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175이상 몸무게 50kg이하, 길고 늘씬한 각선미의 톱모델들이 당당하게 런웨이를 걸어 나온다. 아니 늘씬함을 떠나 깡마르기 까지 한 그녀들의 44사이즈는 여성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으며 현대여성들에게 다이어트를 요구하게 한다. 이런 패션계에 편견을 깨뜨리며 88사이즈의 한 여성이 살찐 몸매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보여주겠다며 당당하게 비키니를 입고 카메라 앞에 섰다. “뚱뚱함은 죄가 아닙니다. 다양한 이유로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한국인 최초 미국 플러스 사이즈 패션쇼 모델로 데뷔한 김지양씨, 그녀가 뚱뚱한 여성들을 위한 독립패션잡지 <66100>을 내며 당당함을 강조하고 있다.
뚱뚱한 여성이 힘겹게 걸어가다 의자에 걸터앉는다. 주위의 모든 시선들은 그녀에게 쏠리더니 못마땅한 표정으로 속으로 말을 내뱉는다. “저렇게 살찌니 걷기가 힘들지!” “저래 뚱뚱한데 다리가 버텨내겠어!” 사실 그녀는 자리에 앉기 전에 정말 많이 걸었기 때문에 잠시 쉬어가려 했을 뿐인데...... 모두가 그녀가 이전에 한 행위의 원인보다는 그녀의 체형을 원인으로 판단하고 말한다. 불쾌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선 폭력은 뚱뚱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녀를 더욱 위축되게 만들고 사회에서 설 자리를 잃게 하고 있다. 만약 같은 상황에 날씬한 여성이었다면 우리가 바라보는 시선과 판단은 어떠했을까?
반갑습니다. 요즘 잡지사(66100) 편집장으로 바쁘실텐데...어떻게 지내세요?
바쁘지만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10시쯤 일과를 시작해서 새벽5시 쯤 잠듭니다. 남들과는 좀 라이프스타일이 다르죠. 업무도 그렇고 제가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들이 올빼미족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하하. 궁금해 하실 수 있는 식사는 다 챙겨먹고. 전화 업무, 행사 진행, 기사, 인터뷰, 미팅, 기사작성 등 여느 편집장들과 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고 제가 별도로 운영하는 플러스 사이즈들을 위한 인터넷 쇼핑몰 사업도 챙기고 있습니다.
잡지를 발간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잘 아시겠지만 2010년 세계 최대 규모 플러스사이즈 모델 패션쇼인 FFF(Full Figure Fashion)위크로 데뷔한 후 해외에서 활동하며 가장 놀랐던 것은, 아무도 나의 사이즈에 대해서 왈가왈부 하지 않는다는 것 이었습니다. 심지어 저보다 체구가 더 큰 동료 모델들조차 사이즈에 따른 사회의 편견이나 불편을 덜 겪는 것을 보고 부러움의 시선을 보내는 것 말고는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없었죠.
해외활동 중 느낀 것이 걸 그룹 소녀들처럼 마르지 않는 이상, 나를 그저 뚱뚱한 여자로만 바라보는 불편한 현실을 바꿀 수는 없는가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고민의 시작은 나의 필요에 의한 것이었지만 모두의 편의를 위해 플러스사이즈 패션/컬처 매거진 66100(육육일공공)을 발간하게 됐고 현재는 편집장을 맡고 있습니다.
나는 사이즈로 인격과 능력을 평가 받고
뚱뚱하다는 이유로 편견에 시달리고 싶지 않다.
그것으로 불합리한 대우를 받으면서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하고
플러스사이즈를 가진 이들이
다양한 정보를 나눌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다.
