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디자인상 세 번째 수상 디자인 전문 기업 이음파트너스 안장원 대표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환경 디자인에 공익을 더하다
국내 최초로 미국 공간경험디자인협회 글로벌 디자인상 세 번째 수상

디자인 전문 기업

이음파트너스 안장원 대표

뉴욕의 마천루 One World Trade Center 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뉴욕의 대표적 상징물이다. 뉴욕을 찾은 관광객은 이 건물 두 곳만 보고 가도 뉴욕에 대한 추억을 새기게 된다. 이렇듯 아름답고 멋진 건물 한두 개만으로도 도시 전체에 대한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있다.

근사하게 새로 지어진 고층 빌딩은 도시 표정을 바꿔주고 그 도시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떠오른다. 그러나 고층빌딩이라고 다 아름다운 건 아니다. 시각과 공간적 기능을 고려한 디자이너의 수고와 건물 외형 미관이나 이에 걸맞은 조경, 실내 인테리어가 어우러져야 뛰어난 건축물로 인정을 받는다. 아무리 멋있는 구조물일지라도 인문학적인 가치를 소홀히 하면 한갓 콘크리트 덩어리에 불과하다는 건 누구나 다 안다.

최근 한국 내 새롭게 세워진 빌딩이나 대학 건물, 박물관, 공공기관 등 새로운 빌딩을 주목해보면 건축물이 살아 숨 쉬고 문화적, 언어적 소통과 디자인 철학이 담긴 건축물이 주종을 이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시의 그림이 바뀌는 바람직한 현상이다. 특정 건물이나 공간에 의미를 부여하고 공간이 지닌 인문학적인 가치에 환경까지 중시하는, 디자이너가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이 확실하게 살아있는 작품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으며 크고 작은 국제상을 휩쓸고 있다.

국내 디자인 전문기업인 이음 파트너스는 회사 창립 11년 만인 2015년도에 국내 최초로 SEGD(미국 공간경험디자인협회) 어워드에서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웨이파인딩으로 메리트 어워드(Merit Award)를 수상했다. 국내에서도 이미 대한민국 최고의 디자인 전문가(CEO)가 선정한 잇 어워드(it Award: design Leader’s Choice it)에서 2년 연속 디자인 대상을 받는 등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음파트너스는 이어 지난 달인 2018년 6월에도 ‘SGMC(Sarang Global Ministry Center) 썬큰월’ 작품이 SEGD 글로벌 디자인상을 세 번째 수상하였다. 시상식 참석을 위해 미국 미네소타를 방문한 안장원 대표를 만나 디자인 협회(SEGD)의 수상 소식에 관한 뒷얘기를 나눠 보았다.


▲ 미국 SEGD Golbal Design Award 2018 수상작


한국 SEGD 회장을 맡고 있는 안장원 이음파트너스 대표. 그는 첫 직장인 ‘이가솜씨’에서 인문학을 기본으로 한 디자인의 중요성과 공익에 대한 의식이 싹텄다. 이후 플레이스 디자인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공간과 환경에 대한 안목을 높였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2001년 환경 디자인 연구소 코엔(Coen)을 설립했다.

2006년에는 환경디자인을 넘어 플레이스 디자인, 플레이스 브랜딩이 특화된 이음파트너스를 설립하고 그의 쉼 없는 열정으로 수많은 성과물을 세상에 내놓게 된다. 그동안 수많은 국내외 수상을 휩쓴 이음파트너스는 과연 어떤 기업인지 안장원 대표의 설명을 들어보자.

“이음파트너스는 국내 외를 넘나들며 플레이스 브랜딩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워온 지 올해로 12년이 된 디자인 전문 기업입니다. 2006년 창립하여 DDP, 삼성미술관 리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관 아트존,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관정관 등 국내 유수 건축물의 플레이스 브랜딩을 도맡았지요. 이음파트너스는 공간이 지닌 문화적 가치를 높이고 인문학적 가치를 중시합니다... 이음파트너스의 작품은 이음파트너스가 가진 디자인철학에서 나온 결과물인 셈이죠. 이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삼성미술관 리움 프로젝트입니다.”

