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옷, 그 위대함에 대하여

2019-03-27

우리의 옷,  그 위대함에 대하여

▲ (사진 출처 = 청담채 항복 제공)

외국인이 ‘한국’하면 무엇을 떠올릴까? 김치? 한옥? 한국을 방문한 이들의 기억속엔 분명 한복이 남아있을 것이다. 우리는 한복을 다른 나라와 차별성있는 우리만의 옷이라고 자신있게 외칠 수 있다. 그렇다. 한복은 한국이라는 나라의 정서와 역사가 그대로 묻어있는 전통옷이다. 대개 몸매의 윤곽이 그대로 드러나는 다른 나라의 전통 옷과는 달리 한복은 풍만한 형태에 날씬하고 우아한 선이 만나 단아함을 자아낸다. 이러한 형태와 단색이 주를 이루는 한복의 색채에서 점잖고 단아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조상들의 기호가 잘 나타나 있다.



한복, 어디서부터 시작된걸까

지금의 한복은 옛날과는 그 모습이 사뭇 다르다. 한복은 자연적인 재료로 짠 옷감을 사용했던 고조선 시대부터 그 역사가 시작되는데, 고구려·백제·신라의 삼국시대의 왕과 귀족들의 무덤에서 발견된 벽화에서도 제대로 갖춰입은 한복의 옛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즉, 한복은 고조선 시대를 기반으로 그 형태가 전해져 내려오면서 변형을 거치고, 민중들의 정서·기호와 한국의 자연조건, 사람들의 생활양식으로부터 영향을 받으며 지금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한복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그러나 오랜시간 동안 변형을 거치면서도 기존의 정통성은 잃지않고 보존되어 왔다. 마치 한복이 우리의 역사와 함께 살아온 것처럼. 


디자인과 구성이 비슷하게 이어져왔다면, 각 시대별 한복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 시대에 따라 저고리 길이, 치마의 폭, 소매통, 무늬, 색 등 여러 가지에 걸쳐 조금씩 형태가 다르다. 고구려·백제·신라의 삼국시대는 나라에 따라서도 디자인이 조금씩 달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보통 저고리가 길고 소매의 통이 매우 큰 한복을 입었다. 사극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딱딱한 허리띠 대신 천으로 허리를 동여맸고, 치마의 폭은 지금의 한복처럼 풍만하지 않고 일자로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한복 안에는 여러 겹의 옷을 입기보다 겉옷을 걸치는 쪽을 택했다. 또한 치마에 주름이 있었다는 것도 삼국시대만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겠다. 


고려시대부터는 여러 겹의 옷을 겹쳐입는 풍습이 시작됐다. 삼국시대에 비해 저고리가 허리까지 짧아져 활동에 불편함이 줄어들었다. 왕비의 경우, 저고리를 입은 후 소매가 아주 넓은 대수포를 입었다고 한다. 조선시대의 한복이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한복과 가장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짧은 저고리와 겹겹이 입은 속옷. 정치이념이었던 유교 사상에 따라 신분과 성별에 맞게 각자 다른 옷을 입었다. 삼국시대에서 현재의 한복에까지 변형을 거듭하면서 활동성과 아름다움을 모두 갖는 옷이 탄생할 수 있었다. 

▲ (사진 출처 = 청담채 항복 제공)

다들 한번쯤은 그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지금처럼 알록달록하고 화려한 장식의 한복은 왕이나 귀족이 입었던 옷이며, 서민들은 보통 천에 색을 입히지 않아 자연스럽게 드러난 미색이나 흰 옷을 주로 입었다는 것. 왕과 귀족들이 화려한 옷을 입었다는 것은 드라마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서민들은 푸른 청색이나 은은한 꽃 색등 자연에서 구할 수 있는 천연 재료를 통해 한복에 은은하고 연한 색을 입혀 입었다. 진한 색도 신분을 구별할 수 있었지만, 주로 고름의 색상이나 소매 색상으로 신분을 구별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듯 한복은 서양의 의복과는 다르게 몸의 선이 그대로 드러나도록 딱 맞게 짜여지고 각 잡힌 옷은 아니다. 언젠가 사극 드라마에서 비단을 사고 파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 평면적인 비단으로 넉넉하고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입는 사람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인체에 알맞는 주름을 잡고 끈으로 고정하는 것이 한복을 입는 방식이다. 


뿐만 아니라 과거에는 신분과 직업, 남녀와 성인, 미성년자, 계절, 예복과 평상복에 따라 각기 다른 형태의 한복을 입었다. 특히, 여름과 겨울에 입는 옷감의 소재가 다른 것이 큰 특징인데 여름철에는 모시와 삼베, 생명주, 항라, 명주 등 여름철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옷감으로 한복을 만들었다. 겨울에는 양단, 공단, 명주, 목화솜으로 만든 한복을 입어 보온 기능을 높였는데, 양단이나 공단 등 두꺼운 비단 사이에 목화솜을 넣고 꼬매 입으면 마치 지금의 패딩점퍼와 비슷해 추운 겨울나기에 더할나위없이 완벽한 옷이었다.

▲ (사진 출처 = 청담채 항복 제공)

일상 속에 자리잡다

한복을 주 의복으로 삼고 매일 입었던 옛날과는 달리 현대로 들어서면서 사람들은 주로 명절이나 결혼식 등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 한복을 입는다. 한때는 한복의 불편함을 호소하며 젊은 세대로 갈수록 한복을 입지 않아 유행으로부터 소외시되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많은 한복 전문가들의 연구와 노력으로 생활에서도 거리낌없이 즐겨입을 수 있는 이른바 ‘생활한복’이 탄생했다. 판매와 동시에 많은 젊은 세대들이 즐겨입음으로써 한복시장에도 새바람이 분 것이다. 이에 따라 생활한복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쇼핑몰 혹은 한복 브랜드도 탄생했다. 그 결과 지금까지도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한복에 대한 관심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특별한 날에만 입던 한복을 이제는 유명 관광지에서도 입을 수 있다. 한복이 우리나라 관광 문화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든 것이다. 대표적인 장소로 경복궁과 창덕궁을 꼽을 수 있다. ‘한복을 입으면 입장무료’라는 특별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많은 젊은 세대와 외국인들이 이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다. 특별한 날은 아니지만, 우리 역사의 공간에서 역사가 담긴 옷을 입어보는 것이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란 이유 때문이란다.

▲ (사진 출처 = 청담채 항복 제공)

사람들의 많은 관심과 함께 꾸준히 우리 고유의 한복의 미를 계승해가는 곳이 있다. 바로 ‘청담채 한복’. 3대에 걸쳐 가업을 이어 원단 제직부터 도매, 소매까지 직접 운영하고 있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한복 브랜드다. 드라마 <도깨비>, <보보경심 려>, <해를 품은 달>, <옥중화>, <육룡이나르샤> 등 흥행에 성공한 드라마에 한복을 협찬하기도 했다. 


주로 결혼을 앞둔 신랑 신부들의 한복 주문 요청을 많이 받는데, 평면적 이고 직선적인 느낌이 많아 자칫 밋밋할 수도 있는 한복에 레이스나 꽃 자수, 주름으로 포인트를 줘 독특함과 동시에 우아함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든다. 혼주 한복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를 위한 세련된 감성에 활동까지 편리한 한복을 제작·판매하고 있으며, 여전히 더 나은 한복에 관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글 월간 에스카사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