모델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글쎄요. 계기라.. 저는 될 것 같은 일을 하기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스타일입니다. 스물네 살 때 적성에 맞지 않은 회사를 그만두고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 할지 고민하던 중 우연히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라는 오디션 광고카피, ‘당신이 주인공입니다‘라는 문구가 제 삶을 바꾸게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출전한 공개 오디션에서는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1차 심사에 통과했지만 2차 비키니 심사에서 보란 듯이 탈락했어요
키 165cm, 몸무게 70kg, 사이즈 88.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모델과는 다른 신체조건, 혹독한 다이어트로 살을 뺄 수도 있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다른 모델들과 경쟁할 수 없을 것 같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일을 해 보기로 했습니다. 국내에서는 플러스 사이즈 모델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은 거의 없었기에 세계 각지에 있는 모델 에이전시에 프로필과 자기소개서를 보냈고 미국 플러스 사이즈 패션쇼(FFF Week)로 부터 오디션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입니다. 그렇게 미국으로 건너가 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세계 각국의 플러스 사이즈 모델들을 만나며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김지양씨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인터뷰 때 마다 자주 받는 질문인데요. 대게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을 외모와 신체 사이즈를 보는데 저는 아름다움은 사이즈와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어쩌면 사람들이 자신의 신체사이즈에 대한 스트레스를 갖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의 얼굴과 키가 다르듯 신체 사이즈 역시 ‘틀림’이 아니라 ‘다름’으로 봐야합니다. 그러면 개인 각자의 개성으로 스트레스 받을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2010년 풀 피겨드 패션 위크 LA(FFF)로 모델계에 데뷔한 국내 최초 플러스사이즈 모델 김지양씨, 그녀는 뚱뚱한 이들에게 당당하게 나서라고 조언한다. 사이즈는 ‘틀림’이 아니라 ‘다름’일 뿐 나만의 개성으로 자신을 사랑하라고 말한다. 플러스 사이즈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멋진 싱글라이프를 살아가는 그녀의 당당함이 아름답다.
처음 패션지에 모델로 데뷔했을 때 가족들, 지인들의 반응은 어떠했나요?
처음에는 상처받는 것 아닌가 하고 우려 반 걱정 반 하셨어요. 하지만 많이들 응원해 주시고 있어 힘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SNS를 통해 저와 생각을 같이하는 이들의 응원 메시지를 받으면 내가 잘 하고 있구나 싶은 생각에 잠깐 나태하다가도 나 자신에게 채찍질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긍정적 피드백만 있는 것 아닐 텐데...
하하. 아무래도 악플이 없지만은 않습니다. 저도 인간이기에 처음 악플을 읽고서는 힘들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반응들에 쉽게 무너지고 포기할 것 같았으면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겁니다. 이렇게 활동을 하지 않았어도 우리는 뚱뚱하다는 이유로 길거리에서는 수많은 시선들로 부터 폭력을 받았습니다. 제가 선봉대를 잡고 편견을 깨기 위한 외침을 하고 있을 뿐이니 의연하게 대처합니다. 그리고 사실 요즘은 그런 악플에 신경 쓸 겨를 없이 바쁩니다.
알고 보니 요리사 출신이던데... 그럼 지금 직업은?
대학에서 요리를 전공했고 간간히 요리프로젝트를 운영합니다. 이노센트 플레저(먹는 것에 죄책감을 가지는 길티플레저의 반대의미)를 진행하고 즐거운 미식활동을 장려하는 프로그램들을 해오고 있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모든 일들이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죠. 지금의 직함을 말하라면 매거진 <66100>의 편집장이자 플러스사이즈 여성의류 쇼핑몰 <66100>의 모델이고 <66100 PRESS>의 대표라고 할 수 있겠네요.
<66100>은 어떤 잡지인지 구체적으로 소개해 주세요?
계간지로 발행되는 <66100>은 플러스 사이즈들을 위한 잡지입니다. 대게 여성 66~100사이즈를 뜻하냐고 여쭤들 보시는데 여성 전용 잡지는 아니고 여성 66, 남성 100사이즈로 대변되는 기성복의 마지노선을 의미하는 숫자로 사이즈와 상관없는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다. 매 호마다 선정되는 한 가지 주제와 관련된 플러스사이즈를 위한 정보, 인터뷰, 화보, 캠페인 문구를 7권의 종이책을 통해 계간으로 발행해 왔습니다만 현재 종이책 발행은 잠시 쉬고 웹사이트와 SNS를 통해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플러스 사이즈들에게 삶의 태도에 대한 조언, 옷 입는 방법을 코디한다면?