사실 굳이 안장원 대표의 설명이 필요 없을만큼 이음파트너스가 창업 후 이뤄낸 성과는 도심 곳곳에 살아 숨 쉬고 있다. 짧은 시간에 국내 미술관, 종교 시설, 기업의 업무 시설 등 광범위한 분야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기업이 추구하는 진정한 가치나 이음파트너스만의 디자인 철학은 어디에서 기인된 것인지 직접 들어보자.

“저는 작업을 시작할 때 제일 먼저 소비자가 공간에서 느끼는 체험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사실 공간 디자인은 건물의 외형적 구조를 짜는 건축가나 일반 시각 디자이너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이음은 브랜드 정체성을 공간에 넣고 정립하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는 거지요. 이음파트너스가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문화적 가치를 담은 감성적인 소통을 기본으로 국경과 종교를 초월한 장소의 브랜드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 아제르바이잔 바쿠올림픽경기장(Azerbaijan Baku Olympic Stadium) - Total Design


이음파트너스는 2015년도 SEGD(Society for Experiential Graphic Design) 국내 최초 수상에 이어 2017년과 2018년 연거푸 수상하는 쾌거를 이룩하였다. SEGD는 1973년에 설립된 미국의 환경/경험디자인 단체다. 이 단체는 인간존중 정신을 기초로 설립이 되었다.

인간이 공간에서 인지하고 느끼는 경험 요소를 계획하고 구현하는 분야에서 활동하는 건축가, 그래픽, 정보, 미디어, 상호 작용, 전시 및 산업 디자이너, 컨텐츠. 브랜드 전략가 등이 참여하고 있다. 지금은 전 세계 35개국, 34지부를 두고 2,000개가 넘는 회원사가 활동하고 있다. 안장원 대표는 한국 지부 회장을 맡고 있다. 수상 소감과 함께 SEGD 단체가 하는 일은 어떤 게 있는지 설명을 부탁했다.

“2015년도엔 이 상을 국내 최초로 수상했다는 의미가 있어서 매우 기뻤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같은 상을 받고 보니 새삼 제가 하는 일에 더 큰 보람과 책임을 느낍니다. SEGD 수상 의미를 넓게 보면 이음파트너스의 ‘인간 존중 디자인’을 높이 사준 거로 이해합니다. 이 단체가 하는 일을 설명해 드리면 제 말에 공감하실 겁니다. .

예를 들어 미국에 이민 온 이민자가 영어를 모른다면 운전 중에 사고가 발생합니다. 문자란 사람과 사람과의 소통인데 언어가 오히려 방해가 된 거죠. 그래서 이 단체가 하는 일은 이렇습니다. 또 화장실 표시는 전 세계 어디를 가나 그 나라 언어를 몰라도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는 그림 문자에요... SEGD는 누구나 직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는 그림 문자를 통해 소통하는 방법을 연구하다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 삼성미술관 리움-Museum Identity 및 Information System


그렇다. 화장실 표시는 전 세계 어디를 가나 그 나라 언어를 몰라도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는 그림 문자다. 사과 모양의 애플, 티비 박스 모양의 유튜브 채널 같은 그림문자 하나로 전 세계 인류가 소통하는 시대이듯 지금은 인류가 개발한 여러 다양한 매체를 동원하여 시각적이나 지각적으로 인지하는 경험적 가치를 디자인으로 구현한다.

뉴욕만 보더라도 프리덤타워나 하이라인 파크, 타임스퀘어의 디지털 미디어 등 좋은 예이다. 1998년 제정된 SEGD 어워드는 이런 디자인 응모작을 신청받아 그해 가장 우수한 환경 경험 디자인 작품을 선정하여 시상한다.
 
