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진 미래 시장의 기회’ 저자 조영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2018-06-27

‘정해진 미래 시장의 기회’  

저자 조영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저자 조영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고려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 대학교에서 사회학으로 석사를, 인구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 하였다. 2004년부터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보건인구학을 공부 하며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인구학 강연으로 방송에서도 이미 명성을 얻고 있는 ‘정해진 미래’의 저자 조영태 교수의 신간이 나왔다. 새 저서 ‘정해진 미래 시장의 기회’는 우리나라 소비시장의 미래에 특히 큰 영향을 미칠 인구변동의 8가지 포인트를 제시한 책으로 꼭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읽기 쉽다. 흥미로운 미래 소비시장 변화를 조망할 방법을 알려주고 있는 책 속의 내용 일부를 소개한다.

우리는 그동안 ‘저출산, 고령화’라는 용어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다. 우리사회가 고령화를 이야기하기 시작한 때가 2000년으로 그 때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7%를 넘어섰다. 저출산은 2002년부터 언론을 통해 우리의 이목을 끌기 시작했다. 이 때 합계출산율이 1.2로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50만 명도 되지 않는 아이들이 태어났다. 그 이후 고령화도 저출산도 하나도 변한 것이 없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저출산은 작년에 더욱 악화되어 35만 여 명 출생에 그쳤다. 올해는 그 보다도 더 상황이 좋지 않을 예정이다. 고령화도 별반 다를게 없다. 작년에 고령자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4%를 넘어섰다.

이렇게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저출산 고령화는 우리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가? 그것도 지금보다 약 10~15년 뒤 한국사회를 어떻게 바꾸어 놓을까? 서점에 가면 다행스럽게도(?) 그 답을 찾는데 도움이 될 만한 책들이 적지 않다. 책들의 배경도 다양해서 국내 저자가 우리나라의 미래를 그린 것으로부터 우리나라보다 저출산 고령화를 10~15년 앞서 경험하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소개 한 것, 해외 저명학자가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일반적인 사회변화를 그린 것까지 선택의 폭도 넓다. 그런데 거의 모든 책이 말하는 저출산 고령화의 결과는 천편일률적이다. 바로 우리나라의 미래는 성장이 멈추고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암울함만이 가득하다는 것이다. 정말로 그러할까?

미래의 사회, 특히 시장이 지금과 비교할 때 물리적으로 더 커질 수 없는 것은 맞다. 하지만 기업도 개인도 미래의 시장에서 찾을 수 있는 기회들이 반드시 존재하고 그 기회의 크기가 작지 않을 수 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인구변동으로 인해 다가올 미래를 어둡게만 봐왔던 이유는 간단하다. 인구에 대해서는 바뀌는 것들을 이야기했지만 인구와 시장 간의 관계에 대한 사고를 바꾸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식이었다. 40대 인구가 앞으로 10년 동안 100만 명 줄어들 것이다. 그러니 40대를 대상으로 한 시장은 줄 수밖에 없다. 40대가 한국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니 앞으로 경제는 위기다. 또 앞으로 고령자가 급증한다. 고령자는 은퇴했고 은퇴하면 생산보다는 소비, 그것도 주로 사회적 비용을 쓰는 소비를 할테니 경제에 마이너스 요인이다. 이 40대와 고령자의 사례는 팩트(40대 인구가 줄 것이다, 고령자는 늘 것이다)에 기반을 두고 지금까지의 관행(40대와 고령자는 각각 동질적인 사람들이고 인구의 크기는 시장의 크기이다)으로 시장을 분석한 것이다.

그런데『 정해진 미래 시장의 기회』에서 저자인 인구학자 조영태(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는 시장과 인구의 관계에 대한 이 관점을 바꾸자고 주장한다. 그것을 바꾸면 인구변동에서 새로운 시장이 생겨나는 것이 보이니, 이 시장의 특성을 미리 파악하면 인구변동은 위기가 아니라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설파하였다. 눈에 보이는 팩트만 이어 붙여서는 출구 없는 비관론밖에 나오지 않는다. 우리가 인구변화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앞으로 미래가 얼마나 암울할지’ 궁금해서가 결코 아니다. 우리가 던지는 질문은 언제나 이것이다.

‘인구변동 속에 기회는 없는가?’
‘인구변동에 대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

이것을 알려면 어느 시기에 몇 명이 태어났고 얼마나 오래 사는지 등 겉으로 드러난 숫자만 파악해서는 안 된다. 일견 우울해 보이는 전망에서 조금만 더 깊이 들어가 보자. 그러면 숫자 뒤에 슬쩍 가려져 있던 삶의 모습이 드러난다. 의외의 기회가 거기에 있다.

