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너 유재웅의 재미있고 유익한 음악칼럼 ‘성악의 남녀 파트별 분류 및 합창에 관하여

성악을 목소리로 구분할 경우에는 남성과 여성 그리고 음역과 음색을 통해서 나누어지며, 여성은 소프라노와 알토, 남성은 테너와 베이스와 같이 기본 4성부 합창의 구성의 명칭으로 이루어진다고 지난 호에 말씀드렸습니다. 이번에는 더욱 전문적인 클래식 성악에 있어서의 세분화를 통하여 남성과 여성의 파트별 이름과 특징, 그리고 합창의 파트별 종류와 구성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남성은 크게 테너와 바리톤 그리고 베이스로 나눌 수 있는데, ‘테너’는 남성의 가장 높은 음역대를 노래하는 파트이며, 가볍고 경쾌한 ‘레찌에로 테너’, 음색에 따라 서정적이고 감미로운 ‘리리코 테너’, 보다 극적이고 조금은 무거운 소리의 ‘드라마틱 테너’ 등으로 구별을 합니다. 거의 모든 오페라에서 극의 남자 주인공들은 테너가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정열적인 감정의 화려함과 희극과 비극적인 모든 스토리와 요소들을 리드하면서, 서정적인 아름다움, 유쾌하고 즐거움, 슬프고 비극적인 사랑, 그 밖의 인생의 모든 감정을 노래합니다. 오페라 아리아에서 광채같이 빛나고 때로는 절제함 속에서도 마지막 화려한 절정의 고음을 부를 때에, 듣는이의 심장이 멈추는듯한 감동과 경험을 통하여 인간의 몸이 만들어내는 소리에서 느낄 수 있는 신비로운 감동과 진가를 맛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다음 남성 음역인 ‘바리톤’은 테너와 베이스의 중간 파트인데, 테너의 화려함과 기악의 첼로소리와 같은 편안함에서 느껴지는 그윽하고 깊은 음색을 겸비하고 있어서 남성 중저음의 깊은 매력을 듬뿍 느낄 수 있는 소리입니다. 일반인들에게 조금은 낯설게 들릴 수도 있는 ‘베이스 바리톤’은 바리톤과 베이스의 중간에 있는데, 소리의 느낌은 베이스의 그것과 가깝습니다. 이렇게 세분된 소리를 통하여 극적인 역할과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으며 개인의 음악성을 바탕으로 섬세한 감정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남성의 가장 낮은 음역인 ‘베이스’는 주로 왕이나 노인과 같은 위엄있고 엄숙하며 매우 근엄함을 주로 노래합니다. 그런데 음악의 시대, 스타일, 장르에 따라서 선율적인 가창이 흐르고, 익살스럽기도 하며, 빈도 높은 매우 낮은 음역만을 특기로 하는 역할과 분류로 나누어지기도 합니다.


여성은 크게 소프라노, 메조소프라노, 알토로 나누어지며, 가장 고음의 영역을 노래하는 ‘소프라노’에 있어서는 화려하고 기교적이며 매우 높은 음역을 노래하는 ‘콜로라투라’가 있고 (오페라 ‘마술피리’에 나오는 유명한 ‘밤의 여왕 아리아’가 대표적인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의 노래), ‘리릭 소프라노’는 주로 서정적이고 달콤한 노래를 부르는 역할에 적합한 소리입니다. ‘라보엠’의 여주인공 ‘미미’와 같이 사랑에 빠지는 역할이나 우아하고 고풍스러운 귀부인과 같은 역할이 어울린다고 할 수 있으며, ‘스핀토 소프라노’는 오페라 ‘나비부인’이나 ‘토스카’의 비운의 주인공들같이 깊이 있고 조금은 무거운 호흡이 느껴지는 느낌이고, 가장 극적이며 극 전체를 압도하게 되는 성량이 필요한 소프라노의 소리인 ‘드라마틱 소프라노’는 오페라에는 ‘투란도트’, ‘아이다’와 같은 유명한 오페라들에서 접하실 수 있습니다. 조금 낮은 음역대의 ‘메조소프라노’ 는 소프라노와 알토의 중간 음역에 속해있는데, 오페라의 여주인공 역할을 맡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오페라 ‘카르멘’ 에서의 카르멘은 메조소프라노가 주인공인 아주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마지막으로 ‘알토’는 남성의 베이스 소리에서처럼 느낄 수 있는 매우 낮고 깊으며 일상의 여성 음성에서는 듣기가 흔치 않은 저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멋진 소리입니다. 지금까지 자세히 말씀드린 바와 같이 남성과 여성의 목소리를 세분화하여서 인간이 느끼고 표현할 수 있는 감정들을 모든 음역과 소리를 통하여 구분하고 전문화하여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습니다.


합창 파트의 분류에서는 독창과 다른 명칭과 구성으로 이해가 됩니다. 혼성합창에서는 소프라노(A), 알토(A), 테너(T), 베이스(B)의 기본 4성부로 나누어지고, 각각의 파트에서 1st, 2nd 와 같이 다시 세분화 되기도 합니다. 남성합창의 경우에는 테너 I, II 와 베이스 I, II (TTBB)로 구성이 됩니다. 여성합창은 소프라노와 알토를 각각 두 성부로 나뉘어 SSAA 로 구성합니다. 이밖에 소년소녀 합창단처럼 어린아이들을 포함하여 남학생들의 변성기를 기준점으로 구분하여서 합창단을 구성하기도 하고, 이를 통해서 매우 다양한 소리조합과 모습으로 구성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한 합창 음악의 반주에서는 피아노, 오르간과 같은 단독 악기 또는 모든 종류의 악기들과 오케스트라 반주를 포함하여, 어느 악기로도 ‘반주’는 가능합니다. 그리고 음악을 잘 모르시는 분들도 한 번쯤 들어보셨을 음악용어 중에 ‘A cappella’(아카펠라)라는 것이 있는데, ‘반주 없이 목소리로만 노래하는 중창 또는 합창’을 뜻합니다. 독창을 반주 없이 부르는 것은 ‘아카펠라’라고 표현하지 않습니다.


합창의 매력으로 글을 마무리하면, 혼성합창은 남녀의 다른 음역, 음색, 소리의 조합을 통하여 가장 아름다운 균형과 화성을 이룸으로써 인간 목소리로 이루어지는 환상적인 음악 세계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혼성합창의 소리에 대해서 ‘선명한 명도와 채도의 차분하면서도 때로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유채색의 그림’이라 표현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남성합창의 경우에는 여러 사람들의 소리 모음이라는 공통점과는 별개로 매우 다른 느낌의 성격과 특징이 있는데, 마치 유채색에서 제외되는 흑과 백, 회색만의 조금은 단순할 것 같은 남성들만의 목소리의 조화임에도 불구하고, 미묘하게 비슷하면서도 차이가 있는 음색과 다른 음역대의 화성을 통해서 다양하고 풍부한 색감을 놀랍게도 무궁무진하게 표현하며, 때로는 격렬하고 때로는 통일감으로 일치되는 화려함과 섬세함, 서정적이고 깊은 감성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매력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