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파니 리 민화작품이야기

Stephanie Lee

간결하되 깊은 색채로 심도 있는 메시지를 담다

스테파니 리 민화작품이야기


통통 튀는 작가의 매력이 민화 속에 녹아났다. 공허한 현대인들을 열광케 하는 명품 브랜드 가방과 옛 선조들의 문방사우, 하늘을 찌를 듯한 뉴욕의 마천루, 가늘고 고운 선의 꽃송이가 달에 다다르고 싶어하는 모습을 함께 담는다. 민화의 간결하면서 깊은 색채로 말이다. 과거를 바탕으로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생각해 볼 가치가 있는 심도 있는 메세지를 던지는 스테파니 리 작가의 민화 작품 이야기를 들어 보자.


■ Traditional Wish - 민화에 가장 많이 쓰이는 소재라 할 수 있는, 좋은 소식을 알려주는  까치,  힘과 권력을 상징하는 호랑이, 무병장수의  소나무를 써서 전통대대로  내려오는 사람들의 바램을 현대적으로 표현한 작품.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처음 민화를 접하시고 어떤 매력은 느끼셨는지요?
우연한 기회에 민화를 접하게 되었는데, 디자인과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매력이었다 할까요? 민화는 디자인처럼 깔끔하고 간결하지만, 좀 더 작가의 숨결이 느껴지는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디자인과 접목된 다양한 기법의 민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 Wish (Modern Wish & Venerable Wish) 2015/Mixed media on Korean Mulberry Paper 한국 전통 한지에 인간의 변하지 않는 소유욕을 과거와 현재를 비교, 명품 브랜드와 문방사우 등으로 표현해 냈다. 

■ City (Day&Night) 2014/Mixed Media on Korean Mulberry Paper 나비를 뜻하는 호접도를 기본으로, 고층빌딩과 바위산 , 나비와 비행기 등으로 과거와 현재의 도시 모습을 재미있게 표현한 작품. 



작가님의 작품에는 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합니다. 거기에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민화는 우리 나라 전통 기법으로 그려지기 때문에, 저는 민화에 옛 선조들의 지혜와 학문의 깊이, 장수와 철학에 관한 주제를 담고 싶었어요. 그리고, 현대인들이 갖고 있는 욕망과 갈구를 함께 그려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삶은 크게 달라 보이지만, 결국에는 인간의 존엄성이나 행복, 즐거움, 행운 등의 감정은 모든 인간의 본연의 모습이라는 점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민화 작가로, 큐레이터로 바쁘게 활동하고 계신데, 어떤 작품과 전시를 기획 중이신가요?    
스승이신 한국 궁중화 명장, 혜원 김재춘 화백과 뉴욕에 한국 민화 연구소(www.koreanfolkart.org)를 설립해서 전통 민화 강좌를 열어 민화 보급과 대중화에 힘쓰고 있어요.  김재춘 화백의 민화 초대 개인전인 ‘The Royal Blossom’ 전시 큐레이팅을 비롯해, 뉴욕 뉴저지 한인 작가들의 모임인 ‘드로잉룸(The Drawing Room)’의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드로잉룸은 우리의 뿌리인 한국 문화를 발판으로 출발, 예술로 삶 자체를 아름답고 윤택하게, 나아가 우리가 살고 있는 커뮤니티로 그 영향력을 확산해 나가자는 취지로 세워졌지요. 이 달 8월에 뉴저지 ‘Nabi Museum Of The Art’ 갤러리에서 전시가 있습니다.  앞으로 한국과 활발한 전시 교류도 기획하고 있고요.


■ Pratt Institute에서 그래픽 디자인 학사 과정을 마친 후, 뉴욕 중심가에서 수 년간 Senior Graphic Designer로 일했다. 2010년 한국에서 민화를 처음 접한 후 그 매력에 매료되어, 부산 대학교에서 전통 민화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뉴욕에서 민화 기법을 접목한 창작 작품으로 다양한 전시와 아트 페어에 참가하며, 큐레이터 겸 아티스트로, The New York Society of Women Artists, Piermont Flywheel Gallery, 한미 현대 예술 협회 (Korean American Contemporary Arts, Ltd), 한국 심미회 등 예술 모임의 회원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앞으로 작가님의 개인 작품 활동과 전시 계획에 대해 알려 주세요.    
한국인으로 미국에서 살아가고 있고, 디자이너에서 민화작가, 큐레이터, 전시기획자로 활동하고 있으니, 제 작품에 한국적인 색채에 다양한 세계를 조화롭게 담아내는 작업을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그리고 미국 문화를 우리의 것에 맞게 흡수하고 한국 문화를 좀 더 뿌리 깊게 내려, 서로 융화되게 하는 것이 또 다른 목표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예술과 문화로 모인 그룹들이 다양한 전시와 작품 활동으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며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데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글  민다미_미술 전문 객원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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