“SEGD는 건축, 공간, 전시, 환경그래픽디자인, 산업디자인 등 각 부문별 환경디자인 상인만큼 상상력이 뛰어난 작품을 골라 시상합니다. 또 주변 환경과의 뛰어난 조화를 이루고, 아주 높은 수준의 예술적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요. 이 계통에선 세계최고의 권위를 가진 유일한 어워드로 평가 받고 있고요. 


매년 6월초 미국의 주요도시를 순회하며 4일간의 국제 컴퍼런스가 개최 되죠. 컴퍼런스 마지막 파이널 행사로 어워드 수상작을 발표하고 있는데 올해는 미네소타 미네아폴리스에서 개최 되었고요. 참, 뉴욕에서도 2012년에 행사가 있었네요.”


▲ SGMC(Sarang Global Ministry Center) Sunken - 2017SEGD Finalist


이음파트너스는 ‘SGMC(Sarang Global Ministry Center)프로젝트’로 2018년 SEGD수상을 했다. 이 프로젝트는 플레이스메이킹(Placemaking) 부문에서 메리트 어워드(Merit Award)를 수상했다. 같이 출품한 한국타이어 중앙연구소 테크노돔은 파이널 리스트에 올라 출품 프로젝트 모두 큰 성과를 거둔 셈이다. 그중에서 SGMC(Sarang Global Ministry Center) 프로젝트는 2017년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되었고 올해 이와 연계된 광장과 시계탑 공간이 수상하게 된 것이다.

“SGMC(Sarang Global Ministry Center) 프로젝트는 전 세계의 인권과 문화, 자연적으로 갖게 된 랜드마크 요소를 4개 대륙으로 나누어 수준 높은 디자인적 해석을 통해 인문적 가치로 연출한 점에 큰 점수를 받은 것 같습니다. 문화적인 측면에서 볼 때 공공성과 창의성을 높게 평가해 준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음파트너스는 2015년에도 DDP(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디지털 미디어 및 안내체계)로 국내 최초로 SEGD 어워드를 수상했다. DDP는 세계 최대규모의 3차원 비정형 건축물이다. DDP는 공공기관 최초로 국제지명초청 설계 경기방식을 통해 작품을 선정해 화제가 되었고, 이라크 출신 여성 건축가 자하 하디드(Zaha Hadid)가 건축 설계를 맡아서 주목을 받았다.

“이 건물은 외부에서 보기에는 하나의 건축물로 인지되지만, 내부는 세개로  단절된 독립 구조를 갖고 있어요. 즉 한번 잘못 들어가면 최소 30분 정도는 길찾기가 어려운 공간특성을 갖고 있죠. 

창문이 없는 유기적인 나선형공간으로 이용객의 방향감각을 혼란스럽게 하는 문제점과 개발과정에서 발견된 한양도성 및 이간수문 등의 역사 유적지, 그리고 주변 37개의 대규모 패션상가와 3만 5천개의 점포가 밀집해 있는 지역으로 이러한 이질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이러한 문제해결을 통해 건물의 기능성을 높이고 지역 상업시설과의 연계성을 주어 지역상권을 활성화시킨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아 국내 최초로 SEGD 어워드를 수상하게 된 거죠.”


2017년에는 ‘서울대학교 예술복합동 웨이파인딩시스템’으로 메리트 어워드(Merit Award)를 수상하고 다른 2개의 프로젝트가 파이널리스트에 올라 국제적으로 객관적인 평가를 받았다. SEGD 어워드에서 파이널 리스트까지 올라간 이음파트너스의 프로젝트는 6개나 된다.

“삼성호암미술관, SGMC(Sarang Global Ministry Center) 기도의 벽(Sunken), 한국타이어 중앙연구소 테크노돔(Techno dome)이 파이널 리스트로 선정되어 SEGD 어워드에서 이름을 올렸습니다.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이 SEGD 어워드에서 이음파트너스말고는 수상한 회사가 없어요. 아시아 최대수상 실적이라고 하더군요. 국내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4년 단기간의 결과로는 미국 종합디자인대행사를 한 곳을 제외하고는 유일한 성과라서 개인적으로도 무척 기쁩니다.”


