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움을 이겨내는 네 가지 처방

어려움을 이겨내는 네 가지 처방

인생을 살다 보면 참 어려운 일들을 많이 겪게 됩니다. 사업의 어려움, 관계 문제, 건강, 자녀, 정치, 심리적인 어려움 등 그 종류 또한 다양하지요. 그래서 하루하루 일상 속에서 행복을 지키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하나가 괜찮으면 또 다른 곳에 문제가 생기거든요. 어려움이 하나도 없는 삶을 기대한다는 것은 참 이상적인 일입니다. 


제가 상담하는 내담자들의 연령, 종교, 직업, 신분, 소득은 참 다양합니다. 노숙으로 살아가는 분도 있는가 하면 돈이 아주 많은 억만장자도 있지요. 어린 아이에서부터 나이 많이 드신 어르신도 계시고요. 종교인도 계시고 아주 높은 지위를 가진 분도 있어요. 언뜻 보기에 세상의 눈으로 살펴 보면 큰 차이가 있어 보이지요. 그런데 가만히 내면을 들여다 보면 다 어려움을 갖고 계십니다. 사람마다 서로 다른 어려움과 아픔이 있을 뿐이에요. 


(글. 윤성민박사 / 정리 에스카사)


예전에 한 중국인 천만장자 가족을 치료한 적이 있습니다. 그 가족의 가장이 어렸을 때 뉴욕에 있는 중국 폭력조직에 가입했다가 범죄에 연루되어 중국으로 추방되었습니다. 그 아내와 시부모, 세 아이가 상담을 받았지요. 추방된 아빠는 중국에서 사업을 시작해 수 년 안에 직원이 1,000명이나 되는 회사를 세웠지요. 


그의 젊은 아내는 미국에 남아 남편이 하던 사업을 운영했어요. 평범한 청바지에 화장기 없는 얼굴로 찾아와 마치 대학생 같았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직원이 150명이나 되고 연간 매출이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더군요. 남들이 보기에는 부족한 것 하나 없는 부와 물질을 소유하고 있었지만, 아빠와 남편의 부재는 남아 있는 가족의 삶을 매우 불행하게 만들었던 것이지요. 아내는 우울증에 시달렸고 아이는 불안증과 행동장애 같은 어려움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흔히 어려움은 누구에게나 있다고 말하지요. 지금 감당하기 힘든 어려움을 느끼는 분들에게 별 위로가 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삶에 닥친 어려움의 광풍을 잘 이겨 나가며 하루하루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요? 그럼 어떻게 어려움을 이겨 나가야 할까요?  


변증법적 행동치료의 창시자이자 워싱턴 주립대 심리학과 교수 마샤 리네한(Marsha Linehan) 박사는, 어떤 어려움이든 네 가지 방법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문제 해결, 인식과 감정 전환, 적극적으로 수용하기, 그리고 비참하게 지내기입니다.


하나 문제 해결하기

우선 우리에게 어려운 일이 생겼다면 문제 해결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삶에 직면한 문제의 상당수는 이 방법을 통해 해결할 수가 있지요.  문제 해결을 시도하기에 앞서 아주 중요한 질문을 먼저 해 봐야 합니다. 그 문제가 나의 능력 범위 안에 있는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만약 내가 해결할 수 있는 영역 밖의 일이라면 나머지 세 가지 방법을 사용해야 합니다. 문제 해결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가령 암에 걸려서 죽음을 앞둔 분이 있다고 치죠. 가장 유명한 암 전문병원에서 치료를 수 년간 받았지만 살 가망성이 거의 0%에 가깝다고 합니다. 이 상황에서 꼭 살아야 하는데 죽음을 앞둔 것이 문제라고 하면 환자나 가족의 문제 해결 능력을 넘어선 일이 될 수 있습니다.


