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군무를 추는 트로트 걸그룹 삼순이

2019-01-30 15:09

“트로트 걸그룹의 롤모델이 되고 싶어요”
칼군무를 추는
트로트 걸그룹 삼순이

평균 키 170cm의 늘씬한 몸매, 시원한 가창력, 절도있는 칼군무. 아이돌 걸그룹을 수식하는 표현 같지만, 여기 그 선입견을 부숴버린 걸그룹이 있다. 바로 ‘트로트 걸그룹 삼순이’다. 화려한 외모에 비해 너무나 친근한 무대 매너와 입담을 자랑하는 삼순이는 2015년 디지털 싱글 <손들어 꼼짝 마>로 데뷔한 후, 3년간 전국 팔도를 누비며 트로트계의 독보적인 걸그룹으로 거듭났다.

KBS <전국 노래자랑>, <가요무대>를 비롯한 <6시 내고향>에 이어 이벤트 TV의 <가요 공감>과 FTV의 <피싱캠프 탁탁>에 1년간 고정출연하며 더 많은 사람에게 얼굴을 알리고 있다. 트로트 걸그룹의 ‘롤모델이 되고 싶다'라고 말하는 삼순이, 트로트보다 더 신명 나는 그녀들의 이야기들 들어보자.

일순이 소란
172cm에 47kg, 팀 내에서 비주얼을 담당하는 삼순이의 리더 소란. 여성스러운 외모처럼 꽃꽂이라는 취미를 갖고 있지만, 무대 위에서만큼은 폭발적인 가창력과 에너지를 내뿜는다. 맞언니지만 때로는 막내보다 더 막내 같은 허당미와 귀여운 캐릭터로 남녀노소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이순이 빛나 
수년간 뮤지컬에 몸담은 실력파 배우에서 실력파 트로트 가수가 된 이순이 빛나. 생일로는 가장 막내지만, 실제로 일순이 소란보다 더 언니 같은 꼼꼼함과 똑 부러진 성격으로 춤 선생님을 자처하며 ‘칼군무를 추는 트로트 걸그룹’이라는 타이틀에 일등공신이 됐다.

삼순이 미경
서글서글한 성격으로 어르신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삼순이 미경은 뭐든지 잘하는 만능 재주꾼. 요리는 물론, 무대 의상 자체 제작에 휘트니스 대회에서 수상한 독특한 이력도 있다. 정통 트로트에 탁월한 미경은 발라드 가수에서 트로트 걸그룹 삼순이의 멤버가 되었다. 먼 길을 돌아왔지만, 팀 내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엄마 같은 존재. 


Q. 멤버별로 일순이, 이순이, 삼순이라는 닉네임도 정해져 있어서 기억 하기도 쉽고 더 재미 있네요. 삼순이라는 그룹명도 한번 들으면 잊히지 않고 귀에 쏙 박히는데, 삼순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탄생하게 됐나요?

소란 
: 대표님이 장난식으로 지어주신 이름이라 처음에는 솔직히 마음에 안 들었어요. 예쁜 이름을 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저희가 하는 음악 장르가 트로트이다 보니 어른들을 많이 뵙잖아요. 어르신들은 예쁜 이름보다는 쉬운 이름을 더 잘 기억해주세요. 그리고 삼순이라는 이름이 한번 들으면 잊히지 않는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갈수록 이 이름이 더 좋아지고 있어요.

빛나 : 그래서인지 삼순이 하면 굉장히 재미있는 친구들일 거라고 생각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막상 저희가 무대 위에 오르면 칼군무와 큰 키에 놀라셔서 더 환호를 해주시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이름과 또 다른 반전 매력’을 목표로 하는데 잘 되고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웃음)

Q. 삼순이 멤버들은 각자 발라드, 뮤지컬, 연기를 하다가 전혀 다른 길인 트로트 가수로 한 팀이 됐네요. 그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해지네요.

미경 
: 돌아보면 많은 길을 둘러 왔어요. 스물한 살에 발라드 가수로 데뷔하자마자 음원 1위를 했고, ‘난 뜰 일만 남았다.’ 이런 생각에 한껏 들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생각대로 잘 풀리지 않았죠. 그렇게 몇 년을 방황하면서 미용도 배워보고 장사도 해봤어요.