자, 40대 인구의 총수는 분명히 줄어든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모든 40대가 전형적인 40대의 모습(1~2명의 자식을 둔 기혼자)이 이제는 아니다. 이미 적어도 40대의 20%는 결혼도 안한 싱글이고 자식도 없다. 또 혼자 살 가능성도 크다. 그러면 전형적인 40대의 소비 패턴과 이들의 소비 패턴은 완전히 달라진다. 이렇게 되면 비록 절대적인 크기는 작아진 것이 확실하지만 새로운 인구집단 즉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시장이 생긴 것이다. 새롭게 시장을 어떻게 공략하는가에 따라 40대 인구변동은 10년 뒤 한국사회에 암울한 위기로 다가올 수도, 혹은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기회로 다가올 수도 있다.

인구학자 조영태는 신간『 정해진 미래 시장의 기회』에서 어떻게 격변하는 인구변동에서 시장의 기회를 찾을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인구학적인 관점에서 설파하였다. 그리고 17개의 실제 시장을 상정하고 어떤 인구학적 위험요소가 존재하는지, 또 그 속에서 어떠한 기회가 기다리고 있는지 예를 들어 설명하였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퇴직금으로 편의점을 해볼까 고민 중인 김 부장. 자녀들 취업하고 독립시킬 때까지 적어도 10년은 이 일로 먹고 살아야 하는데, 담배나 간단한 음료만 팔아서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다. 간편식 등 이문이 큰 품목을 많이 판매해야 할 텐데, 이런 건 주로 젊은 사람들이 사지 않나? 중장년층이 많은 동네에서, 인생 2막을 건 김 부장의 도전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우리가 알고 있는 중장년층의 모습은 무엇인가? 중고등학생이 된 자녀 1~2명을 두고 방이 적어도 3개 이상인 아파트에서 살면서 말마다 대형마트에 가서 일주일치 먹거리를 카드에 잔뜩 담아 돌아온다. 당연히 집에는 매우 큰 냉장고가 하나로 모자라 커다란 김치냉장고가 있어야 한다. 차는 그래도 대형 세단이나 SUV가 가족수에 적절하다. 부부가 함께 버니 소득이 적지 않지만 아파트와 차를 유지하기 위한 대출이자, 유지비 등도 적지 않다. 거기에 아이들 사교육비와 대학교 등록금은 본인들을 위해 쓸 수 있는 가처분 소득을 거의 0으로 만들어 버린다. 우리가 알고 있는 아주 전형적인 중장년층 가정의 모습니다.

그런데 아시는가? 이미 40~44세 인구의 거의 20%가 한 번도 결혼한 적이 없는 비혼족이라는 것을? 그리고 40대와 50대 가구주 5명 중 1명이 혼자 살고 있다는 것을? 미혼이거나 혼자 사는 중장년층의 일상이 위에서 말한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전형적인 중장년층의 일상과 같을 수가 없다. 이들은 1주일치 먹거리를 위해 대형마트에 갈 필요도 없고, 자녀들의 사교육비 지출을 할 필요도 없고, 대형 세단이 필요하지도 않다. 방이 3개씩이나 되는 집도 필요 없다. 이런 사람들의 수가 적으면 시장을 바꿀 수 없다. 그런데 앞으로 40년 동안 이 연령대에 있을 사람들은 각 세에 거의 85~90만 명이 있다. 작지 않은 새로운 시장인 것이다.

그렇다면 늦은 퇴근길에 편의점에 들러 4개들이 캔맥주에 ‘편의점 간편식’을 안주거리로 집어드는 40대의 라이프스타일은 김 부장에게 분명 새로운 기회가 된다. 그뿐인가. 편의점 음식을 즐겨 먹지 않는 50대도 김 부장의 고객이 될 수 있다. 바로 위에서 언급한바와 같이 오늘날 50대 가구주 5명 중 한 명은 혼자 살기 때문이다. 아무리 집밥을 좋아한다 해도, 혼자 사는 이들이 매일 장을 봐서 직접 식사를 준비할까? 귀찮은데 집 앞 편의점에서 간편식으로 한 끼 때울 확률이 더 높지 않을까? 실제로 최근 1인 가구가 20~30대를 넘어 40~60대에서 급격히 늘고 있으며,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은 ‘기성세대’라 하면 흔히 떠올리는 그것과는 전혀 다르다. 소비 패턴도 당연히 다르다.

저출산 고령화로 대변되는 급격한 인구변동은 우리나라의 미래 사회에 매우 위협적인 존재임은 틀림없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지난 15년이 넘도록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가면서 대응책을 마련해 왔다. 하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상황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그럼 우리는 가만히 앉아서 어둡게 다가오는 미래를 감내해야 하는가?

이제 정부가 인구문제를 해결해주길 기다릴 것이 아니라, 개인과 기업이 적극적으로 해당 산업의 정해진 미래에 관심을 갖고 생존전략을 세워야 한다. 나아가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만들어지는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전화위복 아니겠는가?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론으로 인구변동에서 새로운 시장이 찾아내보자. 그 시장의 특성을 미리 파악한다면, 인구변동은 더 이상 위기가 아니라 당신에게 더없는 기회가 될 것이다.


에스카사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