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어바웃 소고기 소고기를 120여부위별 맛을 즐기는 우리나라 문화

올 어바웃 소고기

소고기를 120여부위별 맛을 즐기는 우리나라 문화

소고기를 120여 가지 부위별로 맛을 즐기는 문화를 가진 나라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뿐이다. 


소고기를 120여 가지 부위별로 맛을 즐기는 문화를 가진 나라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뿐이다. 소고기 하면 안심, 등심, 불고기, 국거리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가 식용으로 하는 소고기의 부위는 120여 가지에 달하며 부위마다 명칭이 다르다. 


미국의 문화 인류학자 미거릿 미드는 “지구상에서 소고기를 부위별로 맛을 세분해 내는 고도의 미각 문화를 지닌 민족은 한국인과 동아프리카의 보디족뿐이다” 라고 했다. 영국은 35부위, 일본은 15부위, 보디족은 51여 부위로 육식을 세분하는 데 비해 한국은 무려 120여 부위로 세분한다.우리나라는 과거에 축산물 가공 처리법에 의해 소고기를 8개 부위로 분할하고 17개 부위로 재분할했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경제성장과 더불어 식육의 소비성향이 양에서 질로 전환되면서 축산물의 고품질화를 지향하기 위해 육류의 등급제도가 도입됐다. 2014년 축산물 위생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른 농림부 고시 (식육의 부위별, 등급별 및 종류별 구분방법)에 의하면 대분할 명칭 10개 부위에 소분할 명칭 39개 부위로 명칭을 정하고 있다. 



농림부 고시에 따른 대분할 10개, 소분할 39개

대분할 10개 부위는 안심, 등심, 채끝, 목심, 앞다리, 우둔, 설도, 양지, 사태, 갈비로 구분한다. 39개 부위의 소분할은 안심은 안심살 ,등심은 다시 윗등심살, 꽃등심살, 아래등심살, 살치살로 나눈다. 채끝은 채끝살로 목심은 목심살, 앞다리는 꾸리살, 부채살, 앞다리살, 갈비덧살, 부채덮개살로 구분한다. 우둔은 우둔살, 홍두깨살로 나눈다. 설도는 보섭살, 설깃살, 설깃머리살, 도가니살, 삼각살로 구분하고 양지는 양지머리, 차돌박이, 업진살, 업진안살, 치마양지, 치마살, 앞치마살로 세분한다. 사태는 앞사태, 뒷사태, 뭉치사태, 아롱사태, 상박살 그리고 갈비는 본갈비, 꽃갈비, 참갈비, 갈비살, 마구리, 토시살, 안창살, 제비추리로 구분한다.


소고기는 종류별로 구분해서 판매를 하는데 국내산 소고기는 종류에 따라 한우고기, 젖소고기, 육우고기로 구분한다. 한우고기는 한우에서 생산된 고기를 말하고 젖소고기는 송아지를 낳은 경험이 있는 젖소 암소에서 생산된 고기를 말한다. 육우고기는 육용종, 교잡종, 젖소 수소 및 송아지를 낳은 경험이 없는 젖소 암소에서 생산된 고기와 검역계류장 도착일로부터 6개월 이상 국내에서 사육된 수입 생우에서 생산된 고기를 말한다.


소를 몰 때 휘두르는 채찍의 끝부분이 닿는다고 해 이름 붙여진 채끝살은 부드럽고 고소한 향미를 가지고 있어 스테이크요리나 산적용으로 많이 쓴다. 꾸리살은 근육의 모양이 둥글게 감아 놓은 실꾸리처럼 생겼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갈비 바깥쪽과 앞다리 사이에 있는 둥근 근육으로 마블링이 적고 식감이 쫄깃한 편이라 불고기나 국거리용으로 적당하다.


부채살은 앞다리 위쪽 부분으로 썰어 놓으면 옛날 나인들이 임금님의 좌우에서 들고 서있던 깃털 부채 모양처럼 생겼는데 약간은 질기지만 씹을수록 쫀득하며 특유의 감칠맛이 우러나 구워 먹기에 적당하다. 


홍두깨살은 뒷다리 안쪽 엉덩이 부분 우둔살 옆, 긴 홍두깨 모양으로 지방이 거의 없는 살코기 덩어리로 육즙이 진해 장조림이나 육포, 육회에 이용하면 좋다.