그러다가 하루는 엄마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손님들께 트로트 곡을 불러드리고 있는데, 엄마께서 제 노래를 들으시고는 “너는 노래할 때 제일 행복해 보인다.”라고 하셨죠. 그때부터 트로트라는 장르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됐어요.

사실 그 전부터 제의는 많이 받았는데, 발라드에서 트로트로 간다는 게 어릴 때는 망설여졌어요. 고민 끝에 ‘내가 트로트를 소화만 할 수 있다면 장르가 뭐가 그리 중요하겠냐’는 결론을 내렸죠.

빛나 : 처음에 저는 스스로 트로트를 하고 싶어서 시작한 건 아니에요. 뮤지컬 배우를 계속하고 있는데, 제 노래에서 트로트의 가능성을 보신 대표님의 추천으로 소란 언니와 미경이를 만나게 됐죠. 첫 느낌이 너무 좋았어요.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어서 만난 장르가 바로 트로트였던 케이스였어요. 그렇게 멤버들과 함께 활동하면서 트로트에 대한 인식이 굉장히 많이 바뀌었죠.

Q. 올해로 삼순이는 데뷔 3년 차가 됐는데, 활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팬이 있었다면?

소란
: 데뷔를 하고 얼마 안 됐을 때였어요. 시골에 내려가서 공연하는데 한 할머님께서 무대로 나오셔서 꼬깃꼬깃한 만 원짜리 한 장을 꺼내시더니 맛있는 걸 사 먹으라고 제 손에 꼭 쥐여 주셨어요. 처음에는 돈을 주시니까 굉장히 당황스럽기도 했는데, 나중에 생각 해보니까 할머니께서 손주들한테 용돈을 주시듯 저희한테 마음을 전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더 기억에 남더라고요. 큰 선물 주시는 분들도 간혹 계시지만, 사실 기억은 이런 게 더 남아요.

빛나 : 저는 전국 노래자랑에 출연했을 때가 기억에 남아요. 회사에서 현수막을 제작해서 나눠주는 경우도 있는데, 직접 현수막을 제작해오셔서 응원해주시는 팬분들이 있으셨어요. 정말 눈물 나게 감사했어요. 저희가 신인일 때 부터 옆자리를 지켜주신 팬분들이세요.

미경 : 장윤정 선배님과 함께 팬사인회를 할 때였어요. ‘사람들이 우리 사인은 안 받으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에 약간 무섭기도 하고 기죽어 있었는데, 저희 멤버들의 사진까지 손수 뽑아오셔서 거기에 사인을 받으신 팬분들이 있어서 큰 힘이 됐던 기억이 나요.


Q. 힘든 시기도 분명 있었을 텐데, 슬럼프는 어떻게 극복했나요?

빛나
: 사실 힘든 시점이 한 명씩 돌아가면서 왔어요. 그럼 한 사람이 힘들어하면 그때마다 나머지 두 명이 흔들리지 않게 잡아줬어요. 다행히도 세 명이 동시에 힘든 적이 없어서 잘 극복했던 것 같아요.

또 저랑 미경이는 동갑이지만, 소란 언니는 언니라서 무서울 수도 있고 저희한테 딱딱하게 대할 수도 있지만, 저희 장난을 다 받아줘요. 다 포용해주는 스타일이죠. 한마디로 저희 삼순이는 ‘자매’라고 표현하면 딱 맞을 것 같아요.

미경 : 한번은 스케줄을 가다가 교통사고가 나서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어요. 세 명이서 2인 병실 두 개를 쓰게 됐는데, 저는 혼자 병실을 쓰게 됐죠. 그런데 멤버들이랑 매일 붙어있다가 혼자 있으니 너무 쓸쓸한 거예요. 그래서 소란 언니 침대랑 빛나 침대 사이에 간이침대를 넣고 셋이서 한 병실에서 지냈어요. (웃음)

그만큼 멤버들이랑 한시도 안 떨어지고 싶을 만큼 캐미가 좋아서 힘들 때는 더 끌어주고 당겨주면서 극복을 잘해나갔던 것 같아요.