남의 시선 의식하지 말라고 하고 싶습니다. 옷을 잘 입기 전에, 내 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미디어에서 만들어 놓은 아이돌들의 아름다움과 나를 비교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습니다. 지금 거울 앞에 서서 내 몸을 바라보고 어디가 예쁜지 관찰하는 시작이 필요합니다. “나는 왜 이렇게 뚱뚱하고 못났을까!”가 아니라 “비록 나는 사이즈가 크지만 이러한 점에서 예뻐 보인다.”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고 나와 좀 친해지려는 노력을 하세요. 그리고 입고 싶은 사이즈에 몸을 억지로 맞춰 입으려기 보다는 내 체형에 어울리는 옷을 입으면 됩니다. 더 좋은 건 내가 좋아하는 옷을 입는 거구요.
앞으로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는 플러스 사이즈 콘텐츠, 쇼핑의 허브로 <66100>을 키워 나가고자 합니다.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행하고, 더 좋은 제품을 소개하고,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최근 외모로 괴롭힘을 심하게 받고 아파트 7층 에서 투신한 학생이 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무엇보다 외모, 체형으로 인한 괴롭힘과 따돌림, 모욕으로 더 이상 누군가가 목숨을 잃거나 삶을 저버리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셀프 메이크 오버, 사진포비아를위한 심포지엄 등도 진행하고 있지만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조만간 시작하려고 합니다. 지켜봐 주세요.
독립패션잡지 <66100> 편집장인 김지양씨는 1986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모델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유럽과 미국에서 '플러스 사이즈 모델'이라는 이름으로 체중이 많이 나가는 모델들이 활동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세계 각국의 여러 에이전시에 자신의 프로필 사진과 자기소개서를 보냈다. 이런 노력 끝에 미국의 한 패션쇼 서류심사에 합격하게 되면서 모델 경력을 쌓았고 2010년 '풀 피겨 패션 위크 LA'로 모델계에 데뷔했다. 2010년 동양인 최초로 플러스 사이즈 모델 패션쇼인 '캐리비안 패션위크' 공식 홈페이지를 장식한 그녀는 현재 플러스사이즈 패션 컬처 매거진 <66100> 편집장겸 대표로 플러스 사이즈 패션 컬쳐 허브 www.im66100.com을 운영 중이다.
S.CASA 편집부
신장 175이상 몸무게 50kg이하, 길고 늘씬한 각선미의 톱모델들이 당당하게 런웨이를 걸어 나온다. 아니 늘씬함을 떠나 깡마르기 까지 한 그녀들의 44사이즈는 여성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으며 현대여성들에게 다이어트를 요구하게 한다. 이런 패션계에 편견을 깨뜨리며 88사이즈의 한 여성이 살찐 몸매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보여주겠다며 당당하게 비키니를 입고 카메라 앞에 섰다. “뚱뚱함은 죄가 아닙니다. 다양한 이유로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한국인 최초 미국 플러스 사이즈 패션쇼 모델로 데뷔한 김지양씨, 그녀가 뚱뚱한 여성들을 위한 독립패션잡지 <66100>을 내며 당당함을 강조하고 있다.
뚱뚱한 여성이 힘겹게 걸어가다 의자에 걸터앉는다. 주위의 모든 시선들은 그녀에게 쏠리더니 못마땅한 표정으로 속으로 말을 내뱉는다. “저렇게 살찌니 걷기가 힘들지!” “저래 뚱뚱한데 다리가 버텨내겠어!” 사실 그녀는 자리에 앉기 전에 정말 많이 걸었기 때문에 잠시 쉬어가려 했을 뿐인데...... 모두가 그녀가 이전에 한 행위의 원인보다는 그녀의 체형을 원인으로 판단하고 말한다. 불쾌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선 폭력은 뚱뚱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녀를 더욱 위축되게 만들고 사회에서 설 자리를 잃게 하고 있다. 만약 같은 상황에 날씬한 여성이었다면 우리가 바라보는 시선과 판단은 어떠했을까?
반갑습니다. 요즘 잡지사(66100) 편집장으로 바쁘실텐데...어떻게 지내세요?
바쁘지만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10시쯤 일과를 시작해서 새벽5시 쯤 잠듭니다. 남들과는 좀 라이프스타일이 다르죠. 업무도 그렇고 제가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들이 올빼미족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하하. 궁금해 하실 수 있는 식사는 다 챙겨먹고. 전화 업무, 행사 진행, 기사, 인터뷰, 미팅, 기사작성 등 여느 편집장들과 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고 제가 별도로 운영하는 플러스 사이즈들을 위한 인터넷 쇼핑몰 사업도 챙기고 있습니다.