이음파트너스는 매년 꾸준히 국내외 상을 휩쓸었다. 언듯 생각하기에 상복이 많은 회사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수상 프로젝트를 이끄는 오너인 그가 작업에 임하기 전 마음 가짐만 보더라도 어떤 작품이 나올 지 짐작이 간다. 인문학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기업이 흔하지 않기에 이음파트너스가 상을 받아야 할 이유는 이처럼 충분하다. 그러나 이음 파트너스가 중점을 두고 추구하는 디자인 키워드는 무엇일까?

“문화가치를 담은 감성적 소통입니다. 전통과 삶, 음악, 미술, 건축, 회화 등 예술적 가치를 아우르는 문화적 감성을 중시하지요. 인종과 언어, 종교를 초월하여 공간과 장소에서 경계의 벽을 허물고 문화적 소통을 통해 내가 일한 공간에서 단 한 사람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세상을 조금 더 풍요롭게 바꾸는 것, 이것이 저의 꿈이고 디자이너로서의 사회적 책임이라 생각 합니다.”

그는 사업적으로 글로벌화를 꿈꾼다. 이는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며 그는 몇 년 전 일화를 소개했다. 세계최초 아웃렛 몰, 뉴욕 우드버리 아울렛의 소유주인 사이먼회사가 투자한 신세계 아울렛몰의 디자인을 수행한 적이 있었는데 준공 날, 미국 사이먼 관계자가 미국에서 자기들이 연출한 디자인보다 신세계 아울렛 몰의 것이 더 좋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한다.

그 평가는 중국의 5개 지역에 건설되는 대규모 쇼핑몰 인시티프로젝트 디자인 의뢰로 이어졌다. 국내 건설기업은 중동 등지에서 몇조 원, 몇백억 불의 수주실적을 올린다. 그러나 이는 주로 시공과 건설에 집중된 성과이다. 건축이나 환경디자인, 설계분야는 아직까지 국제적으로 인정받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꾸준한 노력 여하에 따라 어느 한순간에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게 디자인 분야이다. 당시 생각지도 못했던 행운이 찾아왔다면서 안 대표는 더 큰 꿈을 품는다.

“다행히 꿈이 막연히 꿈으로만 끝나는 게 아닌, 현실이 되고 있어요. SEGD 등 국제적 전문기관의 평가와 성과로 인해 몇 년 전부터 아시아권에서 여러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아제르바이잔 올림픽 경기장, 카타르의 월드컵경기장, 역세권 복합타운, 문화시설의 Total Design등을 수행하고 있으니까요. 

제가 하는 일은 한번 잘못 만들면 고치기도 어렵고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도 합니다. 아니 어찌 보면 국가나 사회적으로 많은 해악을 끼칠 수 있는 영역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디자이너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가끔 자문합니다. ‘지금 나의 디자인 행위가 과연 올바른가?’, ‘현재 우리 삶의 문화가 되고 미래의 역사가 될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과 고민을 끊임없이 하고 있지요.”


안장원 대표는 이음파트너스가 세계로 더 나아가길 꿈꾼다. 그래서 이음파트너스가 작업한 결과물이 세계의 표정을 바꾸고 도시의 랜드마크로 우뚝 설 그 날까지, 그는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조만간 뉴욕에서 그의 작품을 자연스레 만나 볼 날이 올 것이다. 이음파트너스가 그동안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더라도 분명 해낼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에 대한 기대와 응원으로 대화를 마무리하며 안장원 대표 개인이나 가족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려고 한다. 언젠가 다시 축하 인터뷰를 진행할 날을 기약하면서 말이다.


글 Jennifer Lee / 정리 에스카사 편집부 / 사진제공 이음파트너스