부위별로 다른 이름, 다른 조리법 

설도는 뒷다리 중 넓적다리 앞쪽과 위쪽 궁둥이 살코기로 설도의 도가니살에는 무릎과 발목의 연골 주변을 감싸고 있으면서 삶으면 투명해지는 젤라틴 성분이 많이 들어있다. 소 한 마리에 10kg 정도 나오는 귀한 부위로 단백질, 필수 아미노산, 칼슘, 철분, 황, 마그네슘, 칼륨 등 무기질이 풍부해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해 주로 탕으로 먹는다.


설도의 보섭살은 도가니살 윗부분 채끝에 이어지는 허리 아래 뒷다리 부분으로 육질이 연하고 부드럽고 풍미박 좋아 육회나 구이, 샤브샤브, 스테이크 등으로 사용한다. 설도의 삼각살은 삼각형 모양으로 설깃살과 보섭살 사이를 분리한 것이다. 양지는 몸통의 앞가슴부터 복부 아래쪽 부위로 지방과 결합 조직이 많아 육질이 치밀하고 단단해 오랜 시간 끓이면 국물이 진하게 우러나 국거리용으로 좋다. 하얀 지방이 살코기 속에 차돌처럼 박혀 있는 차돌박이는 소의 1번 갈비뼈에서 7번 갈비뼈 밑에 붙어 있다. 고소하고 쫀득한 듯 꼬들꼬들하면서 씹을 때 질기지도 무르지도 않아 샤브샤브나 구이용으로 좋다.


업진살은 소가 없드렸을 때 바닥에 닿는 뱃살 부분으로 질기지 않고 근육사이에 지방이 많아 구워먹거나 수육으로 먹으면 좋다. 안창살은 창문 안쪽의 커튼 윗부분의 주름살처럼 생긴 모양으로 갈비뼈 7번과 13번 사이 안쪽에 붙어 있는 토시살과 함께 내장을 붙들고 있는 근육이다. 검붉은 자주색으로 소 한 마리에 1.2~1.8kg 밖에 나오지 않는 귀한 부위다. 쫄깃한 씹힘과 고소하고 단맛의 여운이 있어 구이용으로 제격이다.



소의 머리끝부터 꼬리 끝까지 맛을 구분하는 민족

제비추리는 제비 꼬리처럼 날씬하고 긴 띠 모양의 근육살로 갈비 안쪽 목뼈의 몸통에 따라 30~40츠 정도로 길게 붙어있으며 소 한 마리에 가장 적은 250g 정도로 2개가 나온다. 짙은 붉은색을 띠며 조직이 단단하지만 부드럽고 육즙이 풍부해 고소하고 연한 맛을 자랑한다. 특히 제비추리는 지방 함량이 적고 담백해 구이용으로 최적이다.


그 밖에 소의 턱밑 부분을 멱미체라고 하고 수레나 쟁기를 끌기 위해 목에 얹는 구부러진 막대가 닿는 늑골 등 부분에 있는 가시돌기처럼 생긴 살을 멍에살이라 한다. 개씹머리는 첫 번째 위인 양에 붙은 고기로 즙을 내어 보약으로 먹는다. 소의 꼬리뼈 창자 끝에 달린 기름기가 많은 부분을 곤자소니, 양지머리 배꼽 위에 붙은 고기를 다대, 소의 사타구니에 붙은 고기를 대접, 목덜미 위쪽에 붙은 고기를 도래목정, 목덜미 아래에 붙은 살을 서푼목정, 볼기에 붙은 기름기 많은 살을 구녕살, 찌개거리로 쓰는 소의 다리 안쪽에 붙은 살을 달기살, 소의 양(첫 번째 위)에 붙어 있는 넓적한 부위를 장판머리, 젖가슴과 그 부위 살코기를 젖부들기라고 한다. 우리 민족은 소의 머리끝에서 꼬리 끝까지 근육과 내장은 물론 혓바닥, 젖통살, 도가니, 뼛속의 골수, 껍질까지 각각의 이름을 붙이고 맛을 구분하고 요리법을 개발했다.



출처. 미식사전 / 정리 에스카사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