문제 해결이란 갖고 있는 문제를 잘 살펴보고, 그 원인과 배경을 탐색한 후, 가능한 해결책들을  찾아 보고, 가장 합당한 해결 방법을 선택해 삶 속에서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것을 말합니다. 한 유학생 청년이 한국에 남아 있던 첫사랑 연인으로부터 이별을 통보받았어요. 이 청년의 문제가 연인과 헤어진 것이라면 문제 해결의 대상이 아닐 수 있습니다. 당장 결혼을 앞둔 연인의 마음을 바꾸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가 상실의 고통으로 식음을 전폐하고 학교에도 나가지 않는 것이라면 얼마든지 해결 방법을 찾을 수가 있을 거예요. 가장 친한 친구와 당분간 함께 지낼 수가 있고, 잠시 마음을 식히기 위해 여행을 떠날 수도 있지요. 도서관에서 공부에 몰두하거나 운동에 전념하면서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릴 수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아픔은 감당할 수 없는 큰 고난으로 변질되어 삶에서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한국에서 실연의 아픔을 잘 해결하지 못하고 한강 다리에서 몸에 휘발유를 끼얹고 투신을 시도한 청년이 있었어요. 결국 목숨을 구했지만, 평생 화상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게 되었지요. 그때 주변의 도움과 자신의 노력으로 어려움을 잘 넘겼다면 훨씬 긍정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둘 인식과 감정 전환하기

우리가 가진 어려움을 이기는 또 다른 방법은 인식과 감정 전환이에요. 최근에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었어요.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한 분들은 큰 충격을 받았어요. 로버트 드니로 같은 배우와 유명인들이 미국에서 살기 싫다며 이민을 고려했고요. 


실제 캐나다 이민국 사이트가 대선 결과 발표 당일 접속수가 많이 늘어 다운되기도 했습니다. 저도 지지한 후보가 낙선해서 마음이 무거웠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출근을 하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2008년도에 버락 오바마라는 신출내기 상원의원이 나타나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어요. 저는 당시 무척 기뻤고 미국인의 용기와 성숙함에 찬사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미국 인구의 절반은 큰 절망에 빠졌지요. 


공화당의 텃밭이었던 텍사스 주는 독립을 시도한다는 말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8년이 지난 후 오바마 대통령은 56%에 달하는 높은 지지를 받으며 큰 업적을 남긴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물론 텍사스 주도 독립하지 않았고요. 생각을 바꾼다는 것은 현실의 어려움을 바꾸지 않아도 그 어려움에 대한 내 생각을 바꾸고 편견을 조정하는 것입니다. 생각이 낙관적이고 수용적으로 바뀌면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으로부터 느껴지는 기분이 달라지지요. 


셋 적극적으로 수용하기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방법은 아무리 문제 해결을 하려고 노력하고 생각과 기분을 바꾸려고 해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을 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가령 앞에 언급한 생존 가능성이 희박한 암 환자의 예로 돌아가 보죠. 모든 노력을 다 해 봤어도 여전히 죽음을 앞두고 있다면, 남아 있는 방법은 다가오는 죽음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것입니다. 


중국의 유명한 진시황은 불로장생을 꿈꾸며 신하들을 파견해서 불로초를 구해 오라고 지시했지요. 하지만 신비의 불로초를 구하지 못하고 결국 49세라는 나이에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천하를 가진 황제였지만 진시황의 삶은 매우 불행했어요.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을 때 느끼는 두려움과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겠지요. 그러나 죽음을 피할 수가 없는 것이라면 수용하고 삶을 아름답게 마감할 수도 있었겠지요. 마음의 고통도 줄고 그러다 보면 몸이 회복될 수도 있었을 텐데요. 분노와 두려움은 결국 명약도 듣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넷 어려움을 바꾸려고 하지 않고 그냥 비참하게 지내기

마지막 방법은 어려움을 바꾸려고 하지 않고 그냥 비참하게 지내는 방법입니다. 이게 무슨 해결 방법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앞의 세 가지 방법을 다 써도 해결되지 않고 더 노력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면 그냥 고통과 아픔을 느끼면서 잠시 지낼 수 밖에 없어요. 그러다 보면 다른 해결 방법을 찾을 기회와 힘이 생길 수도 있고요. 최소한 더 큰 절망과 문제의 구렁텅이로 자신을 몰아넣지는 않게 됩니다. 


글. 윤성민박사 / 정리 에스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