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시대 소상공인으로 살아남기 / (사)한국소상공인컨설팅협회 회장 강신규

“자영업을 생각하신다고요?”

저성장시대 소상공인으로 살아남기

(사)한국소상공인컨설팅협회 회장 강신규



청년실업, 조기 은퇴, 얼어붙은 경제, 지속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한국 사회는 몸살을 앓고 있다. 폐업이 창업을 가뿐히 앞지르는 현재, 지표를 보면 5년간 평균 자영업체 생존율 29.6%, 외식업은 28.3%밖에 되지 않는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개개인 자영업자들에게 당장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의 가장 큰 원인을 따져본다면 시대 그 자체라고 말하는 것이 가장 이치에 맞을 것이다. 선진국 반열에 들어선 한국 사회는 앞서 수많은 나라가 겪었던 저성장시대를 맞이했다. 이러한 저성장시대를 맞이하여 (사)한국소상공인 컨설턴팅협회 강신규 회장과 현재의 자영업자들이 가져야 하는 경영방식과 생존전략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



(사)한국소상공인 컨설팅협회는? 

소상공인컨설팅협회는 전국의 소상공인들을 위한 경영 개선, 창업 등을 지원하고 있다. 주된 사업 중 하나는 매년 소상공인들을 위한 정보를 전달하는 ‘소상공인 성장 전략 심포지엄’이라는 행사를 개최하면서 그들에게 꼭 필요한 중요 안건을 토론하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10여 년 가까이 소상공인으로서 다양한 업종을 거친 후 전문 컨설턴트로서 소상공인들을 돕고 계시는데, 왜 직접 장사를 하지 않으시고 컨설턴트로 활동하시나요? 

저는 외식업 판매업, 서비스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영업을 해봤습니다. 성공한 적도 있고 실패한 적도 있죠. 이런 경험 끝에 ‘준비와 전문성이 부족한 상태에서 시작한다면 우리나라에서 소상공인으로서 성공하기 상당히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 경험을 토대로 사회에 기여하고 싶어 컨설턴트의 길로 들어서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혹시 본인이 사업가로서 만들어낸 성공 사례가 있으신가요?

많은 경험을 했지만, 특히 기억 남는 사례가 있어요. 소위 ‘대박 났다'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성공을 안겨준 사례였죠. 외식업을 하면서 업계 최초로 분석 경영과 고객관리 시스템을 활용했습니다. 지금은 일반화되었지만, 당시에는 500만 원이 넘는 고비용의 시스템이었던 포스(point-of-sale)라는 판매 시점 관리 시스템을 매장에 활용해서 아주 세밀한 판매관리 즉, 판매되는 상품에 대한 메뉴나 현황에 대해 요일별, 계절별, 전월 대비 등 매출을 분석해나가는 분석경영을 처음으로 시도했고, 방문 고객의 정보를 얻어서 그 정보를 활용해서 고객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제가 운영하던 당시에 약 1,000명 정도의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관리하면서 그들과 밀착된 관계를 맺어 나갔죠. 


반대로 실패한 경험은 어떤 게 있었나요?

물론 실패의 경험도 있었습니다. 욕심이 생기다 보니 더 큰 규모의 매장을 내고 싶어졌어요. 하지만, 막상 부딪혀보니 쉽지 않았죠. 규모가 크다 보니 실질적으로 과다한 인건비나 고정비 지출 그리고 그 규모에 맞는 수준의 노하우나 전문성도 비축하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해 매우 큰 손실을 봤죠. 운영에 대한 체계적이지 못한 관리 때문에 실패했던 경험이었어요. 그렇지만 그런 소중한 경험들이 지금은 제가 하는 일에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통계청에 따르면 대구 북구지역의 음식점업 폐업률이 73%에 달하는데 이 통계가 나온 지 5년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낮아지지 않는 폐업률에 대한 요인은 무엇일까요? 

당시에는 높은 폐업률의 원인을 ‘자영업 과밀화’, ‘창업자들의 전문성 부족’ 등을 꼽았죠. 그러나 현재는 자영업자들이 처해있는 환경의 변화를 그 요인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특히 ‘비용 상승’ 부분이 커요. 원가 상승률, 그리고 일종의 경상비, 예를 들어 인건비라던지 공과금 이런 부분의 비용들이 너무나 많이 상승해서 수익을 내기 상당히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습니다. 두 번째는 ‘경영 여건’이 굉장히 많이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주먹구구식의 경영을 해도 고객이 충분히 이해하고 받아들였다면, 지금은 그런 형태의 옛날 경영 방식으로는 운영하기에는 너무나 괴리감이 커요. 또 하나의 변화는 ‘고객의 수준' 입니다. 지금 고객은 과거의 고객과는 달리 너무나 빠른 속도로 수준이 높아지고 있어요. 그렇다면 그렇게 높아진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서 소상공인들이 만족을 줄 수 있는 뭔가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하는데 과거의 수준으로만 유지되고 결국 만족을 주지 못해서 고객이 떠나버리는 현상들이 벌어지죠. 