잡지를 발간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잘 아시겠지만 2010년 세계 최대 규모 플러스사이즈 모델 패션쇼인 FFF(Full Figure Fashion)위크로 데뷔한 후 해외에서 활동하며 가장 놀랐던 것은, 아무도 나의 사이즈에 대해서 왈가왈부 하지 않는다는 것 이었습니다. 심지어 저보다 체구가 더 큰 동료 모델들조차 사이즈에 따른 사회의 편견이나 불편을 덜 겪는 것을 보고 부러움의 시선을 보내는 것 말고는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없었죠.
해외활동 중 느낀 것이 걸 그룹 소녀들처럼 마르지 않는 이상, 나를 그저 뚱뚱한 여자로만 바라보는 불편한 현실을 바꿀 수는 없는가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고민의 시작은 나의 필요에 의한 것이었지만 모두의 편의를 위해 플러스사이즈 패션/컬처 매거진 66100(육육일공공)을 발간하게 됐고 현재는 편집장을 맡고 있습니다.
나는 사이즈로 인격과 능력을 평가 받고
뚱뚱하다는 이유로 편견에 시달리고 싶지 않다.
그것으로 불합리한 대우를 받으면서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하고
플러스사이즈를 가진 이들이
다양한 정보를 나눌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다.
모델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글쎄요. 계기라.. 저는 될 것 같은 일을 하기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스타일입니다. 스물네 살 때 적성에 맞지 않은 회사를 그만두고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 할지 고민하던 중 우연히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라는 오디션 광고카피, ‘당신이 주인공입니다‘라는 문구가 제 삶을 바꾸게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출전한 공개 오디션에서는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1차 심사에 통과했지만 2차 비키니 심사에서 보란 듯이 탈락했어요
키 165cm, 몸무게 70kg, 사이즈 88.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모델과는 다른 신체조건, 혹독한 다이어트로 살을 뺄 수도 있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다른 모델들과 경쟁할 수 없을 것 같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일을 해 보기로 했습니다. 국내에서는 플러스 사이즈 모델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은 거의 없었기에 세계 각지에 있는 모델 에이전시에 프로필과 자기소개서를 보냈고 미국 플러스 사이즈 패션쇼(FFF Week)로 부터 오디션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입니다. 그렇게 미국으로 건너가 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세계 각국의 플러스 사이즈 모델들을 만나며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김지양씨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인터뷰 때 마다 자주 받는 질문인데요. 대게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을 외모와 신체 사이즈를 보는데 저는 아름다움은 사이즈와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어쩌면 사람들이 자신의 신체사이즈에 대한 스트레스를 갖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의 얼굴과 키가 다르듯 신체 사이즈 역시 ‘틀림’이 아니라 ‘다름’으로 봐야합니다. 그러면 개인 각자의 개성으로 스트레스 받을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2010년 풀 피겨드 패션 위크 LA(FFF)로 모델계에 데뷔한 국내 최초 플러스사이즈 모델 김지양씨, 그녀는 뚱뚱한 이들에게 당당하게 나서라고 조언한다. 사이즈는 ‘틀림’이 아니라 ‘다름’일 뿐 나만의 개성으로 자신을 사랑하라고 말한다. 플러스 사이즈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멋진 싱글라이프를 살아가는 그녀의 당당함이 아름답다.
처음 패션지에 모델로 데뷔했을 때 가족들, 지인들의 반응은 어떠했나요?
처음에는 상처받는 것 아닌가 하고 우려 반 걱정 반 하셨어요. 하지만 많이들 응원해 주시고 있어 힘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SNS를 통해 저와 생각을 같이하는 이들의 응원 메시지를 받으면 내가 잘 하고 있구나 싶은 생각에 잠깐 나태하다가도 나 자신에게 채찍질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긍정적 피드백만 있는 것 아닐 텐데...
