을 쓰러져 죽더라도 내가 요구하는 삶을 위해서 그 길을 가야 하는 거예요. 자기 삶은 자기 것이기 때문에 남이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그걸 늙어서 깨달으면 큰일 나죠.

사실 나는 지금 투병 중이에요. 아무리 고통스럽고 절망스러워도 죽음은 피할 수 없는 겁니다. 젊은이들의 가장 큰 실수는 자기는 안 늙는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젊은이는 늙고 늙은이는 죽어요.’ 그러니까 내일 산다고 생각하지 말고 오늘 이 순간의 현실을 잡으세요. 마치 사형수가 하루를 살 때 내일이 없다고 생각하면 그 하루가 얼마나 농밀하겠어요.

젊음을 제대로 살아보지 못한 사람은 “살아봤자 오늘도 똑같고 내일도 똑같을 텐데… 아이고 죽자.” 이럴는지도 몰라요. 지금 젊음을 열심히 살아야 늙을 줄도 알고 열심히 늙음을 삶아야 죽음의 의미도 알게 된다는 거죠. 그건 말로만 이러는 게 아니에요. 나 자신이 그렇게 살았어요.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VeHhXwv6Ucw
셀레브 영상에서 하신 말씀을 글로 옮겼습니다.


에스카사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