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반도, 넷플릭스 D.P. 에서 주목 받은 엉뚱하고 진지한 다재다능 영화인 구교환

엉뚱하고 진지한 다재다능 영화인 영화 “꿈의 제인” 배우 겸 감독 구교환

멀티 플렉스 상영관에 걸리지 않는 이른바 독립 영화 중에는 ‘아는 관객은 다 알고 모르는 관객은 통 모르는’ 작품들이 숨어 있다. 영화 자체에 별 관심이 없거나, 극장에 가더라도 상업 오락 영화를 주로 보는 관객들은 전혀 모르지만 ‘그쪽에 관심 있는 팬들’에겐 소문이 자자한 영화들. 지난 7월 뉴욕 아시안 영화제(NYAFF) 에 초대받은 <꿈의 제인>은 작년도 한국 독립영화 팬들에겐 크게 소문이 났던 작품이다. 

<꿈의 제인>은 한국 상영관에서 1만 관객을 넘어섰다. 다양성 영화에서 1만이면 일반 상업 영화 100만 관객과 맞먹는다. 감독의 연출도 돋보였지만, 특히 이 영화에서 트랜스젠더 주인공 제인 역을 맡은 배우 구교환은 독립영화계를 넘어 한국 영화계의 스타 배우로 떠올랐다. NYAFF 시사를 위해 짧은 일정으로 뉴욕을 찾은 구교환 감독. 그가  에스카사 독자들에게 간단한 자기소개와 인사를 해주었다. 앞으로 분명히 더 유명해질 미래의 명감독 겸 명배우의 인사가 뜻깊다.



영화배우 겸 감독 구교환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영화배우 겸 감독 구교환입니다. 뉴욕은 처음입니다. 꼭 한번 와보고 싶었던 도시인데 영화 상영을 위해서 오니까 더 보람 있네요. 많은 분이 극장에 와서 관심 있게 영화를 봐주시고 박수를 보내주셨어요. 감사합니다. 저는 서울예술대학에서 연출을 전공했고요 2006년 연극에 출연하면서 배우로서 경력을 시작했습니다. 2008년 윤성현 감독의 영화 <아이들>에서 고등학생 ‘진욱’으로 출연하며 영화배우로 데뷔했습니다. 그 후 <남매의 집>, <겨울잠> 등 독립 영화를 통해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고, 2011년에 단편 영화 <거북이들>로 연출을 시작했어요. 어느 날 대변 대신 거북이를 배설하게 된 주인공이기도 했습니다. 영화의 기발함과 상상력이 인정을 받아서 13회 정동진 독립영화제에서 땡그랑 동전 상을 받았습니다.


역시 주연 겸 연출을 겸한 2013년 작 <왜 독립영화 감독들은 DVD를 주지 않는가?> 에서는 유머를 잃지 않으면서도 조금 더 내밀한 주제를 얘기하려고 했었는데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영화과 동기들과 ‘잽필름’이라는 팀을 구성해 다양한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어요. 이후 ‘연애’라는 소재를 각각 다른 시각으로 풀어낸 단편 <연애다큐>와 <방과 후 티타임 리턴즈> 를 만들었어요.



구교환의 수상 경력

저의 짧은 영화 경력 중에 처음으로 의미 있는 상을 받은 것은 저의 영화적 동지이자 연인인 이옥섭 감독과 함께 연출한 2015년 단편영화 <플라이 투 더 스카이> 입니다. 이 작품으로 제14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국내 경쟁 대상을 받았어요. 이옥섭 감독과는 이후 계속 같이 작업을 하고 있고 장편 데뷔작도 함께 준비 중입니다 <아저씨>, <우는 남자>, <미씽>을 프로듀싱했고 현재 <악질 경찰>을 만들고 있는 영화사 ‘다이스 필름’의 김성우 대표가 저와 이옥섭 감독이 만든 단편을 유심히 보신 뒤 함께 하자고 제안을 해서 조만간 구체적인 작업을 할 겁니다. 그전에 국가인권회에서 지원하는 장편을 먼저 촬영할 예정입니다.



구교환의 대표작이 된 ‘꿈의 제인’

그리고 역시 이번에 상영한 <꿈의 제인>을 빼놓을 수 없죠. 현재까지 저의 인생 연기가 될 제인을 만난 것이 큰 행운입니다. 트랜스젠더 제인 역으로 저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배우상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수상과 상관 없이 처음부터 제인은 정말 탐나는 역할이었어요. 저는 역할을 고를 때 그 인물에 호기심이 생기느냐, 계속 질문하며 연기할 수 있느냐를 중요하게 보거든요. 처음 시나리오를 읽는데 제인의 대사도 좋았지만, 대사가 없을 때의 움직임, 눈빛 등이 매력적이고, 그걸 실현하고 싶었어요. 감독이 인물을 대하는 사려 깊은 태도도 좋았고요. 기회가 되면 보시기 바랍니다.



글 Won Young Park / 정리 에스카사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