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향을 품고 온기를 나누는 바리스타 / 커피내리는쑤달 이수현 대표

2019-06-03

2019 코리아 바리스타 어워즈 에스프레소 부문 우승자 

커피 향을 품고 온기를 나누는 바리스타

커피내리는쑤달   이수현 대표

올해 서른 살의 커피내리는쑤달 이수현 대표는 젊은 나이임에도 업계에서는 이름이 잘 알려진 바리스타이다. 지난 4월 2019 코리아 바리스타 어워즈의 에스프레소 부문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했으며, 센톤국제커피조향사 및 센톤홍보이사, WYBC세계청소년바리스타 챔피언십 운영위원장, ORO 온두라스 콜롬비아 국제심사위원 등 커피산업의 전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화려한 이력 뒤에는 그녀의 전공, ‘복지'라는 키워드가 있었다. 이수현 대표는 현재 많은 이들에게 커피 교육이라는 재능을 기부하고 있다. 그녀가 내리는 사람 냄새 그윽한 커피 한 잔을 사이에 두고, 온기 넘치는 대화를 나누어 보았다. 

(사진출처 = 커피내리는쑤달 이수현 대표 제공)


Q. 커피 내리는 쑤달은 어떤 공간인가요? 

다양한 스페셜티 커피를 즐길 수 있는 핸드드립 전문 카페에요. 또 누구나 커피를 쉽게 배우고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죠. 특히 카페를 창업하거나 카페를 운영 중인 분 중에서 아직 커피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분들의 연습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죠. 또 바리스타 쪽이나 챔피언 쪽 세미나도 많이 주최할 계획이고요. 한마디로 커피 교육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다루는 공간이자 누구나 편하게 들릴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이에요.


Q. 핸드드립 커피를 맛보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배워볼 수도 있군요. 보통 어떤 사람들이 주로 커피를 배우러 오나요? 

창업과 자격증을 따기 위해 오시는 분들도 있지만, 요즘에는 홈 카페가 대세인 만큼 취미로 커피를 배우고 싶어 하는 분들이 가장 많아요. 이제 단순히 커피를 마시기만 하기보다는 커피를 직접 내려보고 향도 맡아보면서 그 과정 자체를 즐기고 싶어 하는 분들이죠. 

(사진출처 = 본사취재)


Q. 커리내리는쑤달에서는 어떤 커피 수업을 들을 수 있나요?

창업을 위해 빨리 커피를 배우고 싶어 하는 분들을 위한 단기속성 창업 과정, 핸드드립에 관심이 많은 분을 위한 커피 브루잉 과정, 자격증 과정 등 다양해요. 사실 자격증 과정 같은 경우는 꼭 자격증이 있어야만 카페를 오픈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굳이 딸 필요는 없지만, 만약 창업을 한다면 판매하는 커피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오픈하는 게 옳다고 생각해요. 판매하는 사람도 자신만의 기준이 있어야 손님들에게 설명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커피는 갈았을 때와 물을 처음 부었을 때 좋은 향이 많이 올라오는데, 그 향을 직접 느끼면서 커피를 마시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국제향미전문기관인 센톤사의 라이선스가 발급되는 향미분석전문가 과정도 있어요. 이 과정은 커피를 단순히 먹기만 하는 게 아니라 커피가 가진 다채로운 향을 구분하는 법을 배워요. 또 커피내리는쑤달 밖에서도 바리스타 직업체험, 커피를 활용한 청소년 후각·논술 교육까지 다양한 커피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요. 


Q. 향미분석전문가 과정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후각은 우리의 후천적 경험에 의해서 발달 되는데, 향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평가하고 맛을 음미하면서 분석하는 게 바로 향미분석전문가 과정이에요. 예를 들면 일반 사람들이 스페셜티 커피를 마시고 그 맛을 물어보면 뭔가 다르다고 느끼기는 해도 구체적인 표현은  못하죠. 반면 전문가들은 “오늘 커피는 넛츠에 아몬드, 레몬입니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표현해요. 한마디로 나 혼자만 느끼는 맛이 아닌, 공통된 언어를 가지고 맛을 표현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어요.

(사진출처 = 커피내리는쑤달 이수현 대표 제공)


Q. 알면 알수록 어려울 것 같은 커피, 일반인들도 쉽게 배울 수 있나요?

즐기면서 시작하면 어렵지 않아요. 저는 고등학교 때 역사가 너무 싫어서 이과를 갔는데, 대학생이 되고보니 어느새 경주에서 아이들에게 신라 천년의 역사를 가르치고 있었어요. (웃음) 역사도 재미있게 접근하니까 공부할수록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그리고 첨성대에 얽힌 이야기를 알고 난 후에 다시 첨성대를 보니까 너무 멋지더라고요. 그때 제가 학생들에게 했던 말이 “아는 만큼 보인다” 였어요. 커피도 똑같죠. 얼마만큼 알고 마시느냐에 따라서 엄청나게 달라져요. 그렇다고 초보자에게 처음부터 너무 깊이 있는 수업을 하진 않지만,  저는 수업마다 다 다른 나라의 원두를 사용해요. 그러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커피는 다 똑같다고 생각했던 분들도 다채로운 커피 맛에 신기해하면서 더 흥미를 느끼세요.