환경적인 변화 이외의 자영업자 개인의 폐업 요인은 어떤 것을 꼽을 수 있을까요?

이유는 너무나 다양합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공통적인 자영업자의 폐업 요인은 결국 ‘차별점 부족’입니다. 결국은 어디를 가도 고객이 보기에 다 비슷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아주 차별화된 곳으로 몰리는 현상이 더 심화되고 있어요. 두 번째로는 결국 창업을 해서 운영하는 업종에 대한 자영업자의 ‘전문성 부족’이 사실상 가장 큰 폐업 요인이라 봅니다. 결국 어떤 분야에 뛰어들 때는 남들이 전문가라고 느낄 정도로 탁월한 전문성을 갖추고 출발하는 게 중요합니다. 만약 그런 점이 부족한 채로 시작했다면, 그 분야의 전문성을 기르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자영업을 준비하는 이들이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3소(小)전략으로 대비하라”

오랜 컨설팅 경험과 자영업 경험을 토대로 ‘과연 자영업이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해서 나름대로 고민한 게 있다면, 지금 이 시대에 맞는 우리나라 자영업의 출발은 3소(小)창업을 해야 한다는 게 제 주장입니다. 3소창업이란 세 가지의 작은 창업 형태를 이야기합니다. 먼저 초기 점포 투자비와 운영비를 최소비용으로 해야 합니다. 또 한 인구의 고령화, 최저임금의 상승, 전문인력 부족과 구인난 등으로 많은 어려움이 따르므로 종사 인원을 최소화해야 하며 가능하면 가족경영을 추천합니다. 마지막으로 점포의 규모를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점포구입비, 시설비, 유지비 등의 투자 비용의 규모를 줄임으로써 자금 회수가 쉽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세 가지의 작은 창업을 기본으로 될 때 성공확률이 높다고 봅니다.


“핵심가치와 가성비로 승부하라”

내용 면으로 보았을 때는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하지 않고 상품만 전달한다면 성공하기 쉽지 않습니다. 지금 워낙 경기가 어렵고 고객의 눈이 높아져 있기 때문에 어떤 가치를 전달할 것인가에 대해 굉장한 고민을 해봐야 합니다. 한마디로 제공하고자 하는 제화에 대해서 어떤 가치를 담아서 고객에게 알릴 것이냐 그게 바로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됩니다. 따라서 받아들이는 고객 입장에서는 내가 지불하는 가격 대비해서 만족도가 높아야 합니다. 가격 대비 품질의 만족도 즉, 높은 가성비를 제공할 수 있는 전략. 그리고 고객의 감성을 어떻게 자극해서 우리 브랜드와 내 가게를 사랑하게 할 것인가에 대한 감성 관리 전략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죠. 또 나의 영업장만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들을 만들어서 고객에게 이해시키는 전략 등이 기본적으로 창업과 운영을 할 때 필수적으로 갖춰져야 성공 포인트입니다.


“세 가지 품(品)을 갖추어라”

3가지의 혁신 전략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첫 번째 품은 바로 ‘품질' 입니다. 내가 제공하는 어떤 메뉴나 제품이 탁월하다고 느껴질 정도의 품질력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경쟁력이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바로 ‘품격'입니다. 퀄리티 높은 서비스를 받았다는 느낌이 드는 품격이 있는 브랜드, 품격이 있는 가게가 만들어져야만 고객은 다시 그곳을 찾습니다. 결국 두 가지의 품이 갖춰진다면, 마지막으로 ‘품위’ 있는 가게가 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품위가 갖춰진 가게가 되면 그 자체로 브랜드가 되고 그 지역의 명소가 됩니다. 현재 매우 어려운 시기지만, 이런 세 가지의 3품(品)을 혁신하거나 창업 과정에서부터 갖추고 출발하는 전략이 있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자영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가장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까지 지난 자영업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수많은 고난과 역경과 위기 속에서도 성공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망하는 가게는 있어도 망하는 업종은 없습니다. 또 어디에서나 결국 성공하는 사람은 꼭 있기 마련이죠. 그 대열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성공의 길이 있다는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특별한 아이템을 찾으려 하기보다는 기존 아이템을 어떻게 내가 남다르게 만들어서 고객에게 어필할 것인가에 집중하는 것이 오히려 창업을 준비하는 자세나 경영을 해나가는데 가지고 가야 할 자영업자의 마음가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꼭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열심히 한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믿습니다. 


(사)한국소상공인컨설팅 협회 회장 강신규

1급 국제PBC컨설턴트(일본JCA 인증) 소상공인 지도사

미래창업경영원 원장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인대학 주임교수

(사)한국외식산업중앙회 자문위원

(사)한국프랜차이즈협회 자문위원

(사)한국치맥산업협회 자문위원


글 손시현 / 정리 에스카사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