하하. 아무래도 악플이 없지만은 않습니다. 저도 인간이기에 처음 악플을 읽고서는 힘들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반응들에 쉽게 무너지고 포기할 것 같았으면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겁니다. 이렇게 활동을 하지 않았어도 우리는 뚱뚱하다는 이유로 길거리에서는 수많은 시선들로 부터 폭력을 받았습니다. 제가 선봉대를 잡고 편견을 깨기 위한 외침을 하고 있을 뿐이니 의연하게 대처합니다. 그리고 사실 요즘은 그런 악플에 신경 쓸 겨를 없이 바쁩니다.
알고 보니 요리사 출신이던데... 그럼 지금 직업은?
대학에서 요리를 전공했고 간간히 요리프로젝트를 운영합니다. 이노센트 플레저(먹는 것에 죄책감을 가지는 길티플레저의 반대의미)를 진행하고 즐거운 미식활동을 장려하는 프로그램들을 해오고 있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모든 일들이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죠. 지금의 직함을 말하라면 매거진 <66100>의 편집장이자 플러스사이즈 여성의류 쇼핑몰 <66100>의 모델이고 <66100 PRESS>의 대표라고 할 수 있겠네요.
<66100>은 어떤 잡지인지 구체적으로 소개해 주세요?
계간지로 발행되는 <66100>은 플러스 사이즈들을 위한 잡지입니다. 대게 여성 66~100사이즈를 뜻하냐고 여쭤들 보시는데 여성 전용 잡지는 아니고 여성 66, 남성 100사이즈로 대변되는 기성복의 마지노선을 의미하는 숫자로 사이즈와 상관없는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다. 매 호마다 선정되는 한 가지 주제와 관련된 플러스사이즈를 위한 정보, 인터뷰, 화보, 캠페인 문구를 7권의 종이책을 통해 계간으로 발행해 왔습니다만 현재 종이책 발행은 잠시 쉬고 웹사이트와 SNS를 통해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플러스 사이즈들에게 삶의 태도에 대한 조언, 옷 입는 방법을 코디한다면?
남의 시선 의식하지 말라고 하고 싶습니다. 옷을 잘 입기 전에, 내 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미디어에서 만들어 놓은 아이돌들의 아름다움과 나를 비교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습니다. 지금 거울 앞에 서서 내 몸을 바라보고 어디가 예쁜지 관찰하는 시작이 필요합니다. “나는 왜 이렇게 뚱뚱하고 못났을까!”가 아니라 “비록 나는 사이즈가 크지만 이러한 점에서 예뻐 보인다.”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고 나와 좀 친해지려는 노력을 하세요. 그리고 입고 싶은 사이즈에 몸을 억지로 맞춰 입으려기 보다는 내 체형에 어울리는 옷을 입으면 됩니다. 더 좋은 건 내가 좋아하는 옷을 입는 거구요.
앞으로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는 플러스 사이즈 콘텐츠, 쇼핑의 허브로 <66100>을 키워 나가고자 합니다.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행하고, 더 좋은 제품을 소개하고,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최근 외모로 괴롭힘을 심하게 받고 아파트 7층 에서 투신한 학생이 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무엇보다 외모, 체형으로 인한 괴롭힘과 따돌림, 모욕으로 더 이상 누군가가 목숨을 잃거나 삶을 저버리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셀프 메이크 오버, 사진포비아를위한 심포지엄 등도 진행하고 있지만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조만간 시작하려고 합니다. 지켜봐 주세요.
독립패션잡지 <66100> 편집장인 김지양씨는 1986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모델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유럽과 미국에서 '플러스 사이즈 모델'이라는 이름으로 체중이 많이 나가는 모델들이 활동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세계 각국의 여러 에이전시에 자신의 프로필 사진과 자기소개서를 보냈다. 이런 노력 끝에 미국의 한 패션쇼 서류심사에 합격하게 되면서 모델 경력을 쌓았고 2010년 '풀 피겨 패션 위크 LA'로 모델계에 데뷔했다. 2010년 동양인 최초로 플러스 사이즈 모델 패션쇼인 '캐리비안 패션위크' 공식 홈페이지를 장식한 그녀는 현재 플러스사이즈 패션 컬처 매거진 <66100> 편집장겸 대표로 플러스 사이즈 패션 컬쳐 허브 www.im66100.com을 운영 중이다.
S.CASA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