Q. 그렇다면 경주에서 역사 설명을 하고 있었다던 이수현 대표님은 맨 처음 어떻게 커피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저는 원래 커피를 별로 안 좋아했어요. 그리고 전공 역시 아동·청소년 지도학, 사회복지학이었죠. 청소년 지도사로 일을 하다가 제 취미이자 특기였던 자격증 따기에 도전한 게 커피와의 첫 만남이 됐어요.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하고 나니까 주위에서 점점 교육과 접목한 바리스타 특강 제안이 들어오면서 본격적으로 커피의 길을 걸었죠. 전공을 너무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변의 우려도 있었지만, 저는 커피로도 복지를 할 수 있고 커피로도 청소년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했죠.


Q. 커피 관련 교육뿐만 아니라 재능 기부활동도 활발히 하고 계시네요.

솔직히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점점 기부가 되어갔어요. 처음에 주위에서는 이렇게 해서 돈은 어떻게 버냐고 걱정을 많이 했죠. 그렇지만, 저는 커피로 돈을 버는 것보다 사람을 만나는 것이 더 좋아서 꾸준히 재능 기부로 강연을 하게 됐죠. 제가 알고 있는 걸 사람들한테 알려주는 게 좋고 이 커피를 통해서 사람과 대화할 수 있다는 게 참 행복해요. 

‘커피 복지’를 실천하는 그녀는 지역 주민센터, 도서관, 문화센터, 복지관 등에서 재능기부 강연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또 방과후학교, 특수학급 및 직업·진로 교육 등 청소년을 위한 커피 강연도 펼치고 있다. 그리고 이제 그녀는 바리스타, 강사 그리고 카페의 대표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함께 상생하는 ‘협동조합’ 그리고 ‘사회적 기업 설립’이라는 더 큰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다. 


Q. 커피 복지나 교육 쪽으로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제 수업을 듣는 수강생 중에서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과 경력이 단절된 여성분들 그리고  장애를 가진 분들이 계셨는데 이분들이 자격증을 따도 바리스타로 취직이 잘 안 되는 걸 옆에서 지켜봤어요. 그때부터 저는 취업 취약계층에 계신 분들과 함께 일을 함께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죠. 그리고 그분들이 조금 더 취업 조건에 유리할 수 있도록 커피내리는쑤달의 자원봉사자로 경력을 쌓을 수 있게끔 자리를 마련하고 있어요. 그리고 곧 협동조합을 설립해 사회적 기업이 된다면, 그분들을 정식으로 채용해 함께 일하고 싶어요. 

(사진출처 = 본사취재)


Q. 협동조합을 설립할 생각은 어떻게 하셨나요? 

소상공인 협회에서도 협동조합 설립을 지원해요. 이유는 혼자서 살기보다 여러 명이 모이면 다 함께 더 좋은 기대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저는 항상 협동조합을 설립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렇지만 저 혼자만 이 꿈을 이루는 게 아니라 함께 꿈을 꿀 수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어요. 함께 상생하고 싶었죠. 그리고 제 생각과 일치하는 분들과 함께하게 됐어요. 2020년에는 사회적 기업까지 생각하고 있어요. 


Q. 협동조합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

협동조합의 이름은 마노아 카페협동조합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마노아는 휴식과 평안이라는 뜻이죠. 그리고 커피 파트, 밀크티 파트, 디저트 파트, 조향사 파트 등 커피에 관련된 모든 것이 있는 협동조합이 될 거예요. 현재까지 결정된 건 커피 파트는 ‘커피내리는쑤달’, 어린이조향사는 ‘센톤오감연구소’가 함께 할 예정이에요. 

(사진출처 = 본사취재)


Q. 최근 코리아 바리스타 어워즈에서도 수상하셨고 당장 내년의 계획만 해도 탄탄하네요. 한 단계씩 성장하는 젊은 바리스타의 앞날이 더욱더 기대됩니다. 

지금의 제모습을 보면 아무도 믿지 않지만 저는 학창시절에 우울증을 앓았어요. 그때 엄마께서 공부 못해도 괜찮으니 건강하라 하셨어요.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죠. 그 후로 저는 제 이름 세 글자를 건 재단을 세우는 꿈을 가지게 됐죠.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많은 사람이 아무 스트레스 없이 편하게 쉴 수 있는 행복한 공간으로, 어떻게 보면 문화센터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좀 늦어질지는 몰라도 이때까지 제가 하나하나씩 이뤄왔듯이 이 꿈도 꼭 이루고 싶어요. 지금 이 조합이 제 발판의 첫 번째 도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Q.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일단 많은 분이 맛있고 좋은 커피를 드셨으면 좋겠어요. 물론 자기 입맛에 맞는 커피가 제일 좋은 커피라 생각하기에 정답은 없겠지만, 다채로운 커피의 맛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항상 제가 수업에서 마지막으로 하는 말이 있어요. “식어서도 맛있는 커피, 식어서도 좋은 사람”이에요. 저 역시 언제나 제가 커피를 가르친 분들께 자랑스럽고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다는 말을 남기고 싶어요. 




손시현  / 정리  에스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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