Q. 3년 동안 친자매처럼 붙어 지내면서 활동을 하셨는데, 서로 여러 방면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을 것 같아요.

소란
: 네. 특히 성격적으로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저는 나이에 비해서 생각하는 게 조금 어렸는데 멤버들 덕분에 많이 성숙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가볍게 생각했던 관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도 하고요. 누가 꼭 가르쳐주지 않아도 같이 활동하면서 배우는 게 참 많아요.

빛나 : 저희 셋이 각자 맡은 캐릭터들이 있어요. 미경이는 뭐든지 잘하는 ‘재능형 캐릭터’, 소란 언니는 귀여운 ‘허당 캐릭터’, 저는 철두철미한 ‘똑순이 캐릭터’ 이렇게요. 사실 저는 외동이어서 막내 같은 성향이 강했는데, 장난으로 이런 역할을 하나씩 정하고 보니 점점 그런 성향이 되어갔죠.

미경 : 맞아요. 각자 맡은 역할에 책임감을 느끼게 됐죠. 가끔은 너무 피곤하면 지각을 할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빛나는 똑부러진 캐릭터다 보니, 늦잠도 한번 안 자고 항상 저희를 챙겨요. 또 트로트 걸그룹 중에서 저희처럼 칼군무에 100% 라이브를 하는 걸그룹은 없다고 자부할 수 있어요.

저희끼리는 “너무 잘해서 립싱크 같지 않을까?” 이런 농담을 해요. (웃음) 이런 각 잡힌 안무가 완성되는 데는 춤을 참 잘 추는 빛나의 노력이 엄청 컸어요. 각자의 역할 분담과 케미가 좋은 게 저희 삼순이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Q. 무대 위에서 삼순이만의 케미는 어떨지 궁금해지는데요. 공연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은?

소란
: 소통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트로트는 내려가서 손도 잡고 얼굴을 가까이서 보기도 하는데, 그런 걸 직접 해보니깐 정말 좋고 놀라웠죠. 특히 , 관객분들의 친근하고 호감어린 시선과 호응을 받으며 공연을 할때면 왠지모를 뿌듯함에 더 큰 힘이 나는듯 해요.

빛나 : 저희는 무대 위에서 에너지가 넘친다는 칭찬을 많이 들어요. 한번은 장윤정 선배님께서 저희 공연을 보시고 ‘표정이 굉장히 좋은 친구들인 것 같다’라고 말씀해주시면서 콘서트에 초대해주셨어요. 그게 인연이 돼서 저희가 조항조 선생님과 장윤정 선배님의 전국 투어 콘서트에 1년 정도 게스트로 출연하기도 했어요.

Q. 삼순이의 정규 1집 타이틀곡 <상사병>과 <자꾸자꾸>의 인기가 날이 갈수록 더 높아지는데, 팬들에게 멤버들의 추억이 담긴 삼순이의 노래 한 곡을 소개한다면?

미경
: 삼순이 활동을 하면서 음악공부를 조금 더 깊이 있게 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작곡 공부를 시작했어요. 제가 처음 작곡한 노래가 <사랑의 향수병>이라는 곡이었죠. 이 곡에 멤버들이 같이 가사를 써서 디지털 앨범으로도 나오게 됐어요. 셋이 같이 만들어서 더 의미 있는 노래가 아닐까 생각해요.

Q. 앞으로 어떤 가수가 되고 싶으세요?

소란
: 트로트 걸그룹의 롤모델이 되고 싶어요. 솔로 트로트 가수 하면 떠오르는 분들은 이미 많을 거예요. 그런데 트로트 걸그룹은 아직은 딱히 떠오르는 가수가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앞으로 트로트 그룹 하면 딱 ‘삼순이’를 떠올릴 수 있도록 트로트 걸그룹의 대명사가 되고 싶어요.

빛나 : 어떤 가수가 음반을 냈다 하면 ‘그 가수 음악이면 무조건 듣는다' 이런 가수가 있잖아요. 저희 삼순이도 ‘믿고 듣는 트로트 가수’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오래 알고 지낸 동생, 언니, 조카, 딸 같은 친근한 가수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끝까지 셋이서 함께 그 길을 걸었으면 좋겠어요. 


글 손시현 / 정리 에스카사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